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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마크 맥과이어는 명예의 전당에 올라야 하는가?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2. 28.

미첼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마크 맥과이어에 대한 여론이 점점 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2008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를 가리기 위한 미국야구기자협회(BWAA : 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의 투표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12월 까지 협회 소속 기자들의 투표가 끝나면 1월 초에 그 결과가 발표된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FOX 스포츠」와「ESPN」은 그와 관련해서 각각 내년도 명예의 전당 후보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설문 내용 중에는 공통적으로 맥과이어의 명예의 전당 입성 여부에 관한 팬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문항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 시간으로 28일 오전 현재 「FOX 스포츠」에서는 찬성이 47% 반대가 53%, 「ESPN」의 경우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9.9%와 50.1%로 거의 대등한 수준의 설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찬성이 과반수를 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맥과이어가 얻은 지지율이 23.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미국 내의 여론이 조금은 호의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협회 소속 기자들에게 75%가 넘는 득표를 확보해야만 한다. 이런 저런 요소들을 감안해도 맥과이어가 내년에 당장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란 힘들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13번의 기회가 더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새미 소사와 세기의 홈런 대결을 펼치며 단일 시즌 신기록인 70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던 마크 맥과이어는 스테로이드 파문이 불거지면서, 그 당시 사용하던 안드로스텐다이온이 문제가 되어 함께 곤혹을 치렀다. 물론 배리 본즈에 비하면 그 정도가 매우 미미했으나, 은퇴 당시만 하더라도 무난히 첫 해에 입성하리라 여겨지던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처할 뻔 했던 것.


하지만 예전에 맥과이어 자신이 쌓아왔던 긍정적인 이미지가 그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을 희석시키고 있으며, 또한 이번 미첼 보고서 발표에 대한 반대급부로 인해 오히려 그에게 득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사용한 마당에 야구 외적으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맥과이어에게 동정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배리 본즈 관련 설문 조사에서도 팬들의 60%가 ‘본즈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이 있다’라는 응답을 했다. 그러한 결과는 파동의 한 가운데에 있는 본즈라 하더라도 그가 이룬 업적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팬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번 미첼 보고서로 인해 가장 상처받은 것은 다름 아닌 팬들이다. 어쩌면 그 팬들은 금지 약물 파동이 자신들의 영웅을 영원히 앗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스테로이드 파문과 관련된 설문 조사의 결과에는 왠지 모를 팬들의 씁쓸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