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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타이거즈의 한(恨), 선동열-이종범도 놓친 신인왕!

by 카이져 김홍석 201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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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단 중 최다인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삼성(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번의 MVP 수상자 배출, 그리고 골든글러브 수상 총 56회 등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거즈지만, 신인왕 수상 회수에 있어서 만큼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많은 우승 횟수에서 증명되듯이 타이거즈가 배출한 뛰어난 선수는 아주 많았지만,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1985년의 이순철이 유일하다. 그 이후로 무려 25년이 지나도록 타이거즈는 신인왕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 선동열, 이종범도 차지하지 못했던 신인왕

 

타이거즈 역사상, 투타에서 가장 걸출한 선수를 한 명씩 꼽으면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종범을 떠올리게 된다. 에이스급 투수가 단일 시즌 성적으로도 달성하기 어려운 1.20의 평균자책을 통산성적으로 보유한 선동열은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한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다. 하지만 선동열은 입단 파동을 겪으면서 전반기를 뛸 수 없는 징계를 받는 바람에 프로 첫 시즌을 후반기부터 시작하게 됐다.

 

후반기만 뛰고도 규정이닝을 채우며 7 4패 평균자책 1.70의 뛰어난 성적으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부족한 출장 횟수는 그가 신인왕을 차지하는 데 발목을 잡았다. 비록 입단 동기이자 팀 동료인 이순철이 .304의 타율과 12홈런 31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선동열이 전반기부터 뛰는 것이 가능했다면 그의 신인왕 수상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현역 생활을 유지하며 타이거즈 팬들의 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종범 역시 1994년에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고 한국시리즈 MVP도 두 차례 수상했지만, 신인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종범은 데뷔 시즌인 1993년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280의 타율과 16홈런 73도루라는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라이온즈의인 양준혁과 같은 해에 데뷔했다는 것이 불운이었다.

 

당시 양준혁은 .341/.436/.598(타율/출루율/장타율)의 비율스탯을 기록하며 이 세 부문에서는 리그 1, 홈런(23)과 타점(90)은 리그 2위에 오르는 신인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놀라운 성적으로 손쉽게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MVP는 팀 선배인 김성래(28홈런 91타점)에게 돌아갔지만,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한 첫 번째 선수는 류현진(2006)이 아닌 양준혁이 될 수도 있었다. 이종범과 입단 동기인 이대진도 10 5 3.11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양준혁의 상대가 될 순 없었다.

 

▲ 신인왕 문턱에서 좌절한 이강철과 정성훈

 

10년 연속 두 자리 수 승리를 거두는 등 통산 152승으로 역대 다승랭킹 3위에 올라 있는 이강철도 신인왕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1989년에 데뷔한 이강철은 195이닝을 투구하며 15 8 5세이브 평균자책점 3.23의 뛰어난 성적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신인으로서 충분히 놀라운 성적이었지만, 무려 242이닝을 투구하며 2.15의 평균자책점으로 19승을 거둔 태평양의 박정현을 이길 수는 없었다.

 

타이거즈 선수 중 신인왕 타이틀에 가장 가까이 갔던 선수는 1999년의 정성훈이었다. 당시에는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발전해 신인 선수들이 데뷔 해부터 기존 선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주는 일이 줄어들어 예전처럼 뛰어난 신인이 배출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정성훈은 고졸 신인으로 입단해 108경기에 나와 3할에 육박하는 .292의 타율과 7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두산의 홍성흔이 .258의 낮은 타율에도 16개의 홈런과 63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하게 된다. 정성훈은 홍성흔보다 타율, 출루율, OPS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수비 부담이 큰 포수라는 포지션에서 뛰며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장타력을 보여준 홍성흔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최고 계약금을 받고 입단해도 신인왕 수상은 실패

 

7억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김진우도 신인왕 타이틀에 가깝게 다가갔었다. 데뷔 해인 2002년에 김진우는 29경기에 선발로 나와 188이닝이나 소화했으며, 12승을 거뒀고 177개의 삼진을 빼앗아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07로 평범했으며, 이해에도 경쟁팀에서 조용준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탄생했다. 조용준은 1.90의 평균자책과 9 28세이브를 기록하며 김진우를 여유 있게 제치고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진우의 최고 계약금 기록을 경신하고 타이거즈에 입단한 ‘10억 팔한기주도 신인왕 수상에 실패했다. 2006시즌에 한기주는 44경기에 나와 10 11 8홀드 평균자책 3.26을 기록, 신인임을 고려하면 나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후반기부터는 불펜으로 전업하여 58이닝 동안 0.93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는 놀라운 투구를 보여주며 팀이 최하위에서 4위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해에는 한기주보다 훨씬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인 신인 투수가 두 명이나 더 있었다. 한 명은 풀타임을 선발로 뛰며 12 10패 평균자책 2.85를 기록한 현대 소속의 장원삼이었다. 그리고 그런 장원삼보다도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이 있었으니, 현역 최고의 투수인 괴물류현진이 데뷔한 해가 바로 2006년이었다. 류현진은 18 6패 평균자책 2.23, 20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한 역사상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타이거즈가 열 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준 안치홍(14홈런 .235)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결선투표까지 갔었지만, 신인 최초로 세이브 타이틀을 거머쥔 이용찬(26세이브 4.20)을 제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용찬뿐 아니라 두산의 고창성(5 16홀드 1.95)도 안치홍보다 뛰어난 신인이었다.

 

25년의 한(), 올해는 씻을 수 있을까?

 

1985년 이순철의 신인왕 수상을 마지막으로 무려 2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타이거즈는 그 동안 단 한 명의 신인왕도 배출해내지 못했다. 전체적인 신인들의 수준이 낮을 때는 그 낮은 수준에도 이른 선수가 없었고, 경쟁이 치열할 때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더 괴물 같은 성적을 낸 다른 팀의 신인에게 밀려야만 했다.

 

올 시즌 KIA 조범현 감독은 한승혁에 이어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뽑은 화순고 출신의 우완정통파 투수 홍건희를 주목하고 있다. 홍건희는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140km/h 중반대의 빠른 직구와 예리한 각의 슬라이더를 던지며 두터운 KIA 투수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록 가장 최근 있었던 자체 홍백전에서 1이닝을 투구하며 차일목에게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홍건희가 1군 무대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해 25년의 한을 씻고 타이거즈 소속 신인왕이 될 수 있을지 많은 타이거즈 팬들이 기대에 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 Lenore 신희진[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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