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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두산의 라미레즈 영입, 이게 최선일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3.



두산이 베네수엘라 출신이 오른손투수 라미레즈를 영입하며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인선을 모두 마쳤다
. 늦더라도 제대로 뽑겠다던 그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물을 지난달 10일 발표했다.

 

라미레즈에 앞서 영입된 니퍼트는 최근의 외국인 선수 트렌드를 확실하게 반영하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KIA 로페즈의 성공 이후, 우리 프로야구에서는 싱커를 좀 더 디테일하게 구사할 수 있는 땅볼 유도형 투수들이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2009년에는 로페즈, 2010년에는 히메네스와 사도스키 등, 땅볼을 유도해 낼 수 있는 투수는 계속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해 히메네스를 통해 이미 그 위력을 절감한 두산으로써는 올 시즌 역시 땅볼 유도가 가능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받아들였다. 이미 그 맛을 알아버린 두산이기에 이번 영입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영입을 통해 두산의 1선발부터 4선발까지의 로테이션은 확실히 구축되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선발진에 두 명 정도의 좌완 투수를 배치하고 싶어하는 김경문 감독의 바람으로 비춰봤을 때, 남은 한 명의 외국인 선수는 좌완으로 뽑았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두산은 불펜에 마땅히 믿을만한 왼손 투수가 없다. 기껏해야 올해로 2년차가 되는 장민익과 정대현, 그리고 신인 이현호 정도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 리그 패권을 다투는 팀의 상황으로 보기엔 턱없이 빈약해 보일 수밖에 없다. 어차피 뽑을 외국인 선수라면, 왼손투수로 뽑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좌완이 아니라는 점을 빼고 생각하면 두산은 나름 괜찮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이 니퍼트에 이어 또다시 땅볼 유도형 투수를 데려왔다는 점은 두산이 탄탄한 내야수비진을 갖춘 팀이란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하지만 라미레즈에 대한 전망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일단 두산이 라미레즈를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히메네스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굳이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히메네스와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히메네스 을 기대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르는 선수라는 이야기다.

 

히메네스는 150km/h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싱커를 주무기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였다. 반면 라미레즈는 140km/h 초반대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다. 라미레즈 본인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균 140km/h 중반, 최고 150km/h의 공을 던진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평균 89.6마일, 143km/h의 공을 던진다. 구위만으로 타자를 압도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는 뜻이다. 거기다 영입 당시 마치 뛰어난 제구력을 갖춘 투수인양 포장되어 언론에 보도되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히메네스보다 약간 못한 제구력을 지닌 투수라 보면 옳을 듯싶다.

 

해외 사이트에서 검색 결과 라미레즈의 싱커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선 위력적인 싱커를 구사하는 투수라 보기 힘들 듯 싶다. 결국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한 뒤 간간이 싱커를 던지는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중 대표적인 싱커볼러라 할 수 있는 로페즈와 히메네스, 사도스키, 그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투수는 히메네스였다. 그 다음이 사도스키, 마지막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로페즈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것이 히메네스가 가장 위력적인 싱커볼러라는 것을 증명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로페즈나 사도스키 역시 못지않게 뛰어난 싱커를 갖춘 투수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지난해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그럼 라미레즈는 어떨까?

 

라미레즈가 위에 언급한 선수들보다 뛰어난 싱커를 갖추지 못한 것만은 분명한 듯싶다. 그렇다고 이들보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에게서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점은 딱 한 가지,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써의 경험을 쌓아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말은 결국 큰 무대(메이저리그)에서는 별로 놀아보지 못했던 투수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라미레즈에 대해 찾아보면서 들은 생각은 대체 두산이 이 친구를 데려온 이유가 무엇일까. 단지 히메네스와 얼추 비슷한 유형의 투수기 때문만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었다. 그에게서는 어느 것 하나 뚜렷한 장점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두산은 더 이상 페이퍼워크(스카우트 파견이 아닌 데이터 등 정보 수집을 통한 영입)를 통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다. 분명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라미레즈라는 결과물을 내놓았을 것이다. 심지어 감독 역시 피칭 모습을 보고 그를 데려다 달라고 했다. 라미레즈가 올 시즌 성적으로 필자 이러한 부정적인 예상에 정면으로 반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버닝곰 김성현[사진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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