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가르시아 컴백, 그를 향한 기대와 우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6. 4.

‘멕시칸 거포카림 가르시아의 복귀는 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를 퇴출하고 가르시아를 영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화가 외국인 선수를 타자로 영입하는 건 2009년의 디아즈 이후 2년만이다.

 

한대화 감독은 시즌 전부터 타선 보강을 간절히 원해왔다. 이범호의 재영입이 무산된 이후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높일 수 있는 거포형 타자가 절실했다. 데폴라와 오넬리 등 기존 외국인 투수들의 교체가 검토되기 시작하면서 그 과정에서 마이너리그에서부터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선수들까지 다수가 리스트에 올랐지만, 그 중 어느 누구도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투수보다 타자들의 적응기간이 더 필요하고, 최근 몇 년간은 성공사례도 드물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결국 한화가 외야수이자 나이도 많은 가르시아를 최종 낙점한 것은 역시 한국무대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2008년부터 작년까지 롯데에서 3년간 활약하며 통산 타율 0.267, 85홈런 278타점을 기록했다. 따로 적응기간이 필요 없고 한국무대에 대한 애정도 높다는 것이 긍정적인 평가로 작용했다.

 

가르시아는 이미 타자로서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노출된 선수다. 장점은 역시 타고난 파워를 앞세운 장타력과 강견을 바탕으로 한 외야 송구 능력이다. 타자친화적인 대전구장에서 가르시아의 파워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르시아는 롯데에서 뛰던 지난 3년간 원정경기(51홈런)에서는 홈경기(34홈런)보다 50%나 늘어난 홈런 파워를 과시했었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반농담으로지금 합류해도 충분히 20홈런은 쳐주지 않을까? 그래야 본전을 뽑지”라며 기대심을 감추지 않았다.

 

동료들과의 친화력이 좋고 쇼맨십이 빼어나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가르시아는 롯데 시절하얀 갈매기라는 별명으로 팬들 사이에서 여느 국내 스타들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선수들과 간단한 한국어로 농담을 주고받고, 소주와 짬뽕을 즐겨먹을 만큼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도도 높았던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형편없는 선구안과 승부처에서의 영양가, 종종 평정심을 잃는 다혈질 성격 등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가르시아는 한국무대 데뷔 첫해인 2008년에는 타율 .283, 30홈런 111타점의 아주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이후로는 성적이 갈수록 하락했다.

 

매년 세 자릿수를 넘긴 삼진은 첫해 100개에서 지난 2년간은 120개를 훌쩍 넘겼다. 장타만을 의식한 극단적인 어퍼스윙으로 무수한 삼진을 적립하며 안티팬들 사이에서는갈풍기’(헛스윙이 많다는 뜻), 또는갈봉사’(눈감고 스윙한다는 뜻)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으로 심판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수비에 대한 기대도 평가가 엇갈린다. 한대화 감독은어깨만 강하다고 수비를 잘하는 건 아니다. 발이 느리고 위치선정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수비범위가 넓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단지 어차피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장타력이기 때문에 수비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화 구단 스카우트들이 최근 멕시칸리그를 방문하여 가르시아의 컨디션을 점검했고, 장타력이나 선구안 등에서 오히려 한국 시절보다 향상된 모습을 확인했다는 것은 호재다.

 

그렇다면 가르시아를 포기했던 롯데 측의 반응은 어떨까? 한 롯데 관계자는가르시아는 첫해 이후로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선수다. 가르시아가 롯데에서 3년간이나 뛸 수 있었던 것은 로이스터 감독의 덕이 크다. 롯데 구단은 몇 차례나 가르시아를 퇴출시키려고 했었지만, 그때마다 로이스터 감독이 가르시아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해서 붙잡았다.

 

가르시아의 장타와 수비력이 분명히 팀에 도움이 된 부분도 있지만, 사실 중요한 순간마다 영양가는 기대 이하였다. 그렇지만 가르시아는 약점이 노출된 후에도 자기의 타격 스타일을 고치거나 변화를 주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비시즌 동안의 몸 관리나 해외 리그 참여 등에서 구단의 지시를 잘 듣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며 가르시아의 영양가에 의문부호를 표시했다.

 

분명한 사실은 팬들은 대체로 가르시아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외국인 거포를 얻게 된 한화 팬들만 아니라, 이제는 적으로 만나야 할 롯데 팬들조차도 마찬가지다. 한화 팬들이 가르시아의 가세로 벌써부터 새로운 응원가를 준비하는 등 팀 전력 향상에 대한 기대에 들떠있다면, 롯데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르시아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한 롯데팬은롯데와 경기할 때만 빼고, 가르시아의 홈런을 기대하겠다.”며 반색을 표시하기도 했다.

 

가르시아가 그 복귀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된다는 사실은, 이제 외국인 선수들도 충분히 팬들의 그리움을 받는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한국무대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선수들 중에서 전성기의 위력을 재현했던 선수는 그리 많치 않다. 과연 가르시아는하얀 갈매기에서하얀 독수리로 변신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 구사일생 이준목[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기록제공=Statiz.co.kr]

 

 

 블로거는 여러분들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