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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연봉협상에 임하는 각 구단의 전략과 스타일

by 카이져 김홍석 2011. 12. 22.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했던 프리 에이전트(FA) 시장이 막을 내린 가운데, 이제 각 구단은또 다른 전력 보강을 위한 보이지 않는 싸움을 진행하게 됐다. 바로 기존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이 그것이다. 선수의 연봉 상승과 삭감 여부에 따라서 사기가 올라갈 수도, 또는 분발을 촉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엄연한 전력보강 요소임에 틀림없는 셈이다.

 

물론 연봉 협상은 그 자체가양날의 검이다. 연봉 인상을 받은 모든 선수가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수가 기대했던 인상률이 구단 제시액보다 낮을 경우 오히려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협상이라는 것은 구단의 제시액과 선수 기대치간의 차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큰 관건이다.

 

그렇다면, 각 구단은 어떠한 전략을 바탕으로 연봉 협상을 펼치게 될까. 물론 대부분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의 연봉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구단의 연봉 협상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수직상승 소폭하락형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거나 전년보다 더 나은 팀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연봉 협상 유형이다. 또한,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구단 역시 이러한 연봉 협상 전략을 사용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이러한 팀들에게서협상이라는 단어도 크게 필요 없다. 구단이 알아서 후한 연봉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소지도 적은 편이다. 또한, 이러한 유형의 연봉 협상 전략을 세운 구단 중 일부는 선수들의 현역 생활이 40세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 기간 동안 자본금을 모아 둘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소속 구단 FA와 일찌감치 협상을 마친 것을 비롯하여 기존 선수들에게우승 프리미엄도 톡톡히 부과할 예정이다. 모기업 삼성 역시 대부분의 직원들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인사 발령이나 성과급 지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야구단이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KIA SK도 비슷한 상황이다. 두 팀은 모두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했다. 또한, 신임 감독 선임과 함께 팀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선수들에 대해 박한 대접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의 경우 올 시즌 6위에 그쳤지만, 옅은 선수층을 이끌고도 이만한 성적을 냈음에 큰 의의를 둘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송신영을 잡은 데 이어 해외파 김태균마저 데려왔으며, 베테랑 박찬호까지 영입하려고 하는 적극성까지 띠고 있다. 이는 기존 선수들의 연봉 협상 전략 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수직하락 소폭상승형

 

연봉 삭감은 과감하게 진행하면서, 다시 올려 줄 때에는 소폭으로 올려주는, 이른바구두쇠 연봉협상 전략유형이다. 이러한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구단은 구단의 어려운 사정에 읍소하여 선수들의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다소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모든 프로구단의 연봉협상 전략이 모두 이와 같았다.

 

그러나 최근에도 이러한 연봉 협상 전략을 고수하는 팀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대표적이다. 다른 팀 선수들과 비교하여 절대 밀리지 않는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 연봉에 있어서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롯데 선수들이다. 실제로 마해영 해설위원도 자신의 저서야구본색을 통하여회사가 유난히 선수단에게만큼은 지독히도 짠돌이 구두쇠였다라고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심지어 명절 때에는 햄 선물 세트나 껌 한 박스를 이른바특별 선물로 지급하기도 했다.

 

매년현금 트레이드를 통하여 구단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넥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넥센은 우리담배가 스폰서로 있었던 지난 2008년 연봉협상 때 선수단 대부분에게 일괄 삭감 방침을 통보하며 선수단 사기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물론, 8구단 체제로 가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액 베테랑 연봉자들의 양보로 이 문제는 일단락된 바 있다. 다만, 올해에는 FA 이택근에게 총액 50억을 쥐어주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만큼, 올 시즌 연봉 협상이 다르게 진행될지 지켜볼 만하다.

 

▲ 무() 기준형

 

연봉협상 전략에 별다른 기준을 두지 않는 구단도 있다. LG 트윈스가 그 주인공이다. LG 2010년 까지만 해도수직상승/소폭하락’, 혹은소폭상승/소폭하락전략을 유지했던 팀이었다. 그러한 LG의 연봉협상은 지난해 들어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이른바신 연봉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었다. 연차에 관계없이 무조건 실적으로 연봉을 책정하는 방식이 이 연봉 협상 전략의 핵심이다. 그래서 2년차 오지환은 최저 연봉 수준에서 단숨에억대 연봉자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반면, 베테랑 박명환은 FA 계약 때 받은 거액의 연봉을 유지하지 못한 채 억대 연봉자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한 LG가 올해에도 신 연봉제를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봉중근을 비롯한부상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연봉 책정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딜레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억대 연봉을 받은 오지환 역시 부상으로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투수조에서 연봉 계약을 마친 박현준은 생각보다 적은 1 3천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상승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셈이다. 만약에 금번 연봉 협상 전략이 또 다시 수정될 경우, LG는 최근 3년간 매번 다른 연봉 협상 기준을 적용하게 되는 셈이다.

 

// 유진 김현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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