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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배영수와 류현진, 100승 고지는 누가 먼저?

by 카이져 김홍석 2011. 12. 26.

한국 프로야구의 투수에게 있어서 통산 세 자릿수 승리란 상징적인 수치다. 팀의 승리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투수가 되기 위해서 그만큼 잘 던지는것은 물론 오래 던질 수있어야 한다.

 

전성기의 선발투수에게 한 시즌 10승 정도는 대단한 목표가 아닐지 모른다. 1~2년 반짝 잘하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10년을 꼬박 10승 이상을 거둔다는 것은 한 시즌 20승과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의도하지 않은 부상이란 악재가 찾아올 수도 있고, 타선과 불펜지원같은 팀 동료들의 도움도 있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며 자연히 노쇠화와 기량하락이라는 운명도 감수해야 한다.

 

그런 수많은 변수들을 뚫고 100승이란 고지에 도달했다는 것은, 매일매일 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꾸준한 실력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은 투수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훈장과도 같다. 100승 고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보면 그 자체만으로 그들이 걸어온 파란만장한 야구인생의 애환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100승이란 얼마나 어려운 기록일까.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0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단 22명뿐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100승 투수는 김시진 현 넥센 감독이다. 1987년 데뷔 5년차에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10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린 김시진 감독은 역대 최소경기(186경기), 최단기간 100승 고지에 오른 선수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시진의 뒤를 잇는 것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 현 KIA 감독이다. 선동열은 데뷔 6년차이던 1990년 김시진보다 6경기 더 많은 192경기(역대 2)만에 100승 고지에 올랐다. 김시진과 선동열 감독은 역대 투수들 중에서도 레전드 중의 레전드로 꼽히는 인물들답게, 큰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역대 투수 중 가장 순탄하게 100승 고지에 올랐던 케이스로 기억된다.

 

역대 최연소 100승은 정민철 현 한화 코치의 몫이다. 정민철은 1999 6 30일 대전 해태전에서 27 3개월 2일째에 프로 최연소이자 통산 11번째 100승 고지에 이름을 올렸다. 김시진, 선동렬 그리고 김수경이 100승 달성 당시 나이는 같았지만 날짜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가장 최근에 100승 클럽에 가입한 것은 지난 20104 24일 잠실 한화전에서의 LG 박명환으로, 5이닝 동안 6피안타로 2실점으로 14-3 승리를 이끌며 대망의 고지를 정복했다. 96년 데뷔 이후 무려 15시즌 298경기 등판 만에 이룬 대기록이다. 이전 2년을 부상으로 허무하게 날려보냈고, 10경기 미만을 소화하고 2승 이하로 그친 시즌이 4차례나 될 정도로 유리몸의 불운을 겪었던 박명환이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기록이었다.

 

비교적 순탄하게 짧은 시간에 100승을 돌파한 김시진, 선동열과 달리 100승으로 오는 길이 박명환처럼 눈물과 고난으로 얼룩졌던 선수들은 꽤 많다. 이상목, 이대진, 김원형, 박명환 등은 모두 15시즌 이상을 걸려 대기록을 완성한 선수들이다. 그 사정을 들여다보면 부상과 슬럼프. 이적 등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장 극적으로 100승 고지에 오른 인물은 이상군(전 한화)이다. 이상군은 데뷔 후 10년간(1986~1995) 94승을 올렸으나, 1996년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가 2년만에 다시 복귀했다.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며 3시즌간 6승을 추가한 이상군은 2000 10경기에 등판하여 단 1승만(4 30일 잠실 LG전 선발승)을 올렸는데 이것이 바로 이상군의 프로 마지막 승리이자, 대망의 100승 고지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38세였던 이상군은 역대 최고령 100승 투수이자, 19시즌에 걸쳐 최장기간이 소요된 100승 투수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대진의 경우도 파란만장하다. 이대진은 1993년 해태에 입단해 1998년까지 6시즌 동안 76승을 거뒀으나 이후 계속된 부상으로 인한 수술과 재활, 타자 전향 등의 우여곡절을 거치며 100승을 채우기까지는 11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걸렸다. 이대진은 2009 9 11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3 4기 도전 끝에 17시즌만에 뒤늦은 100승 고지를 달성했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기량을 지니고도 아쉽게 100승 고지를 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은 선수들도 있다. 성준(삼성, 97), 염종석(롯데, 93), 김정수(해태, 92)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국을 떠난 후 약물파문이 밝혀지며 오점을 남기기는 했지만 다니엘 리오스(90)는 국내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들 중에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일단 현역 선수 중 향후 100승 고지에 근접한 선수로는 배영수(삼성, 90)과 류현진(한화, 89)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한때 리그 최고의 우완투수였던 배영수는 2006시즌 이후 하향세를 걷고 있는 게 아쉽지만, 1~2년 내에 100승 도전에 가능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류현진은 데뷔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현역 최고의 좌완투수로 꼽히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시즌에는 팀 내 선배인 정민철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연소 100승 고지에도 도전할만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이벤트 당첨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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