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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킨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3. 19.
우리는 가끔 TV나 뉴스를 통해 연예인들이 수억대(또는 수십억대)의 광고 모델료를 받는다는 소식을 접한다. 최근에는 소위 블록버스터 광고까지 등장하며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한 광고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그게 모두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잖아.”

“괜히 광고만 거창하게 해서 물건 가격만 상승시킨다니까!”


이런 불만을 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고 있고, ‘정보 제공’의 측면에서 광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조차도 ‘광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상품의 가격은 더욱 높아진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항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경우 광고는 오히려 제품의 단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반문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광고를 제작하고 그것을 (방송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내보내는 것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품의 제작비에 포함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규모의 경제’라는 시장 경제의 중요한 원리를 잊어선 안 된다.


규모의 경제란 생산요소 투입량의 증대(생산규모의 확대)에 따른 생산비절약 또는 수익향상의 이익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1개를 만들 때보다 10개를 만들 때 개당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도 10개를 사면 1개를 살 때보다 가게 주인이 물건 값을 더 많이 깎아준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모든 유통 과정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제 논리임에 틀림없다.


1개를 생산하기 위해 그 원재료(또는 자재)를 구입할 때 100원이 든다면, 10개 또는 100개를 생산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같은 단위로 환산했을 때 80원이 될 수도 있고 50원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단위당 생산비의 절감을 위해 대량의 물건을 생산하고 그것을 판매할 때, 그 기업과 상품을 사는 소비자 모두가 동시에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규모의 경제의 장점이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이 규모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광고다.


기업이 광고를 통해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게 된다면, 그 만큼 광고를 제외한 생산 원가가 절감이 된다. 그리고 그 이익은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누리게 되는 것이다.


같은 가격이라면 광고를 하는 상품이 그렇지 않은 상품에 비해 질에서 우수하다는 것에 대부분 동감할 것이다. 광고를 하지 않아 소량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품에 비해, 광고를 하는 상품은 대량생산의 이점 때문에 더 적은 비용으로 우수한 원재료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상품 개발을 위한 연구비의 투자도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미 연방거래 위원회에서도 “광고가 제품의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가 있다.


물론 광고가 무조건 ‘옳은 것’ 또는 ‘좋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광고를 통해 사행심리가 조작되는 경우가 있고, 이는 필요 이상의 소비를 불러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가 지닌 이점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광고를 통해 얻는 정보, 신뢰감, 그리고 앞서 말한 생산절감 효과에 따른 기업과 소비자의 동시 이익까지, 우리들이 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꽤나 많은 편이다.


광고가 없다면, 우리는 더욱 질 낮은 제품을 비싸게 사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뿐이다. 연예인의 (약간은 지나치게) 높아 보이는 광고수익과 블록버스터급의 광고 제작을 우리들은 너무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단,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부광고와 소비자를 우롱하는 과대, 허위 광고 등은 하루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