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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ADT캡스플레이] 하늘도 외면한 롯데의 불운, 꼬여도 너무 꼬인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4. 7. 27.

롯데 자이언츠의 7월은 잔인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6월을 마친 시점에서 롯데는 35 30 1무를 기록 중이었다. 패보다 승이 5번이나 더 많았다. 하지만 이후 5번의 승수를 추가하는 동안 12번이나 패했다. 이미 5할 승률은 무너졌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5연패를 기록 중이다.

 

롯데의 7월은 모든 면에서 꼬이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동반 부진에 빠졌고, 히메네스의 방망이도 신통찮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문규현과 강민호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최근 경기에서는 손아섭과 신본기가 그 뒤를 따랐다.

 


9-1로 크게 이기고 있다가 비로 인해 취소된 25일 경기는 롯데의 최근 불운을 그대로 나타내주는 경기였다. 모처럼 타선이 폭발했고, 선발 장원준도 3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 도중 내린 비로 인해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끝내 비가 그치지 않아 노 게임이 선언되고 만 것이다.

 

이 경기는 올해 새로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월요일인 28일에 다시 치러진다. 처음부터 이처럼 경기 도중에 비로 인해 취소 되는 경우를 고려했다면 노 게임이 아닌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롯데와 LG는 경기가 중단된 시점으로 되돌아가 남은 이닝을 소화하면 된다. 하지만 미리 마련된 규정이 없었던 터라 당시의 모든 기록은 백지화되고 말았다.

 

손아섭과 신본기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전열에서 이탈한 것도 바로 이 경기였다. 토종 에이스를 아무런 소득 없이 소모했고, 어쩔 수 없이 10일 연속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체력적인 문제도 떠안게 됐다. 8점 차 리드 속에 선언된 역대 최다 점수 차 노 게임. 과거 두 번의 경우는 모두 롯데가 그 수혜자였는데, 이번에는 불운에 우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 맞이한 26일 경기는 롯데 입장에서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히메네스가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롯데는 기존 주전 멤버 가운데 4(손아섭, 히메네스, 강민호, 문규현)이 빠진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7회까지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타선은 결정력 한계를 드러내며 2득점에 그쳤지만, 선발 송승준이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대로 2-0의 리드를 지켰다면, 송승준이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연패를 끊는 이중 효과를 얻었을 것이다.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가 속출했다. 특히 4회에 박기혁과 박종윤이 보여준 플레이는 송승준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만약 롯데가 이겼다면, 이 경기의 <ADT캡스플레이>의 주인공은 박경수가 아닌 이들이었을 것이다.

 

박기혁-박종윤 호수비 영상 : 바로 보기

 

하지만 8회 말에 사단이 나고 말았다. 송승준의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 투수들이 대거 6실점하며 어이 없이 역전을 당하고 만 것이다.  안타를 맞은 김성배와 강영식의 피칭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갑자기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경기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김민하 실수 영상 : 바로 보기

 


김민하의 어설픈 수비와 용덕한 부상의 빌미가 된 황재균의 빗나간 홈송구, 그리고 강영식의 폭투까지. 안 되는 팀의 전형을 보여준 롯데는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모처럼 잘 던진 송승준이 승리까지 챙겼다면 한층 기분 좋게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심리적인 상승효과를 누릴 수도 없게 됐다. 오히려 팀 전체가 뭔가 풀리지 않는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잘하던 선수들이 갑자기 부진에 빠지고,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하늘까지 도와주지 않으면서 연패 탈출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 결과 롯데는 현재 5연패의 늪에 빠져 있고, 위를 보기는커녕 5~7위 팀들의 거센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안 풀려도 이렇게까지 안 풀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최근 롯데의 행보는 꼬여가고 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