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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메이저리그 전망(2) - 내셔널 리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3. 30.


이제 막 그 시작을 알린 2008시즌 메이저리그를 전망해 보는 두 번째 시간이다. 지난 번 아메리칸 리그 편에 이어 오늘은 내셔널 리그 각 팀들의 전망을 간략하게 살펴보자..(아래의 팀 순서는 지구별 알파벳 순이며, 괄호안의 성적은 07시즌 기준이다.)


▷ 동부지구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84승 78패, 동부지구 3위)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점을 찾기 어렵다. 탐 글래빈이 복귀하면서 선발진은 좀 더 강해졌지만, 앤드류 존스가 떠난 타선은 다소 약해졌다. 라파엘 소리아노는 든든한 마무리가 될 수 있겠지만, 그 대신 8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예년 같았으면 지금쯤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만한 트레이드가 한 건 정도는 터졌을 텐데, 이제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존 슈어홀츠도 단장직을 사임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피칭(13.2이닝 3자책 방어율 1.98)을 선보인 마이크 햄튼의 부활만이 기적을 일으킬 유일한 방법이다.


○ 플로리다 말린스(71승 91패, 동부지구 5위)

2000시즌까지 NBA 농구선수였던 마크 핸드릭슨이 개막전 선발로 예정되었다는 것으로 이 팀에 대한 설명을 대신한다. 볼거리라고는 나란히 3년차를 맞이한 키스톤 콤비 핸리 라미레즈댄 어글라의 수비를 도외시한 공격력 뿐. 올해도 플로리다의 홈구장 돌핀 스타디움에는 파리만 날릴 전망이다.


○ 뉴욕 메츠(88승 74패, 동부지구 2위)

이제는 요한 산타나의 영입으로부터 비롯된 환상에서 깨어나 냉정하게 현실을 따져볼 때다. 타선과 불펜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점이 단 하나도 없다. 변한 것은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탐 글래빈이 산타나로 바뀌었다는 것뿐. 언젠가 칼럼에서도 밝힌 바가 있지만 방어율 4.00의 투수가 3.00의 투수로 바뀌어서 얻을 수 있는 건 3~4승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팀들에 비해 반 보 앞선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부에서 섣불리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지구 우승을 낙관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건강과는 거리가 멀었던 페드로와 올리버 페레즈의 존재는 그 자체로 시한폭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원조 외계인’ 페드로가 시즌 내내 건강했을 경우, 이들 두 명의 외계인이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는 섣불리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 필라델피아 필리스(89승 73패, 동부지구 1위)

큰 맘 먹고 영입한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부상을 당해 개막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곧 돌아올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 릿지의 존재로 인해 브렛 마이어스는 다시금 에이스의 중책을 떠맡고 선발 투수로 복귀할 수 있었으며, 덕분에 불안했던 투수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마이어스와 콜 하멜스로 이루어진 원투펀치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조합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MVP 지미 롤린스라이언 하워드, 체이스 어틀리, 팻 버렐 등이 이끄는 타선은 올해도 내셔널 리그에서 단연 최강. 이들 타선이 버티고 있는 한, 메츠는 항상 목에 날이 선 듯 한 서늘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워싱턴 내셔널스(73승 89패, 동부지구 4위)

플로리다의 마크 핸드릭슨에 견줄만한 또 하나의 개막전 선발 카드는 바로 워싱턴의 오달리스 페레즈(07시즌 방어율 5.57)다. 이 두 팀이 개막전에서 맞붙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 이미 팀 내 최고의 타자로 성장해, 3루에 약점이 있는 강팀들이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는 라이언 짐머맨의 활약과 탑 유망주 출신인 레스팅스 밀리지 & 엘라이자 듀크스가 기록할 시즌 성적만이 팬들의 눈길을 끈다.


▷ 중부지구

○ 시카고 컵스(85승 77패, 중부지구 1위)

팀 내 최고 타자랄 수 있는 알폰소 소리아노아라미스 라미레즈가 합쳐서 57경기를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부지구 챔피언 타이틀은 컵스의 것이었다. 거기에 올해는 그들이 원하던 좌타자 후쿠도메 코스케가 더해졌고, 케리 우드가 부활해 마무리의 중책을 맡았다. 에이스 카를로스 잠브라노를 필두로 한 선발진도 두텁고, 카를로스 마몰밥 하우리가 버틴 불펜도 믿음직스럽다.


지난해에 비해 나빠진 것이 단 하나도 없는 상황. ‘방심’과 ‘부상’이라는 적만 경계한다면, 중부지구는 컵스의 천하가 될 것이다. 올해야 말로 1908년 이후 쌓여왔던 컵스 팬들의 100년 한을 풀 절호의 찬스다.


○ 신시네티 레즈(72승 90패, 중부지구 5위)

투수 혹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더스티 베이거 감독이 일부로부터 ‘명장’이란 소리를 듣는 이유는, 선수들의 앞날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때마침 애런 하랑(3년간 678이닝)과 브론슨 아로요(657이닝)라는 준수한 이닝이터 두 명이 재료로 준비되어 있는 상황. 베이커의 투수 (혹사)운용과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켄 그리피 주니어, 아담 던의 타격이 더해진다면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 휴스턴 에스트로스(73승 90패, 중부지구 4위)

휴스턴 역사상 최고의 에이스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로이 오스왈트는 그들의 자랑이다. 헌터 펜스-랜스 버크만-카를로스 리-미겔 테하다로 이어지는 2~5번 타선의 파괴력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힐 정도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덕분에 오스왈트의 3번째 20승 달성과 함께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 휴스턴 팬들은 모든 마음을 비우고 오스왈트만을 응원하는 것이 그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2선발 이후의 투수진은 답답하기만 하다.


○ 밀워키 브루어스(83승 79패, 중부지구 2위)

마이크 카메론의 영입은 ‘에러 대마왕’ 라이언 브론을 좌익수로 보내는 부수효과까지 가져왔다. 덕분에 연이은 에러로 인한 대량 실점은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 하지만 에이스 벤 시츠의 건강은 여전히 의문부호를 그리게 하고, 5연승 후 12연패로 무너졌던 크리스 캐퓨아노는 재기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2명의 강력한 MVP후보(프린스 필더, 브론)가 든든히 타선을 지키고 있기에 5할 이상의 승률은 너끈하겠지만, 컵스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선발 투수 가운데 깜짝 스타가 탄생해 줘야만 한다. 물론 그것도 스테로이드 파동에 휘말리며 구설수에 올랐던 에릭 가니에가 안정적인 클로저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68승 94패, 중부지구 6위)

피츠버그는 지난해 내셔널 리그 최하위 팀이었고, 올해도 그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믿을만한 타자라곤 제이슨 베이 한 명뿐. 하지만 베이는 시범경기에서 무홈런으로 침묵했고, 1년 후면 FA가 될 그를 피츠버그가 시즌 끝까지 데리고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원투펀치 이안 스넬탐 고젤라니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피츠버그에서 200이닝과 3점대 방어율을 동시에 기록한 투수가 두 명이나 나타난 것은 1992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8승 84패, 중부지구 3위)

지난해 막판 알버트 푸홀스의, 푸홀스를 위한, 푸홀스에 의한 야구를 했던 세인트루이스는 올해도 그 전철을 그대로 답습할 예정이다. 원투펀치인 크리스 카펜터마크 멀더를 비롯해 맷 클레멘트조엘 피네이로까지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믿고 마운드에 올릴만한 선발은 작년 14승을 거둔 아담 웨인라이트 정도, 나머지는 운에 맡겨야만 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팔꿈치 통증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8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을 노리는 푸홀스, 타자로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는 4번 타자 릭 엔키엘 등이 타석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록할 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자칫 잘못하면 피츠버그에게 뒤쳐질 확률도 있다.


▷ 서부지구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90승 72패, 서부지구 1위)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는 한 경기 차이로 3팀이 접전을 벌였던 지난해만큼이나 올해도 치열한 순위경쟁이 예상된다. 오클랜드로부터 댄 하렌을 데려와 브렌든 웹과 더불어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성한 애리조나라도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애리조나는 선발진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약점도 뚜렷하기 때문.


5할의 장타율을 기록한 선수도, 100타점을 달성한 선수도 없다. 이와 같은 그들의 도깨비 타선은 터지면 다행이지만, 침묵했을 땐 답이 없다. 일류 셋업맨은 많지만, 마무리 경험이 없는 선수를 클로져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어쩌면 일부 전문가들이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망주라고 꼽는 우익수 저스틴 업튼(템파베이 B.J. 업튼의 동생)이 팀 성적에 관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지도 모른다.


○ 콜로라도 로키스(90승 73패, 서부지구 2위)

아무리 지난해 내셔널 리그 챔피언이었다고는 하지만, 겨우내 전력 보강이 전혀 없었다. 수준급 2번 타자 마쓰이 가즈오의 공백이야 타선 자체가 강하기 때문에 커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선발진은 보강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넘어갔다. 에이스 제프 프랜시스를 제외하고는 선발로 내정된 모든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난타당하며 무너진 상황.


다시 한 번 월드 챔피언에 도전하길 원했다면, 3루수 개럿 앳킨스를 트레이드하는 한이 있더라도 투수 보강을 시도했어야 했다.(로키스에는 이안 스튜어트라는 앞날이 밝은 3루 유망주가 있다) 다이아몬드백스, 다저스와 경쟁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들을 제치고 지구 1위를 차지하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 LA 다저스(82승 80패, 서부지구 4위)

거액을 투자하긴 했지만 중견수 앤드류 존스의 영입은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3루수 두 명이 모두 부상당하는 바람에 라인업에 구멍이 생기긴 했지만, 애당초 큰 활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던 터라 약점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약점은 믿었던 선발진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에이스 브래드 페니는 누구보다 듬직하지만 채드 빌링슬리데릭 로우, 그리고 새로 일본에서 영입한 투수 구로다 히로키의 시범경기 성적이 그다지 미덥지 못하다. 물론 구로다를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선수들이라 크게 염려하지 않는 눈치고,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한층 나아진 전력을 보유한 것만은 분명하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1루수 제임스 로니와 우익수 맷 캠프, 올스타 포수 러셀 마틴 등 신예 타자들의 성적에 따라 애리조나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 샌디에이고 파드레스(89승 74패, 서부지구 3위)

샌디에이고의 불운은 속한 곳이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라는 점이다. 섣불리 예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꺼려질 정도로 위의 3팀이 막상막하의 좋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도 만만한 팀이 아님에도 5할 승률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는, 각각 18경기씩 전체의 3분의 1인 54경기를 이들 세 팀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제이크 피비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에이스이며, 그렉 매덕스트레버 호프만의 노련함도 아직은 그 명성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타선만큼은 답이 없다. 유격수 칼리어 그린(07시즌 .254)과 3루수 케빈 쿠즈마노프(.275)가 동시에 3할을 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10월부터 휴가를 갖게 될 것이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71승 91패, 서부지구 5위)

배리 본즈가 떠난 이 팀은 자신들의 산하 마이너 리그 팀과의 경기에서도 패했다. 그것도 에이스가 등판한 시합에서.(관련글:마이너 팀에 패배한 배리 지토와 샌프란시스코) 아론 로원드라는 좋은 중견수를 FA로 영입했지만, 위기의 샌프란시스코를 구원할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 최약체로 평가받는 타선, 그리고 흔들리는 에이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샌프란시스코의 내셔널 리그 최저 승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맷 케인팀 린스컴이라는 동갑내기 우완투수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만이 내일을 향한 최후의 희망이다.


내셔널 리그에 대한 필자의 결론은 동부지구는 메츠, 중부지구는 컵스, 서부지구는 애리조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일드카드는 LA 다저스다. 여러분들의 의견은 댓글로 남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