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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결산 - AL 동부지구 팀별 리뷰 및 Best & Worst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4.


언제나처럼 여러 가지 다양한 사건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줬던 2008시즌 메이저리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그 막을 내렸다. 2008년을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6개 지구별로 간단한 결산과 더불어 팀별 최고의 선수와 최악의 선수를 선정해 본다.


첫 번째로 살펴볼 지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치열하고 강한 것으로 알려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다.


[AL-East]

▶ 템파베이 레이스

지난해 66승 96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였던 템파베이는 ‘데블(Devil)’이라는 꼬리표를 떼자마자 완전히 다른 팀으로 거듭나면서 97승 65패라는 성적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를 따돌리고 지구 1위(AL 2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연거푸 제압하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에 등극, 비록 월드시리즈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팀 창단 11년 만에 가장 멋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이 대부분 젊은데다 내년에도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Best - 댄 휠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인 템파베이에는 기대 이상으로 잘한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팀 성적의 가장 큰 원동력을 꼽으라면 지난 오프시즌 중에 합쳐서 1000만 달러를 투자했던 불펜진의 맹활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랜트 발포어6승 2패 4세이브 14홀드 1.54)나 J.P. 하웰(6승 1패 3세이브 14홀드 2.22)의 활약도 뛰어났으나, 팀의 요구에 따라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가장 많은 70경기를 소화한 댄 휠러(5승 6패 13세이브 26홀드 3.12)의 역할이 가장 컸다.


Worst - 칼 크로포드

2004년부터 4년 동안 평균 187안타(그 중 58개가 장타) 97득점 73타점 53도루 타율 .304를 기록했던 팀 내 최고 타자 칼 크로포드는 올 한 해 계속 부진하더니 시즌 막판에는 부상으로 7주나 쉬었다. 팀 전체 연봉의 8분의 1을 혼자서 받는 크로포드의 올 시즌 성적은 109경기 출장 121안타 69득점 57타점 25도루 그리고 .273의 타율. 팀 동료 카를로스 페냐가 막판 대활약을 펼쳐주지 않았더라면 지구 1위 자리가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


▶ 보스턴 레드삭스

매니 라미레즈의 거취 문제로 시즌 내내 시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의 챔피언은 여전히 강력함을 자랑하며 95승 67패로 와일드카드를 확보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에인절스를 손쉽게 제압하고 ALCS에 진출, 템파베이에게 1승 3패로 몰린 후 놀라운 2연승으로 동률을 만들면서 또 다시 ‘기적 같은 대반전’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아쉽게 7차전에서 패배, 내년시즌을 기약해야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끈기와 승리에 대한 집념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좋은 마무리였다.


Best - 케빈 유킬리스 & 더스틴 페드로이아

데이빗 오티즈(23홈런 89타점)가 예상 외로 부진하고 J.D. 드류(19홈런 64타점)가 예상대로 삽을 든 보스턴이 무난히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킬리스와 페드로이아의 맹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다안타(213)와 득점(118)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오른 지난해 신인왕 출신의 2루수 페드로이아(54더블 17홈런 83타점 20도루 .326), 타점(115)과 OPS(.958)에서 각각 4위에 오른 골드글러브 1루수 유킬리스(29홈런 .321)는 나란히 리그 MVP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보스턴이 자력으로 팜에서 키워낸 선수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Worst - 커트 쉴링

보스턴 단장 테오 엡스타인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쉴링의 몸 상태를 검사한 팀의 의료진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최소 800만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을 안겨주었다. 이미 어께 상태가 좋지 않았던 그는 얼마 후 전반기 출장이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결국 단 한경기도 출장하지 않은 채 시즌을 마감했다. 그가 올 시즌 한 일이라고는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5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던 것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시즌 내내 매니 라미레즈를 비롯한 옛 동료들에게 비난과 독설을 퍼부었던 것이 전부였다. 자신이 800만 달러를 먹고 튄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잊은 채 말이다.


▶ 뉴욕 양키스

리그 4위에 해당하는 89승 73패의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3위에 그치는 바람에 1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제동이 걸린 양키스. 시즌 초 에이로드가 부상으로 한 달을 쉬더니, 에이스 왕첸밍이 6월 중순 다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결국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대부분의 먹튀 선수들이 FA로 떠나게 될 예정이라, 그로 인해 생긴 8000만 달러의 여유자금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한창 주판알을 튀기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내년 시즌의 양키스는 꽤나 무서울 것이다.


Best - 마이크 무시나

1991년에 데뷔한 이후 줄곳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무시나가 2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리는 데는 무려 18년이 걸렸다. 불혹을 눈앞에 둔 무시나는 올 시즌 5년 만에 다시금 200이닝을 돌파하며 3.37의 평균자책점으로 20승 9패 150탈삼진을 기록했다. 비록 양키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왕첸밍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양키스 투수진을 홀로 이끌었던 마이크 무시나. 그가 200.1이닝을 소화하면서 허용한 볼넷은 고작 31개에 불과하다.


Worst - 필 휴즈 & 이안 케네디

지난 오프시즌 기간 동안 양키스는 ‘필 휴즈 or 이안 케네디+멜키 카브레라=요한 산타나’의 제안을 거절했다. 주목 받던 두 명의 영건이 아깝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휴즈(8경기 0승 4패 6.62)와 케네디(10경기 0승 4패 8.17)는 ‘유망주는 어디까지나 유망주일 뿐’이라는 속설을 증명하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은 이 둘을 모두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산타나를 잡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양키스가 포스트시즌에 탈락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4년의 계약기간 중 3년 이상을 놀고먹으면서 4000만 달러의 돈을 받아챙긴 칼 파바노(4승 2패 5.77)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 토론토 블루제이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인 LA 다저스(84승 78패)보다도 2승을 더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4위에 머물러야만 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레이스와 레드삭스 그리고 양키스 등과 같은 지구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팀이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세 팀과의 대결에서 25승 29패로 열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61승 47패(.565)의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정작 현행 디비즌 제도에 불만을 가져야할 팀은 양키스가 아니라 블루제이스다.


Best - 로이 할라데이

34경기에 등판해 246이닝(AL 1위)을 소화하며 20승 11패 9완투 2완봉승 206탈삼진 평균자책점 2.78의 빼어난 기록을 남긴 현역 최고의 우완투수 로이 할라데이. 비록 올 시즌 사이영상은 클리프 리(22승 3패 2.54)에게 내주겠지만 할라데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에게 가장 가혹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실제로 올 시즌 할라데이는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상대로한 11경기에서 8승 3패 평균자책점 2.47의 환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Worst - 스캇 롤렌

스캇 ‘유리몸’ 롤렌은 올 시즌에도 팬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부상으로 40경기 이상을 결장하며 고작 11홈런 50타점 타율 .262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아무리 수비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팀의 에이스인 할라데이(1000만)보다 많은 116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선수의 성적으로는 용납하기 힘든 수준이다. 더욱이 시즌 전 트레이드 상대였던 트로이 글로스가 27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 볼티모어 오리올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속담은 볼티모어(68승 93패) 같은 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위의 네 팀과의 대결에서 22승 50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는 바람에 지구 최하위로 내려앉았지만, 다른 지구 소속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46승 43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리그 14개 팀 가운데 성적은 13위에 불과하지만, 그 전력까지 13위는 아니라는 뜻. 결국 이들도 운명의 여신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


Best - 어브리 허프

2003년부터 2004년까지 평균 32홈런 106타점 타율 .304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템파베이 역대 최고의 타자’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던 허프는 2005년부터 3년 동안 평균 19홈런 77타점 타율 .269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한물갔다’는 말을 듣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볼티모어에 정착한지 2년째가 된 올해 허프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82개의 장타(48더블 2트리플)를 때려내는 등 32홈런 108타점 타율 .304라는 리그 최정상급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비록 봍티모어가 지구 꼴찌에 그쳤지만 든든한 중심타자가 존재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


Worst - 데니스 바에즈 & 개럿 올슨

지난해 FA 자격으로 오리올스에 합류(3년 1900만불)한 데니스 바에즈는 0승 6패 6.44의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은 팔꿈치 수술 때문에 통째로 날렸다. 내년에 복귀한다 해도 그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 더욱 암울하다. 그런 볼티모어 투수진의 상태를 가장 잘 드러낸 선수가 바로 개럿 올슨이다. 26경기에 등판해 6.65의 평균자책점(Whip 1.73)을 기록할 정도의 기량미달인 투수를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에 포함시켜야만 한다는 것만큼 절망적인 상황이 또 있을까.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