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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흔들리는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 혹시 데드암?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12.
 

올 시즌 20승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의 부진이 심삼치 않다.


12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시즌 3번째로 선발 등판한 오스왈트는 4회까지 무려 4개의 홈런을 허용하는 등 8실점, 또다시 패전투수가 되며 올 시즌 3패째를 기록했다. 시즌 방어율은 9.00까지 치솟았고, 이닝 당 평균 출루 허용비율(Whip)도 절망적인 수치인 2.00까지 올라갔다.


첫 등판이었던 샌디에이고 전(5.1이닝 11피안타 3실점)과 시카고 컵스 전(6.2이닝 10피안타 5자책)에 이어 3경기 연속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는 던진 이닝이 짧았기에 두 자릿수 피안타를 피했을 뿐, 16이닝에서 무려 30개나 되는 안타를 허용했다.


오스왈트가 3경기 연속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무려 6년 만이며 한 경기에서 4개나 되는 홈런을 허용한 것도 처음이다. 그 정도로 항상 꾸준하고도 좋은 피칭을 보여줬던 선수이기에 이러한 부진이 무척 낯설다.


올해의 휴스턴은 매우 기형적인 선수 구성을 갖추고 있다. 선발 투수진은 오스왈트를 제외하고 믿을 만한 선수가 전혀 없지만, 기존의 랜스 버크만, 카를로스 리 등이 버틴 강타선에 미겔 테하다와 마이클 본까지 영입한 타선은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덕분에 팀 성적과 관계없이 오스왈트 만큼은 20승의 가능성이 높아보였던 것.


하지만 2001년 데뷔한 이래로 3.50이 넘는 방어율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않았을 만큼 안정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오스왈트가 예상 외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오스왈트는 지난 4년 동안 매년 200이닝 이상을 던지며 911.1이닝을 소화했으며, 이것은 ‘무쇠팔’ 리반 에르난데스(921.2)와 요한 산타나(912.1)에 이어 메이저리그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투구 이닝이 이렇게 많았을 경우에는 종종 문제가 되어 드러나기도 하지만, 오스왈트의 경우는 특별히 경기당 투구수(102개)가 많았다기 보다는 건강하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결과였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결과가 이렇게 드러나고 보니 ‘데드암’ 증상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오스왈트는 180센티가 될까 말까한 비교적 왜소한 체구로 온 몸의 탄력을 모두 이용하여 90마일 대 중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선수. 때문에 데뷔 당시부터 부상 위험이 높다는 평가를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받기도 했다.


지난 4년 동안 매년 탈삼진 개수가 감소했고, 피안타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두 번째 등판인 컵스 전 후에는 팔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스스로가 아픔이 가셨다며 다시 선발 등판을 자청했으나, 그 결과가 지금과 같아선 정밀 진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크 피비와 요한 산타나, 브렌든 웹 등과 더불어 치열한 사이영상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였던 로이 오스왈트. ‘화이트 페드로’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기에 지금의 부진은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