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산타나를 끝으로 이번 스토브 리그 기간 동안 관심을 끌었던 큼지막한 건수들은 대부분 그 결과를 나타냈다. 아직 볼티모어의 에이스 에릭 베다드의 딜이 남아있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선 거의 시애틀로 간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오프 시즌 기간 동안의 FA 영입과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각 팀별 선수 이동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이번에는 우선 아메리칸 리그부터 살펴보자. 괄호 안은 지난해 성적이다.
AL EAST
보스턴 레드삭스(96승 66패)
여러 사이트에서 유격수 포지션이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훌리오 루고가 지난해보다 못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터라 그다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특별한 선수 영입이 없어도 이 팀은 강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뉴욕 양키스(94승 68패)
요한 산타나를 데려오진 못했지만, 실패라기보다는 포기에 가까운 인상을 주었다.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누수도 없었다. 터지기만 하면 대박 로또에 가까운 모건 엔스버그(1년 175만)의 영입은 한 마디로 ‘나이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83승 79패)
타격은 몰라도 수비만큼은 구멍이나 다름없던 글로스 대신 롤렌을 영입했다는 점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롤렌이 건강하게 140경기 이상을 출장하면서, 자신의 통산 성적(.283/.372/.507) 정도의 타격만 보여준다면 투타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69승 93패)
테하다의 빈자리는 지난해 시험 가동을 해본 루이스 에르난데스가 맡는다. 문제는 현재 트레이드가 논의 중인 에릭 베다드다. 아무리 좋은 대가를 받아온다 하더라도, 베다드가 떠나버린 오리올스는 유력한 지구 꼴지 후보다.
템파베이 레이스(66승 96패)
거기에 카를로스 페냐(3년 2,400만)와 제임스 쉴즈(4년 1,125만)의 장기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꽉 채워 놓은 상태에서, 느긋하게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 에반 롱고리아의 합류만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
AL CENTRAL
클리블랜드 인디언스(96승 66패)
마무리 조 보로스키와 코너 외야수 두 자리가 모두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88승 74패)
카메론 메이빈과 앤드류 밀러를 비롯한 팀내 최고 유망주를 모두 보내고 플로리다로부터 영입한 미겔 카브레라는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카브레라와 함께 트레이드 되어 온 돈트렐 윌리스(3년 2900만)에게는 장기계약까지 보장해 주었다.
FA가 되었던 케니 로저스(800만)와 토드 존스(700만)도 1년 계약으로 붙잡아 두는 데 성공한 디트로이트는 이번 스토브 리그 기간의 진정한 승자 중 하나다.
미네소타 트윈스(79승 83패)
이제부터 시작될 리빌딩의 새로운 주역이 될 저스틴 모노와의 장기계약(6년 8000만)에 성공했다는 점만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치열한 꼴지 다툼이 예상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72승 90패)
4명의 유망주를 보내고 오클랜드로부터 강타자 닉 스위셔를 영입했고, 애리조나로부터는 카를로스 쿠엔틴을 데려왔다. 거기에 쿠바 국가대표 알렉세이 라미레즈와 옥타비오 도텔까지 FA로 팀에 합류했다. 투수진만 제 기량을 회복한다면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전력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69승 93패)
자잘한 계약소식이 많지만 그다지 신경 쓸 만한 것은 없었다. 올 시즌 이 팀의 볼거리라곤 알렉스 고든과 빌리 버틀러가 과연 얼마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느냐 하는 것뿐이다.
AL WEST
LA 에인절스(94승 68패)
매리너스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경쟁할 만한 팀도 없는 상황이라 헌터 한 명의 영입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눈치지만, 루머에서 끝나고 만 폴 코너코의 영입 불발이 무척이나 아쉬울 것이다.
시애틀 매리너스(88승 74패)
만약 베다드의 영입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바바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3년 동안 이해가지 않는 기행(?)으로 많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지만, 그 기간 동안 팀의 승률은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76승 86패)
빈 단장의 뛰어난 수완은 여전했지만, 이로써 당장 오클랜드는 지구 최하위를 면키 어려운 팀이 되고 말았다. 조만간 조 블랜튼도 트레이드 될 것이 분명하며, 리치 하든 역시 원하는 팀이 있다면 미련 없이 보낼 것처럼 보인다.
텍사스 레인저스(75승 87패)
투수 유망주인 에디슨 볼케즈를 내주긴 했지만, 자쉬 해밀튼을 데려온 것도 잘 한 일이다. 여기에 말썽꾸러기 밀튼 브래들리의 영입까지 이루어지며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단, 아키노리 오츠카와의 계약을 포기함으로써 생긴 클로저의 공백은 쉽사리 매우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