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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경합 포지션의 승자는 누구?

by 카이져 김홍석 2010. 12. 1.


어느덧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이 성큼 눈 앞에 다가왔고, 바로 그 12월에는 한 시즌 프로야구의 대미를 장식하는 중요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바로 매년 12 11일에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 1981 12 11일 오후 2,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간신히 프로야구의 창립을 위한 총회가 열렸다. 따라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12 11일에 거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상식에는 프로야구의 탄생일을 기념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KBO는 지난 29일에 올 시즌 황금장갑의 후보들을 각각의 기준에 따라 선정하여 발표했다. 투수는 방어율이 3.00 이하이면서 15승 이상을 거뒀거나 25세이브 이상, 타자의 경우 수비로 88경기(지명타자의 경우는 66경기) 이상 출장하고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포지션별로 일정한 기준(타율)을 넘어선 선수들을 그 후보로 했다.

 

<2010 골든글러브 후보>

투수
: 김광현(SK), 차우찬(삼성), 정재훈(두산), 손승락(넥센), 류현진(한화)
포수 : 박경완(SK), 양의지(두산), 강민호(롯데), 조인성(LG)
1루수 : 박정권(SK), 최준석(두산), 최희섭(KIA)
2루수 : 정근우(SK), 신명철(삼성), 조성환(롯데), 안치홍(KIA), 정원석(한화)
3루수 : 최정(SK), 이대호(롯데), 정성훈(LG)
유격수 : 손시헌(두산), 오지환(LG), 강정호(넥센), 이대수(한화)
외야수 : 김강민(SK), 박한이(삼성), 김현수, 이종욱(두산), 손아섭(롯데), 이용규(KIA), 이대형, 이진영(LG)
지명타자 : 박석민(삼성), 김동주(두산), 홍성흔(롯데), 박용택(LG), 송지만(넥센)

 

올해의 특이한 점은 외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올 시즌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이 낮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두산이 7명으로 가장 많은 후보를 배출했고, SK LG 6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이들 중에는 사실상 이미 수상자가 거의 결정된 포지션과 선수들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MVP에 빛나는 이대호(3루수)와 그의 유일한라이벌이었던 홍성흔(지명타자), 그리고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기 전까지 역대 최고 투수 시즌의 꿈을 보여줬던 류현진(투수)과 단일 시즌 포수 최다 타점 기록을 경신한 조인성(포수), 이렇게 4명의 수상은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3명을 뽑는 외야수 부문에서도 김현수와 김강민의 성적이 단연 돋보인다.

 

결국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포지션은 1루수와 2루수, 유격수, 그리고 외야의 남은 한 자리다. 지금부터 해당 포지션에서 수상이 유력한 선수를 한 번 살펴보자. 한국 프로야구 골든글러브의 특징은 후보는 타격 성적으로 선정해놓고, 정작 수상자를 결정할 때는 수비력도 어느 정도는 고려된다는 점이다. 그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1루수 박정권 vs 최준석 vs 최희섭

박정권 : 132안타 76득점 18홈런 76타점 17도루 2실책 .306/.398/.494
최준석 : 136안타 63득점 22홈런 82타점 0도루 2실책 .321/.397/.542
최희섭 : 127안타 78득점 21홈런 84타점 4도루 7실책 .286/.398/.482
 

아마도 이번 시상식에 가장 경합을 벌일 포지션이 바로 1루수일 것이다. 그만큼 저 세 선수의 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 비율 스탯은 타율과 장타율이 좋은 최준석이 월등하지만, 그에 비하면 타점이 조금 부족한 편이다. 경기 후반에는 대주자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 득점도 3명 중 가장 저조하다.

 

지난해 월등한 성적으로 1루수 부문의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던 최희섭은 올해도 가장 많은 타점과 득점을 기록 중이지만, 반대로 낮은 타율이 문제다. 수비에서도 다른 두 선수에 비해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3명의 선수 중 가장 수상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박정권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17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주루 플레이에 있어서도 수준급이며, 3명 중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올 시즌 우승팀의 주전 1루수라는 점도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타자로는 몰라도 ‘1루수로서는 3명 중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선수로 보인다.

 

2루수 정근우 vs 조성환

정근우 : 148안타 75득점 2홈런 48타점 33도루 13실책 .305/.377/.375
조성환 : 139안타 83득점 8홈런 52타점 8도루 3실책 .336/.390/.469

 

2루수 부문의 후보는 5명이지만, 실제로는 사실상의 2파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년 동안 황금장갑을 수상했던 조성환과 정근우가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타격성적은 비율 스탯(타율/출루율/장타율)과 누적 스탯(홈런, 타점, 득점)에서 모두 조성환이 정근우에 앞서 있다. 도루를 제외하면 정근우가 공격력으로는 조성환의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수비에 있어서도 일반적으로는 정근우가 조성환보다 좋은 수비수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올 시즌 드러난 결과는 그렇지 않다. 정근우가 127경기에서 13개의 실책을 범한 반면, 조성환이 올 시즌 109경기에서 기록한 에러 개수는 고작 3개에 불과하다. 이만하면 아무리 수비 범위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안정성 면에서 조성환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결국 정근우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 하나는 내구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승 프리미엄이다. 정근우는 올 시즌 총 128경기에 출장했고, 조성환은 111경기 출장에 그쳤다. 적은 경기수로도 좋은 누적 스탯을 기록했다는 것은 조성환의 뛰어남을 반증하는 것이지만, 성실하게 매 경기에 출장한다는 것은 팀에 대한 높은 공헌도를 뜻한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수비에서의 확실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 이상, 조성환의 수상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 유격수 손시헌 vs 강정호

손시헌 : 118안타 51득점 8홈런 62타점 0도루 14실책 .273/.350/.376
강정호 : 135안타 60득점 12홈런 58타점 2도루 23실책 .301/.391/.457

 

유격수 부문은 작년과 똑 같은 구도다. 지난해 경합을 벌였던 두 선수가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 프로야구의 골든글러브는 타력과 수비력이 모두 평가 대상이 되며, 작년에는 수비력에서 앞선 손시헌이 타력에서 앞선 강정호를 따돌리고 개인 통산 2번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되었다. 따라서, 이쯤에서 이들 두 선수의 지난 시즌 성적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시헌 : 119안타 56득점 11홈런 59타점 6도루 10실책 .289/.369/.437
강정호 : 136안타 73득점 23홈런 81타점 3도루 15실책 .286/.349/.508

 

작년과 비교했을 때, 2명 모두 지난해에 비해 타격 성적이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하락의 폭은 손시헌에 비해 강정호가 더 심하다. 팀의 중심타자인 강정호가 아무리 팀 타선이 약하다고 해도 손시헌보다 타점이 부족하다면 고작 홈런이 4개 많은 걸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작년에는 무려 12홈런 22타점 27득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수비력의 열세로 인해 골든글러브를 내주었는데, 올해는 그 차이가 훨씬 적으며, 더군다나 저 많은 실책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만약 올해의 수상자가 강정호가 된다면, 그건 투표권을 가진 투표인단(기자단, 방송사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스스로가 지난해 자신들의 선택을 비웃는 결과가 될 뿐이다. 손시헌이 무난히 2년 연속 수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외야수 박한이 vs 이종욱 vs 손아섭 vs 이용규

김현수 : 150안타 88득점 24홈런 89득점 4도루 .317/.414/.531
김강민 : 127안타 74득점 10홈런 72타점 23도루 .317/.369/.449
박한이 : 114안타 64득점 11홈런 63타점 5도루 .301/.413/.454
이종욱 : 129안타 66득점 5홈런 45타점 30도루 .312/.383/.397
손아섭 : 129안타 85득점 11홈런 47타점 6도루 .306/.377/.438
이용규 : 145안타 74득점 3홈런 51타점 25도루 .307/.398/.371
이대형 : 129안타 73득점 1홈런 43타점 66도루 .261/.341/.304
이진영 : 125안타 56득점 7홈런 50타점 10도루 .331/.381/.460

 

딱 봐도 김현수와 김강민의 성적이 전반적인 균형이나 결과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현수는 최강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김강민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단연 탑으로 꼽히는 수비력을 겸비한 선수란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이대형은 도루왕 자격으로 후보에 올랐지만 비율 스탯이 심각하게 수준 미달이며, 결장한 경기가 많아 누적 스탯이 부족한 이진영도 대세에는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외야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것은 박한이, 이종욱, 손아섭, 이용규의 4명이며, 이들 중 한 명을 뽑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4명 모두 타격 성적에 있어 장단점이 있어 쉽사리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수비는 이종욱과 이용규가 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박한이와 손아섭은 나란히 11개의 보살(외야 송구 아웃)을 기록해 각각 5개와 4개에 그친 이종욱과 이용규를 훨씬 압도했다.

 

일단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을 놓고 보면, 박한이와 손아섭 중에는 출루율에서 앞선 박한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용규와 이종욱의 비교에서도 건강하게 15경기나 더 많이 출장한 이용규의 공헌도를 좀 더 높게 평가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박한이와 이용규가 남은 한 자리의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두고 경합할 것으로 보이며, 개인적인 선택은 노장박한이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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