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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한-미-일 프로야구의 ‘징크스’ 이야기

by 카이져 김홍석 2011. 8. 12.



징크스’의 사전적 의미는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일컫는다. ,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적인 일을 일컬어징크스라고 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교도들 사이에서는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여긴다든지, 한국에서 숫자 4’가 죽음을 연상시킨다 하여 병실 번호 등에서 제외한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징크스를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스포츠 경기장이다.

 

SK의 김성근 감독은 그의 감독 시절 승리 횟수만큼이나 많은 징크스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이는 승리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특정 색깔의 속옷을 입을 경우 승리한다.’ 에서부터 시작하여수염을 기른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면 연승 행진에 들어간다.’ 등 굳이 김 감독을 예로 들지 않아도 선수단 사이에서도 자신만이 믿고 있는 일종의믿음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징크스는 개개인에만 해당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1920, 보스턴 레드삭스는 당시 최고의 좌완 투수이면서 홈런 타자인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로 트레이드 시켰다. 이후 그들은 1918년을 끝으로 86년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루스의 애칭을 딴 밤비노의 저주라고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징크스 중 하나였다. 다행히 레드삭스는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길고 긴 징크스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징크스라는 것은 팀 단위로 발생하여 전 야구팬들에게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염소의 저주‘KFC의 저주

 

13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밤비노의 저주와 함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또 다른 징크스가 있다. 시카고 컵스가 아직까지 깨뜨리지 못한염소의 저주가 그것이다. 1945,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 때샘 지아니스라는 사람이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 염소를 데리고 입장하려고 했다.

 

그러나 구단 측에서 염소의 입장을 거부했고, 그러자 지아니스는 다시는 이곳(리글리 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독설을 퍼부어댔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컵스는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2003시즌, 당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컵스는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 1패로 앞서고 있다가 내리 3연패하며 끝내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1년 현재까지 컵스는 66년째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고, 그들의최근월드시리즈 우승은 1908년의 일로 무려 103년 전 일이다.

 

이와 비슷한 일은 일본에서도 일어났다. ‘코넬 샌더스의 저주’,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의 저주를 말한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KFC 매장 앞에 서 있는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 인형이 바로 그 회사를 일으킨 코넬 샌더스다.

 

사연은 이러했다. 1985년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한신 타이거즈의 한 팬이 KFC 점포에서 샌더스의 모형 인형을 강에 던졌는데, 이후 그 인형을 되찾지 않는 한 한신은 다시는 우승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한신은 2002년까지 17년간 하위권을 전전해야 했다. 그리고 호시노 감독이 부임한 2003, 이라부 히데키 등을 앞세워 센트럴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징크스는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한신은 저팬시리즈에서 다이에 호크스에 무릎을 꿇으며 징크스를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한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DTD 징크스

 

올해로 30년째를 맞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징크스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선수 혹은 감독별로 ‘OO하면 승리/패배한다, ㅁㅁ하면 안타를 칠 수 있다.’라는, 단편적인 이야깃거리가 뉴스화 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팀 단위로 징크스가 생겨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LG 트윈스가 바로 그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다.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단 한 번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LG는 이후 FA 영입 등으로 적지 않은 자본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 시즌에는 한때 공동 선두 구도를 형성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6월 이후 점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4위 자리마저 내준 채 5위로 내려앉았다.

 

이를 두고 혹자는 2002년에 팀을 한국시리즈로 올려놓은 김성근 현 SK 감독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LG의 처사에 빗대어 김성근의 저주라 부르기도 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전임 김재박 감독이 현대 유니콘스 사령탑 시절에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고 이야기 했던 것이 현재 LG에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 이른바 ‘DTD 징크스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징크스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종의 미신이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것은 이러한 야구 외적인 뉴스거리가 팬들에게 또 다른 관심을 가지게 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 유진 김현희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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