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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류현진의 친구(동료)를 소개합니다 – 투수 편

by 카이져 김홍석 2013. 1. 3.

[류친소] 선발진은 리그 최고 수준, 하지만 뒷문은?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야구팬들이 올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류현진과 호흡을 맞춰 시즌을 치를 팀 동료들에게도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5월까지 치른 51경기에서는 32 19패라는 독보적인 성적으로 MLB 30개 팀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의 111경기에서는 5457패의 부진에 빠지며 라이벌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만 했다.

 

자금력이 충분한 다저스 구단은 지난 1년 내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고, 이번 겨울에도 FA 시장에 나온 이름값 높은 선수들의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포스팅 금액까지 합쳐 연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류현진이 팀 내 몸값 서열 10위 권에도 들지 못할 정도의 공룡 구단이 된 상황. 류현진과 함께 호흡을 맞출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기만 하다.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 커쇼 & 그라인키

 

현재 LA 다저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류현진을 3선발로 소개하고 있다. 1선발은 현역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평가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2선발은 얼마 전 6년간 147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잭 그라인키다. 이들은 모두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리그 정상급 에이스들이다.

 

커쇼는 한때 한국 팬들에게 원망의 대상이었던 선수. 지난 2008년 당시 5선발 자리를 두고 박찬호와 경쟁을 펼쳤던 신인 선수가 바로 커쇼였기 때문이다. 당시 시범경기 성적은 박찬호가 더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와 잠재력을 인정받은 커쇼가 5선발로 낙점되었고, 그로 인해 국내 팬들의 실망이 매우 컸었다.

 

하지만 커쇼는 자신을 향한 기대가 결코 과하지 않다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선발 2년차였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1시즌에는 21 5패 평균자책점 2.28의 놀라운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작년에는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14승에 머물렀지만, 2년 연속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라인키는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리그 최정상급 유망주로 손꼽히던 투수지만, 신인 시절에는 적응에 애를 먹으며 고생하다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다. 데뷔 5년차였던 2008년이 되어서야 10승 투수가 됐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16 8패 평균자책점 2.16의 뛰어난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승수는 적은 편이었지만, 당시 그라인키가 기록한 평균자책점이 2000외계인페드로 마르티네즈의 기록(1.74)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라인키는 지난 2년 동안 연속해서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 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2년 연속 15승을 거두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라인키가 연평균 2450만 달러라는 투수 최고 대우를 받을만한 선수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좌완 커쇼와 우완 그라인키의 조합이 리그 최정상급 원투펀치라는 점은 분명하다.

 

교통정리가 필요한 4~5선발진

 

일부 전문가들은 류현진을 다저스의 4선발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것은 조쉬 베켓의 존재 때문이다. 보스턴의 에이스로 명성이 높은 베켓은 최근 몇 년 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매우 고생했는데, 지난해 시즌 중간에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는 다시금 좋은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2007년에는 20승을 거두며 보스턴의 우승에 큰 공헌을 세운 베켓은 포스트시즌에 강한 투수로 특히 유명하다. 2년 동안 베켓이 가을잔치에서 거둔 성적은 7 2패 평균자책 1.74로 매우 훌륭했다.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지만, 다저스 구단이 우승청부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다저스의 5선발은 채드 빌링슬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가 커쇼 이전에 기대를 가지고 육성한 에이스 유망주이며, 한때 팀 내 부동의 2선발이었던 그가 5선발로 내려갔을 정도로 다저스의 선발진은 두텁다. 게다가 이 팀에는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 빌링슬리와 베켓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3명이나 더 있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했지만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좌완 테드 릴리가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나란히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 선발진의 주역으로 활약한 애런 하랑과 크리스 캐퓨아노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다저스는 이들 중 2명 이상을 트레이드 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 그 결과는 류현진의 입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큰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질적인 마무리 불안, 해결책은 있을까?

 

다저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선발투수를 내놓고 노리는 포지션은 바로 마무리투수다. 선발진은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정도로 질과 양에서 모두 풍족한 상황이지만, 구원진은 그렇지 않기 때문. 특히 팀 불펜의 핵심이 되어야 할 마무리투수 자리가 아직 미정이다.

 

마무리 포지션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다저스를 괴롭혀 온 골칫거리였다. 2010년 조나단 브록스턴(현 신시네티 레즈)의 대안으로 꼽혔던 궈홍즈는 2011시즌 초반에 실패를 맛봤고, 그 바통은 신인 하비 구에라가 이어받았다. 그러나 2011시즌 21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로 정착하는 듯 보였던 구에라도 2012시즌이 시작되자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다저스는 구에라의 대안으로 켄리 젠슨을 발탁했고, 젠슨은 4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25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고민을 날려버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젠슨은 지난해 8월 심장 부정맥 증상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지금도 여전히 건강에 의문 부호가 켜져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2011년 시애틀 소속으로 37세이브를 기록한바 있는 브랜든 리그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데, 그 역시 지난해 실패를 맛본 후 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선수다. 이처럼 셋업맨으로는 훌륭하지만, 마무리감으로는 확신할 수 없는 투수들이 대부분이다.

 

너무나 화려한 선발진의 면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펜이 취약한 것이 다저스의 약점이다. 올해 다저스가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할 수 있는지 여부도 류현진의 새로운 동료가 될 구원 투수들이 얼마나 잘 해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MLB.com 메인화면 캡쳐, 한화 이글스]

 

☞ 이 글은 <데일리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P.S. 그 동안 라섹수술을 하는 바람에 컴퓨터 근처에도 가지 못했었습니다. 연말이라 각종 연장 계약 등으로 인해 바쁘기도 했고요. 2013년에는 다시 Daum 스포츠의 야구 전문 칼럼으로 인사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항상 찾아주시는 독자 여러분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