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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통한의 류현진, 상대 선발 버넷의 ‘방망이’에 당했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4. 4. 23.

류현진(27, LA 다저스) A.J. 버넷(37, 필라델피아 필리스)과의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투구내용에서 진 것이 아니라 방망이 싸움에서 졌다. 버넷의 방방이에 의해 류현진의 시즌 4승이 물거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3(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1-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교체되어 패전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다저스가 동점을 만들면서 승패는 기록하지 않게 됐다. 상대 선발 버넷은 7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실점, 마찬가지로 승패 없이 마운드를 물러났다.

 

6이닝 2실점이며 선발투수로서 충분히 제 몫을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9개의 안타를 맞았고, 볼넷도 2개 내주는 등 내용면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맞대결을 펼친 상대 선발 버넷에게 맞은 안타가 실점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였다.

 

타자들이 일찍부터 도와줬더라면 승리투수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지만, 류현진에게 그런 행운은 따르지 않았다. 이로써 류현진은 3 1패의 성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고, 1.93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2.12로 소폭 상승했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도 18이닝에서 멈췄다.

 

출발은 좋았다. 1회 초 수비에서 상대 1~3번 타자를 땅볼 3개로 간단히 처리했다. 투구수도 9개에 불과했다. 류현진이 올 시즌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것은 이번 필라델피아전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2회부터는 매 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내는 불안한 피칭이 이어졌다. 4회까지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잘 버텼으나, 결국 5회에는 사단이 나고 말았다.

 

선두타자로 나온 투수 버넷에게 안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1번 벤 르비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이어진 1 1,2루 상황에서 3번 말론 버드에게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4번 라이언 하워드의 희생 플라이 때 르비어가 홈을 밟아 류현진의 실점은 2점이 됐다.

 

류현진은 상대 투수 버넷과 1번 르비어를 막지 못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이들에게 각각 3안타씩 내줬는데, 그 모두가 연속 안타였다. 특히 3회와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버넷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3회는 병살 등으로 잘 넘겼지만, 5회는 그러지 못했다. 6회에도 2사 후에 만난 이 두 명에게 연속타를 맞았고, 그 때문에 투구수가 늘어나 7회에는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르비어는 지난해에도 류현진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선수. 류현진은 작년에 필라델피아를 한 차례 상대해 7이닝 2실점을 기록한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 르비어는 2루타 2개를 포함해 3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류현진을 괴롭혔다. 이번 경기까지 포함해 류현진 상대 7타수 6안타의 상대전적, 새로운 천적이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넷에게 맞은 3안타는 더 아쉽다. 버넷은 통산 타율이 111리에 불과한 선수. 특히 아메리칸리그에서 뛰다 다시 내셔널리그로 넘어온 2012년 이후의 타율은 고작 7(128타수 9안타)이다. 2년 연속 시즌 전체 안타가 4개였던 투수에게 한 경기 3안타를 내준 것이다. 버넷이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때려낸 것은 1999년 데뷔 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버넷만 잘 막았으면 르비어와의 승부를 좀 더 신중하게 가져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투수인 버넷을 잡기 위해 다소 조급하게 승부를 걸었던 것이 모두 안타로 연결됐고, 그로 인해 경기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사실 류현진도 팀의 득점에 일조했다. 다저스는 5회 초 2실점 한 후 5회 말 공격에서 포수 팀 페데로비치가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류현진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주자를 3루로 보냈고, 이어진 칼 크로포드의 희생플라이 때 페데로비치가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했다.

 

이만하면 류현진도 타석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한 셈이다. 하지만 이날 버넷의 활약은 너무나 대단했다. 두 선발의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투구내용 면에서 열세였음을 부인할 수 없고, 내심 자신이 있었던 방망이 싸움에서는 완전히 밀렸다. 더욱이 버넷에겐 르비어라는 도우미가 있었지만, 다저스 타자들은 공수에 걸쳐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4번의 원정경기에서 2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샌프란시스코 전을 포함해 홈에서는 2번 연속 많은 안타를 내주면서 홈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특별한 변동 사항이 없는 한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5일 후인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5일 후에는 안정적인 피칭과 더불어 시즌 4승과 홈 팬들의 신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코리언 몬스터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 : Yahoo 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