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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NLCS 예상(PHI vs LAD) - 이제 곧 필리스의 시대가 그 막을 올린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9.


‘다수의 예상’대로 밀워키를 3승 1패로 제압하고 올라온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다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은 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격돌한다. 예상대로의 강함을 보여준 팀과 예상치 못한 강함을 과시한 팀의 대결. 힘의 차이는 역력하지만 팬들은 언제나 ‘이변’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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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매번 이변은 가끔가다 한 번씩 일어나기에 그 가치가 있는 것. 다저스라는 팀은 동시에 두 번이나 기적을 일으킬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모두가 알 고 있을 것이다.


▶ 대포 군단과 소총 소대의 대결

이미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던 시카고 컵스를 꺾고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기에 단순한 정규시즌의 전력 분석은 무의미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하고 넘어갈 수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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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가 앞서는 것은 단 두 가지, 바로 방어율과 타율이다. 그 외의 모든 면은 필리스가 앞서 있다. 특히 차이가 나는 것은 홈런. 필리스는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홈런포를 앞세워 정규시즌을 돌파했다.(괄호 안은 리그 내 순위)


재미있는 것은 디비즌 시리즈에서의 성적이다. 다저스는 컵스와의 3경기에서 무려 20점을 뽑는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반면 실점은 고작 6점에 불과. 그 반대라면 모를까 박찬호 때문에 다저스를 오래도록 지켜본 한국의 팬들에게 20득점 6실점이라는 수치는 너무나 생소하다.


하지만 필리델피아도 그에 못지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만만찮은 타격을 보유한 밀워키를 4경기 동안 9득점으로 묶었기에 3승 1패로 비교적 수월하게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선수단의 기세라면 필리스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마지막 4차전에서는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대포 조율도 끝마친 상황. 매니 라미레즈를 제외하고는 거포라고 부를 만한 타자가 전무한 다저스를 상대로 필라델피아의 거포군단이 맞선다.


게다가 다저스를 상대로 필리스의 대포는 불을 뿜을 가능성이 크지만, 필리스를 상대로 다저스의 소총은 침묵을 지킬 확률이 높다. 바로 아래에서 설명하게 될 선수단 구성의 특징 때문이다.


▶ 경기 일정 및 선발 매치업

필라델피아는 디비즌 시리즈 4경기에서 25이닝 동안 5실점하며 1.80의 뛰어난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4명의 선발 투수가 로테이션을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다저스는 새로운 4선발 요원을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바로 신인 좌완 투수 클레이튼 커쇼다. 필라델피아의 막강 좌타자들을 의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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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투수진이 컵스의 타자들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알폰소 소리아노와 아라미스 라미레즈를 비롯해 컵스의 주력 타자들이 죄다 우타자였기 때문이다. 그마나 좌타자라고 있는 후쿠도메(10타수 1안타)가 부진하자, 우완 일색인 다저스의 선발진 앞에서 맥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컵스의 좌타자 부족은 이미 지난해부터 그들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다르다. 8명의 주전 타자 가운데 3,4번인 채이스 어틀리와 라이언 하워드가 좌타자고, 테이블 세터를 형성하게 될 지미 롤린스와 쉐인 빅토리노는 스위치 타자다. 쉽게 말해 다저스의 우완 1~3선발이 등판할 때 1번부터 4번까지가 전부 좌타석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우투수가 좌타자에게 약한 것은 야구의 특성상 너무나도 당연한 일. 컵스를 상대로는 강했을지 모르나 필리스의 타선 앞에서의 다저스 선발진은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로 토레 감독이 우완인 그렉 매덕스 대신 커쇼를 로테이션에 포함시킨 것이지만, 이 또한 시한폭탄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두 명의 스위치 타자와 5,6번에서 버티고 있는 우타 빅뱃 팻 버렐과 제이슨 워스는 여전히 커쇼에게 위협적이다. 특히 신인을 포스트시즌에 선발 등판시킨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험이 아니던가.


필리스는 투수진도 타선처럼 우완과 좌완이 조화되어 있다. 에이스인 하멜스와 노장 모이어는 좌완, 마이어스와 블랜튼은 우완이다. 컵스의 우투수들을 상대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다저스의 좌타자(안드레 이디어, 제임스 로니, 블레이크 드윗)들의 힘이 필리스를 상대로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컵스의 겉으로 드러난 성적이 워낙에 화려해서 다저스와의 상성을 미처 생각지 못했을 뿐, 어쩌면 다저스는 컵스의 천적과도 같은 선수 구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타에 걸쳐 오른손잡이만 즐비했던 컵스는 다저스의 우완 투수와 좌타자에게 힘없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좌-우완이 조화된 필리스의 투수진과 타력 앞에서 다저스가 침몰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 아닐까.


▶ 다시 봐도 매력적인 필리스의 강타선

스위치 타자 2명과 좌타자 2명 그리고 4명의 우타자로 구성된 필리스의 타선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들 한명 한명이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지녔다는 점은 더더욱 그렇다. 다저스만이 아니라 다른 팀들도 이러한 필리스를 상대하기 껄끄러울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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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추축이 되는 구원투수까지도 대부분이 우완이다. 디비즌 시리즈에서 큰 역할을 감당했던 코리 웨이드와 조나단 블랙스턴을 비롯해 마무리 사이토와 롱릴리프 박찬호까지. 때문에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궈홍즈를 이번 시리즈 로스터에 포함시켜 조 베이멀과 더불어 중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들만으로 막을 수 있을까?


글의 가장 위에 나와 있는 양 팀의 올 시즌 상대 전적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승패가 동률일 뿐 경기 내용에 있어서는 필리스가 월등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모두 매니 라미레즈의 이적 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매니가 있었어도 필리스 투수들의 공략에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매니의 비중이 절대적인 다저스에서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더할 나위 없이 크다.


결론 : 필리스에는 디비즌 시리즈에서도 2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성공시킨 리그 최고의 마무리 브래드 릿지(2승 무패 41세이브 0블론 1.95)가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기본적인 전력의 우위에다가, 야구의 특성에 기인한 상성상의 확실한 우세. 더군다나 골드글러브급 내야 수비수가 세 명이나 포함된 필리스의 수비는 더할 나위 없이 탄탄하다. 아무리 매니 라미레즈가 날고 긴다 해도 이 차이를 혼자서 커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필리스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P.S. 본 칼럼은 2008시즌 MLB 포스트시즌을 맞이하여 [김홍석의 야구스페셜][야구라의 뻬이쓰볼]이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각자가 맡은 팀의 장점만을 부각시켜 해당 팀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전망하는 새로운 형식의 글이다. 본문 중에는 글의 재미와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약간의 과장과 거친 표현을 사용했음을 밝혀둔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