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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디비즌시리즈 전망①[PHI vs COL] - 리그 최강의 창을 가린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9. 10. 6.
올 시즌 내셔널리그는 90승 이상을 거둔 승률 1~4위 팀이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작년의 LA 다저스처럼 특이한 케이스 없이 충분한 자격을 갖춘 팀들이 ‘리그 최강’을 놓고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지난해 다저스는 리그 8위에 불과했지만, 서부지구 1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디비즌 시리즈에서는 색깔이 비슷한 팀들끼리 맞붙게 됐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강한 투수력을 보유한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일전을 치르고, 그와 정반대로 가장 강한 타력을 보유한 ‘디펜딩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콜로라도 로키스가 격돌한다. 오늘은 우선 화끈한 화력전으로 펼쳐질 필리스와 로키스의 시리즈를 먼저 살펴본자.

▶ 정규시즌 전력비교

아래 표에서 파란색은 우세를, 빨간색은 열세를 나타낸다. 하지만 굳이 색깔 구분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수치로 드러난 두 팀의 색깔은 너무나도 닮아 있다. 투수력은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타력에서는 리그 1,2위를 다투는 팀. 정확도 보다는 홈런 한 방의 파괴력이 돋보이며, 발 빠른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뛰는 야구도 가능한 최강의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나란히 후반기에 리그 최다승(45승)을 거두는 상승세를 타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필리스의 경우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득점력이 저하(5.35->4.74점)되고 말았지만, 평균자책점이 4.61에서 3.65로 좋아지면서 전체적인 밸런스에서는 한층 나아진 상태다.

로키스는 시즌 초반 성적 부진(18승 28패)의 이유로 클린트 허들 감독을 일찌감치 경질시켰다. 이후 짐 트레이시가 지휘봉을 잡더니 갑자기 74승 42패(.638)의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급반전으로 와일드카드를 확보했다. 밸런스를 따지자면 필리스에 조금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기세만큼은 ‘이기는 야구’에 익숙해진 로키스가 조금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양 팀 간의 상대 전적은 4승 2패로 필라델피아가 앞서 있지만, 모든 전력이 축약되어 맞붙는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에서의 결과는 무의미하다. 외견상으로는 ‘디펜딩 챔피언’인 필라델피아가 로키스의 거센 도전을 받는 형국이지만, 오히려 설욕을 노리고 있는 쪽은 필리스다. 이들 두 팀은 2007년 디비즌 시리즈에서 맞붙은 전적이 있으며, 당시 로키스가 1~3차전을 싹쓸이 하며 필리스를 침몰시킨 바 있다.

▶ 경기 일정 및 예상되는 선발 매치업 분석

지난해 챔피언이자 올 시즌 동부지구 1위인 필리스는 홈 어드벤티지를 확보했다. 전통적으로 쿠어스필드에서 만큼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강한 콜로라도를 상대하면서, 1~2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다행스러운 점이다.(로키스 홈 : 51승 30패, 원정 : 41승 40패)

선발 매치업에서는 양 팀 모두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양적 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필리스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J.A. 햅(12승 4패 2.93)을 구원으로 돌렸고, 콜로라도도 10승 투수인 제이슨 하멜(10승 8패 4.33)을 선발에서 제외했을 정도다. 선발이 일찍 무너진다 해도 그 대타로 투입될 선수의 레벨도 주전급 못지않다.

필리스의 1선발 콜 하멜스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 1.80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팀을 챔피언으로 끌어 올린 장본인이고, 2선발과 4선발은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경험이 풍부한 노장 제이미 모이어(12승 10패 4.94)가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 공백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로키스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1선발 우발도 히메네즈는 2007년 세 번의 선발 등판을 16이닝 4실점(2.25)으로 잘 막아내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공헌한 바 있으며, 그를 포함해 15승 투수가 3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특히 호르헤 데 라 로사는 시즌 첫 10경기에서 6패만을 당했으나 23경기에서 무려 16승을 거두며 시즌 중반 이후 로키스의 상승세를 견인한 장본인이다.

▶ 최강의 창을 가린다!

라이언 하워드(45홈런 141타점)-제이슨 워스(36홈런 99타점)-라울 이바네즈(34홈런 93타점)-채이스 어틀리(31홈런 93타점)로 이어지는 4명의 30홈런 타자를 보유한 필라델피아는 ‘야구의 꽃’인 홈런이 가지는 효과를 극대화 시킬 줄 아는 팀이다. 100타점은 한 명 뿐이지만, 100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4명이나 된다.

지미 롤린스와 쉐인 빅토리노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조차도 정교함보다는 장타로 승부한다.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4명이며, 이 중 3명은 20-20클럽 가입자다. 홈런 1위인 팀이 도루 성공률(81%)에서조차 압도적인 리그 1위라는 점은 공포 그 자체다. 팀홈런과 경기당 평균득점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라델피아의 화력은 분명히 내셔널리그 최강이다.

2년 전 ‘록토버(Roctober) 기적’의 주역이었던 트로이 툴로위츠키(32홈런 92타점 .297)는 이제 팀의 핵심 멤버로 성장했다. 토드 헬튼(15홈런 86타점 .325)의 정교함은 여전하고, 총 8명의 타자가 최소 13개 이상의 홈런포를 가동한 ‘한 방 있는’ 타자들이다.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지만 타선 전체가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지뢰밭이다.

물론 냉정하게 평가하면 로키스보다는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필리스의 타선에 좀 더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로 2년 전, 그때도 이와 같은 강타선을 갖추고 있는 필리스는 로키스 투수진에게 3경기 합계 8득점(로키스 16득점)으로 제압당하며 패전의 원인을 제공한 바 있다. 두 팀 가운데 단기전에서 좀 더 적합한 타격을 보여주는 팀이 어디가 될런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 아킬레스건

필리스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두 명의 에이스가 맹활약을 해줬기 때문이다. 한 명은 에이스인 하멜스였고, 또 다른 한 명은 7번의 세이브 찬스를 모두 성공시킨 ‘불펜에이스’ 브래드 릿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총 48번의 세이브 찬스에서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던 릿지(31세이브 11블론 7.21)는 올 시즌 내내 ‘불쇼’를 일삼으며 팬들의 속을 태웠다. 지난해보다 강해진 타력과 선발진을 보유하고도 필리스의 2연패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릿지의 부진 때문이다.

필라델피아에는 박찬호의 공백을 크게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불펜 투수가 많지만 ‘좋은 마무리감’은 한 명도 없다. 나머지 투수들 가운데 그나마 마무리 경력이 있는 브렛 마이어스도 최근 4경기 중에 3번이나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말았다. 결국 물량으로 릿지의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반대로 로키스는 쓸만한 마무리 투수인 휴스턴 스트릿(35세이브 2블론 3.06)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구원투수들이다. 클리블랜드에서 이적해 온 후 다시금 ‘방탄코트’로 부활한 라파엘 베탄코트(이적 후 1.78) 외에는 믿을 만한 구원투수가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구원투수 전체 평균자책 4.53 - NL 13위)

예년에 비해 훨씬 두터워진 선발진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 7이닝 이상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7~8회를 믿고 맡길 투수가 필요한데 베탄코트 한 명으로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베탄코트와 스트릿은 모두 우완, 필리스의 주전 타자 8명 중 5명이 좌타자나 스위치타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좌완 셋업맨의 부재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할 팀은?

‘팻 길릭의 저주’를 단번에 깨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디펜딩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또 한 번의 와일드카드 신화를 꿈꾸는 콜로라도 로키스. 과연 이 시리즈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까. 너무나도 비슷한 색깔의 두 팀의 2년 만의 재대결이라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2000년대 들어 작년까지 9번의 포스트 시즌에서 와일드카드 팀이 승리한 경우가 총 12번으로 그 반대 경우에 비해 두 배나 많았다는 점이다. 굳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필자 역시도 그와 같은 이유로 최근 기세가 더욱 두드러졌던 로키스의 승리를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사진=필라델피아 필리스, 콜로라도 로키스 홈페이지 캡쳐]

//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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