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새 시즌 맞이하는 두산, 잊은 것은 없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9.



긴 겨울방학을 지나고 새 학기를 맞게 되는 학생들은 개학 전에 챙겨야 할 것들 중 잊은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하기 마련이다
. 새 시즌을 맞는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개막 전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겨우내 나름의 최선을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불안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새 시즌을 맞는 두산은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들을 메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해 14승을 기록하며 팀 내 에이스로 활약, 카도쿠라와 함께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맹활약한 히메네스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인 더스틴 니퍼트를 데려오며 메웠고, 좌완 부족을 갈증을 해소해 줄 적임자로 꼽히는 이혜천을 일본에서 복귀시켰다. 마지막으로는 베네수엘라 출신 라몬 라미레즈를 영입하며 4선발까지의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이렇게만 놓고 봤을 때, 현재 두산의 전력은 딱히 흠잡을 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이미 타선 쪽에서는 별다른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마운드가 약점으로 지적되었는데, 올 시즌 전력보강을 통해 마운드가 한층 강화되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두산이 미처 완성하지 못한 한 조각 퍼즐이 존재한다. 바로 좌완 불펜 요원이다.

 

두산의 좌완 불펜 요원은 현재 이현승, 장민익, 정대현, 이현호 그리고 김창훈으로 압축된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이름이 있다. 바로 이현승이다.

 

일단 이현승이 불펜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준다면, 부족하긴 해도 불펜 운용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현승이 불펜에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쳤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이현승은 스프링캠프 동안 선발과 불펜 보직을 김경문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했던 장본인이다. 만약 선발진에 누수가 생긴다면 선발로 전환하게 될 1순위 후보라는 뜻이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두산의 불펜진은 네 명의 젊은 투수들이 이현승의 몫을 대신해야만 한다. 이들은 모두 1군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고, 심지어 이현호는 올 시즌 입단한 신인이다. 그야말로 택도 없는 이야기다. 두산이 리빌딩을 목표로 삼고 있는 팀도 아니고, 이러한 무리한 운용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현승이 선발로 전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수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부상이란 위험에 노출될 지 알 수 없다. 만약 이현승이 부상이라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더구나 이현승은 지난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두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바 있다. 그러한 선수 한 명이 짊어지기에는 그 책임감이 너무 크다.

 

두산이 안고 있는 불안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년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이용찬은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페넌트레이스 말미에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이용찬이 기록한 성적 자체만 놓고 본다면 그리 나빴다고 만은 할 수 없는 성적(25세이브 평균자책 3.24)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훌륭하다고 할 수도 없다. 이용찬의 월별 성적을 살펴보면 상당히 들쭉날쭉한 피칭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좋을 때와 나쁠 때가 확실히 구분되면서 격월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매월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격차가 너무 심하다.(예를 들면 5월 평균자책 7.88, 6 1.59)

 

더불어 시즌 초중반까지는 위력적인 패스트볼로 타자를 압도하다가도 시즌 막바지에 도달하게 되면 급격한 구위의 하락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년간 두산은 시즌 말미까지도 치열한 순위경쟁을 해왔다. 그러한 시점에 마무리 투수가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다면 경쟁 상대에게는 그보다 더한 호재가 없을 것이다.

 

또 한 명의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임태훈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08시즌 마무리 투수로 잠시 전향했다가 혼쭐난 경험이 있다. 불펜으로는 이제젊은 베테랑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수많은 경험으로 다져졌지만, 마무리 투수로써의 경험은 일천하다. 더구나 지난 시즌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이전만큼 확고한 믿음을 주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 시즌 개막까지 약 한 달여의 시간이 남은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는 앞서 거론한 약점들을 수정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두산은 근 몇 년간 꾸준히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예상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전통을 이어온 팀이다올 시즌에도 두산의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나갈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버닝곰 김성현[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흥미로운 글이었다면 아래 view on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