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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가르시아 & 알드리지, 재계약 가능할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1. 9. 14.

올 시즌 한국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 중에 타자는 모두 3명이다. 라이언 가코(삼성)와 코리 알드리지(넥센), 그리고 시즌 중반에 교체 선수로 합류한 카림 가르시아(한화)까지. 하지만 이중에서 개인 성적 면에서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준 외국인 타자는 한 명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투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외인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강타자 출신이란 화려한 경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삼성의 가코는, 1홈런 28타점 타율 .243이라는 초라한 기록보다는나믿가믿이라는 실패한 유행어만 남긴 채 가장 먼저 퇴출되었다. 류중일 감독과 모상기라는 깜짝 스타의 등장을 초래하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게 그의 유일한 존재가치였다.

 

넥센의 알드리지는 외인 타자로서는 유일하게 한 시즌을 개근하고 있지만, 17홈런 62타점 타율 .247의 반쪽짜리 성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팀 성적도 꼴찌에 그치고 있어 알드리지의 가치는 더욱 빛이 바랜다. 전문가들도그나마 넥센이었기에 알드리지가 끝까지 갈수 있었다. 4강권 팀이었다면 벌써 퇴출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낙제점을 줬다.

 

9월 들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알드리지의 후반기 성적(24경기 3홈런 13타점 .195)은 전반기(77경기 14홈런 49타점 .263)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하락했다. 시즌 초반 퇴출 위기에도 알드리지를 감쌌던 김시진 감독은 최근 활약에 대해서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짧게 평가했다. 바꿔 말하면 기대하던 만큼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우회적인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다.

 

시즌 중반부터 합류한 가르시아는 유일한 한국무대 경력자답게 초반에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입국 당시부터갈샤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 팬들의 열광적인 환대를 받았던 가르시아는, 한화 입단과 동시에 홈런포를 뻥뻥 터뜨리는가 하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팬들의 위한 쇼맨십까지 발휘하며 짧은 시간에 한화의 새로운 인기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성적의 꾸준함은 등장 당시의 화려함에 비하여 못 미쳤다. 가르시아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6월에만 14경기에서 6홈런 23타점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쳤고, 그 결과 6월의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7월 이후로는 45경기에서 6홈런 20타점을 기록 중이고, 시즌 타율도 나날이 하락하다니 현재는 .228에 불과하다. 애당초 타율보다는 타점(43)과 클러치능력을 기대했다지만, 30경기에서 10개를 쏘아 올렸던 홈런포가 이후 29경기에서는 2개에 그치고 있어 한화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이래저래 재계약을 낙관하기에는 2% 아쉬운 성적표다.

 

세 선수들의 공통점은 모두 적응력이나 인성 면에서는 역대 어느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구단 관계자들이 하나같이이렇게 착한 선수는 처음 봤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큼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한국문화나 한국야구에 대한 존중과 적응력도 뛰어났다.

 

알드리지는 스스럼없이 김시진 감독에게 다가가 장난을 칠 정도고, 한국무대 4년차인 가르시아는 동료들과 한국음식을 즐기고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한 관계자는성적이 평소 성격만큼만 나왔어도 당장 재계약감인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현재 소속구단들은 기존 외국인 타자들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 일제히 함구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아있는데다 공연히 계약문제가 공론화 되었다간, 선수의 경기력이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사정을 잘아는 관계자들은 대체로힘들지 않겠냐며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최근 2~3년간 외국인 타자로 재미를 본 팀은 거의 없다. 그만큼 한국무대의 수준이 높아지며 살아남는 외국인 타자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구는 결국 타자보다 투수 한 명을 잘 영입하는 게 팀 성적에 미치는 효과이 크다. 넥센과 한화도 외국인 타자들 때문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성적은 하위권이지 않나. 확실하게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지 않는 한은 앞으로 한국무대에서 외국인 타자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즈나 호세, 데이비스, 브룸바 같은 선수들은 한국무대에서 외국인 타자로서 상종가를 누렸다. 지금 뛰고 있는 가르시아만 해도 웬만한 국내 선수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무대에서 과연 이들의 파이팅을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 구사일생 이준목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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