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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KIA 로페즈-트레비스, 재계약 장담 못한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9. 16.



전반기
KIA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용병 듀오 로페즈와 트레비스의 미래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로페즈는 옆구리 부상 이후 등판 경기마다 난타당하고 있으며, 트레비스 역시 후반기 들어 승리를 챙기기는커녕,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국내 리그를 무시하는듯한 돌출행동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후반기 들어 부진한 투구로 일관하면서, 내년 시즌까지 뛸 것이 확실해보였던 이들의 미래도 불확실한 처지에 놓였다.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로페즈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당 평균 7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면서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로 군림했던 로페즈의 부상 복귀 이후 성적은 처참하다. 로페즈는 부상에서 돌아온 8 18일 이후 6경기에서 27이닝을 던지는 동안 26점을 내줬고, 피안타율 .339, 피장타율 .523을 기록할 정도로 던졌다하면 안타에 장타까지 얻어맞는 최악의 투구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최고의 선발 투수답지 않게 로페즈가 등판한 경기 가운데 피안타율이 3할이 되지 않는 경기는 8 28 SK전에 불펜투수로 나와 4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경기가 유일하며, 5경기 선발에서의 기록은 평균자책 9점으로 1이닝에 1점을 꼬박꼬박 주고 있으며, 105명의 타자를 상대해 36명에게 안타를 맞는 등, 피안타율이 .375에 이른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641에 불과했던 로페즈의 피OPS는 후반기 .936으로 치솟았고, 3점대 초반이었던 평균자책은 어느새 4점대를 바라보는 3.83까지 치솟았다. 로페즈의 최근 부진은 흡사 작년 전반기의 부진을 다시 보는 듯하다. 작년 전반기에 로페즈는 평균자책 5.63, OPS .833으로 부진했고, 후반기에 호투하지 않았더라면(후반기 평균자책 3.17) 재계약은 어려웠을 것이다.

 

올해는 작년과 반대로 전반기 최고의 투수에서 후반기 최악의 투수로 변모했다. 부상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포스트시즌에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재계약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더욱이 1975년생인 로페즈는 한국나이로 내년이면 서른여덟 살이 된다. 현역 투수들 가운데 로페즈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아무도 없다. 국내 선수보다 선수 생명이 긴 외국인 선수라고는 해도, 그의 적지 않은 나이는 KIA 구단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로페즈, 불펜으로 보직변경도 생각해봐야

 

로페즈와 내년에도 함께 할 생각이고, 포스트시즌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면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보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현재 KIA의 가장 큰 문제는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것이고, 로페즈는 국내 리그에 오기 전까지 미국 무대에서 주로 불펜 투수로 뛴 경험이 더 많은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159경기에 출장했지만, 단 한 경기도 선발 투수로 뛴 적이 없으며, KIA 입단 직전 해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주축 불펜 투수로 78 2/3이닝을 투구, 3.55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활약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뿐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도 로페즈는 불펜 경험이 더 많은 투수다. 트리플 A에서 203경기에 뛰는 동안 선발로 뛴 경기는 13경기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9년 전인 2002년에 11경기에 선발로 나와 던진 시즌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불펜 투수로 뛴 선수가 로페즈다. 아이러니하게도 KIA 입단 후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였지만,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시절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로페즈는 선발 보다는 불펜 투수 경험이 더 많은 투수다.

 

국내 입단 이후에도 6차례의 불펜 등판 기록이 있다. 아직 국내 리그에 적응하지 못했던 2009 4월에만 구원으로 3경기 나와 3.24의 평균자책을 기록했고, 세 번째 구원 등판에서 삼성을 상대로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이후 선발 투수로 본격적인 활약을 보였다. 두 번째 시즌에는 구원으로 한 경기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챙겼고, 올 시즌에는 두 경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무실점, 1 1세이브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표본은 작지만, 적응을 요했던 2009시즌의 기록을 제외하면 로페즈의 불펜 등판 성적은 3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3피안타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옆구리 부상 이후 구위를 잃어버린 로페즈가 1군 복귀 이후 유일하게 잘 던진 경기가 8 28 SK전에서 불펜투수로 등판해 상대 타선을 4이닝 무실점 1피안타 6탈삼진으로 잡아낸 경기였다는 사실도 로페즈의 불펜행을 지지해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KIA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로페즈가 부상 후유증을 털어버리고 구위를 회복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는 것이지만, 선발 투수로 등판해 투구수가 누적될수록 피안타율이 높아진다면, 불펜으로 보직 변경도 선수와 구단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발투수로 뛰기 위해서 한국무대에 뛰어든 로페즈이니만큼 KIA 구단이 그를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트레비스, 성격 못 고치면 작별해야

 

로페즈의 부진도 문제지만, 전반기까지 7 4패 평균자책 3.05를 기록하고 있었던 트레비스의 부진도 KIA를 몰락시킨 주요 원인이다. 트레비스는 후반기 첫 경기인 삼성전에서 7 2/3이닝 동안 2자책의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기 이후로, 선발로 네 경기 연속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16이닝을 투구하면서 피안타율은 .371에 이르고 피장타율은 6할대를 상회하고 있다.

 

가장 최근 두 경기는 불펜으로 나왔지만 이마저도 썩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수요일 한화전에서는 7회 마운드에 올라 최진행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맞으며 추가점을 내줬다. 게다가 최진행이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 때 빨리 돌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트레비스는 미국에서는 그렇게 천천히 돌지 않는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트레비스가 뛰고 있는 무대는 미국이 아닌 한국이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진행 정도의 스피드로 베이스를 도는 타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트레비스가 상대 팀 선수를 상대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8 1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채태인을 사구로 맞춘 이후에 되려 채태인에게 화를 내기도 했고, 8 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양의지에게 홈런을 허용하자, 역시 양의지를 따라 베이스를 돌며 왜 더 빨리 베이스를 돌지 않느냐며 화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트레비스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국내 리그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처음에는 트레비스의 거친 행동에도 승부욕이 뛰어나다며 좋게 봤던 팬들도 이제는 트레비스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도 자취를 감춘 상태다. 후반기에 구위도 떨어지고 마운드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잇달아 노출하면서 트레비스의 재계약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제구력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불펜투수로의 보직 변경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KIA의 조범현 감독은 플레이오프 직행을 포기하며, 준플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남은 경기 KIA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무리를 하기 보다는 포스트시즌 준비에 착실하게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은 로페즈와 트레비스에게도 컨디션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줄 것이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팀의 영웅과 다름없었던 KIA의 용병 듀오가 이제는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로페즈와 트레비스는 모두 포스트시즌이라는 마지막 기회를 남겨두고 있다. 이들이 포스트시즌 대활약을 통해 내년에도 국내 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여부는 한 달 뒤에 가려질 것이다.

 

// Lenore 신희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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