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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후쿠도메 코스케 vs 쿠바 홈런왕 알렉세이 라미레즈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2. 24.


시카고를 연고로 하는 두 팀 화이트삭스와 컵스가 각각 새로운 타자를 영입하며 타격을 보강했다.


컵스는 얼마 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의 강타자 후쿠도메 코스케를 4년간 48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일본 리그에서 9년간 활약하며 192홈런 647타점을 기록한 후쿠도메지만, 이 영입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1200만 불에 달하는 그의 연봉을 생각했을 때 최소한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급의 성적, 즉 25홈런 100타점 정도는 해줘야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일본에서 8년간 188홈런 570타점을 기록한 후 템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한 이와무리 아키노리의 올 시즌 홈런 개수는 7개였다.


선수 영입에 거액을 투자한 컵스와 달리 화이트삭스는 큰돈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착실하게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올스타급 유격수 올랜도 카브레라와 외야 유망주 카를로스 쿠엔틴을 영입한 그들은 이번에는 쿠바의 망명선수인 알렉세이 라미레즈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쿠바 리그 홈런왕 출신인 그를 잡는 데 들어간 금액은 겨우(?) 4년간 475만 달러, 각종 옵션을 포함하면 최대 80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지만 그래봤자 연간 2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후쿠도메를 영입하기 위해 컵스가 투자한 돈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률이 낮지 않다는 평가를 듣고 있으며, 어쩌면 이번 화이트삭스의 영입은 올 스토브리그 최고의 영입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쿠바 출신의 뛰어난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정착한 사례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던 것은 아니다. 스테로이드로 얼룩지며 그 명성에 흠집이 나긴 했지만, 둘이 합쳐서 100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동갑내기 라파엘 팔메이로(569개)와 호세 칸세코(462개)가 바로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들이다.


투수의 경우도 최근 10년 동안에도 리반과 올랜도 에르난데스 형제를 영입했던 플로리다 말린스와 뉴욕 양키스는 그들의활약으로 월드시리즈를 재패했다. 화이트삭스도 지난 2005년 쿠바출신의 호세 콘트라레스가 맹활약한 덕분에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당장 내년에 알렉세이 라미레즈가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그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아직까지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후쿠도메와 비교했을 때 성공 가능성은 비슷하지만, 무난히 적응했을 경우의 기대치는 오히려 라미레즈 쪽이 더 높아 보인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한다면 헐값에 쿠바 리그 홈런왕을 영입한 화이트삭스 켄 윌리암스 단장의 능력이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100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어야만 하는 시카고 컵스. 메이저리그 승률 1위 팀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미겔 카브레라-돈트렐 윌리스의 영입으로 당장 리그 최강 전력을 갖추게 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과연 이들 중 현명한 선택을 한 쪽은 어디일까? 시카고를 연고로 한 두 팀의 내년 시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