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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2.

200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우승 기념 축하 퍼레이드가 있었습니다. 물론 필라델피아 시내에서죠.


필라델피아는 미국 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엄청난 대도시죠. 지역 연고의 스포츠팀들이 워낙에 수십년 동안 우승과 거리가 멀었을 뿐, 분명한 빅마켓 팀이죠. 이번 필리스의 우승은 지난 1983년 NBA 필라델피아 76ers의 우승 이후 무려 25년 만의 대사건이었습니다.


당연히 우승 퍼레이드에 대한 관심도 엄청났는데요.(사진을 클릭하시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위의 엄청난 인파가 보이십니까? 수십만의 인파가 거리로 몰려나와 필리스 선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월드컴 응원이나 촛불집회가 아니면 모이기 힘든 인파가 지역 연고 야구 팀의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것이지요.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선수들이 지나갈 때는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좌우로 갈라지며 그들의 영웅을 맞이합니다. 전국구로는 비인기팀이기에 역대 최악의 월드시리즈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필라델피아 지역에서만큼은 50%에 달하는 엄청난 관심이 집중되었다고 하더군요.



말을 타고 들어오는 모습이 중세시대 승전 퍼레이드를 연상케 하네요. 마차 맨 오른쪽의 선수는 월드시리즈 14타수 1안타에 빛(?)나는 팻 버렐입니다.

30개 팀이 존재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것은 확률적으로도 평생 한 두 번 볼까 말까한 대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어쩌면 이 팬들의 심정은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때 한국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선수단을 태운 트레일러가 지나가자 팬들이 열광하고 있네요. 한국에서도 이만한 규모의 우승 퍼레이드가 가능할까요?

퍼레이드의 마지막 종착역은 그들의 홈 구장인 Citizens Bank Park입니다. 들어선 관중들이 보이십니까? 45,000석의 구장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모여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필리스의 올스타 2루수 채이스 어틀리가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찰리 매뉴얼 감독입니다.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죠. 팬들을 향해 "Yo, man. We love you."라고 말했다는군요.

쉐인 빅토리노가 월드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가는 모습입니다. 28년 전인 198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루수이자 8번의 홈런왕에 빛나는 마이크 슈미트의 시대 이후 사상 두 번째로 팀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다준 지금의 필리스 선수들. 팬들에겐 이들이 진정한 영웅일 것입니다.


1883년 메이저리그가 갓 태동하던 시기부터 그 역사를 함께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그런 팀이 처음으로 월드시리즈를 차지한 것이 1980년이라니 그 팀의 팬들이 가진 한은 오죽했을까요.
 

어쩌면 이번 우승을 계기로 필라델피아 시민들의 마음 속에 야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겠죠. 그렇다면 필리스는 진정한 빅마켓 팀 다운 위용을 갖추고 전국구 인기팀으로 급성장할 수도 있겠지요.


이 모든 것을 일구어낸 1등 공신 팻 길릭 단장. 71세인 그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결심을 밝혔습니다. 하나의 역사를 일구어내고 무대에서 내려가려하는 진정한 영웅의 퇴장이 무척이나 아쉽네요.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사상 2번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김홍석(
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