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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지도자와 감독, 그리고 대통령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29.

#. 야구에서 감독의 판단 하나는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도, 패배로 이끌 수도 있다. 순간적인 오판이 경기 흐름을 망칠 수 있고, 순간적인 용병술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도 있는 법이다.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스몰볼과 빅볼을 교묘하게 섞은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은 그래서 더욱 빛나는 것이다.

고교야구는 감독의 비중이 프로보다 더 크다. 수비코치나 작전코치, 베터리 코치 등이 없기 때문이다. 3루 베이스에서 직접 작전지시를 내려야 하는 고교야구 감독은 모든 작전을 신중하게 가져가야 한다. 똑같은 스퀴즈 작전을 펼쳐도 순식간에 2점을 내는 경우도, 트리플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도 있다.

'야구란 무엇인가'를 지은 레너드 코페트 역시 '똑같은 작전을 써도 이것이 먹히느냐 아니냐에 대한 여부는 전적으로 감독 역량에 달려있다'고 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해도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인 셈이다.

#. 이는 야구판 뿐만이 아니다. 기업이건 국가건, CEO나 대통령이 제자리에서, 제 모습으로, 제 구실을 다 해야 해당 기업이나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술자리에서 CEO나 대통령을 욕할 수 있는 것도 결국 기업이나 대한민국에 애정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것이 애증(愛憎)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관심이 많기 때문에 칭찬도, 욕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국가대표 감독'이었다. 그가 덕장이었는지 용장이었는지, 나라의 좋은 주인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후세의 평가에 달려있다. 적어도 확실한 것은 그가 5년간 국가대표 감독으로 갖은 고생 끝에 물러났다는 사실이다. 역대 대통령들께서 그래왔듯이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많은 공간을 남기고자 한다. 그 공간을 채우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 몫이기 때문이다. 제 16대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기원하며.... ▶◀

<사진 = ⓒ 유진>

// 유진(http://mlbspecial.net)

※ 본 고는 위클리 이닝(inning.co.kr)에서 'Editors Note'에 제가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