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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마해영이 말하는 ‘선수인권’의 실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2.

엑스포츠 마해영 해설위원은 그의 저서 <마해영의 야구본색>에서 선수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언급한 바 있다. 3천만 원이 조금 넘는 연봉으로 1년 살림을 살아야 했던 한 선수의 경우 구단의 '연봉 삭감' 통보를 받고 난 이후 구단에 이의를 제기하자 다음 날 바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에 권시형 한국 프로야구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설문조사를 통하여 '현재 연봉에 만족하는 프로야구 선수는 19.4%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마해영 위원도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힌국프로야구 제도 및 선수인권 실태 토론회'에서 같은 목소리를 냈다.


▷ 선수인권, 무엇이 문제인가?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입(연봉)에 관한 것이다. 특히, 2군 선수들은 '최저 연봉 2,400만원(내년 기준. 올해까지는 2,000만원)으로는 선수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 달 월급 200만원으로 생활하기에는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각종 야구 장비들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자루에 6만원~15만원 정도 하는 야구 방망이의 경우를 예로 들 경우, 한 달에 다섯 자루만 부러져도 이를 자비로 충당할 경우 선수들에게 오는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기혼자의 경우 살림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미혼자에 비해 이중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를 '노동자'로 안 보는 시각도 선수 인권을 사각지대로 몰아넣는다. 전화 한 통화로 '짐 싸서 집에 가라'는 한 마디 이야기로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 계약직이기 때문에 퇴직금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박봉'을 받는 선수들의 현주소다. 그래서 프로야구 선수들은 '노후에 대한 불안'이 큰 직업군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이는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 마해영 위원, "연봉협상에서 불리한 것은 결국 선수들"

이미 자신의 저서를 통하여 비슷한 견해를 표했던 마해영 위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구단과 매년 연봉 협상에 들어가면, 협상을 길게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구단과 만나도 연봉에 크게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계약하지 않으면 불리한 것은 구단이 아니라 선수들이기 때문에 협상에 임하는 구단이 전혀 아쉬울 것이 없다.

왜냐하면 선수들은 1월 31일까지 구단과 계약되지 않으면, 매일 연봉의 1/300씩 깎여서 지급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2월 1일 전까지 선수가 계약하지 않을래야 계약하지 않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연봉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연봉조정 신청에 들어가는 것이 맞는 순서인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의 모습을 띄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봉 조정 기간이 계약 기간 앞에 있다. 이는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마해영 위원은 '신인 선수들에게 계약금을 주지 않고 신고 선수로 입단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 과정에서 선수로서 괜찮은 모습을 보이면 정식으로 선수등록을 시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거주지를 마련해 주고, 고액 연봉을 주는 등 섭섭지 않은 대우를 약속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라며 아쉬움을 표한다. 그 선수들도 결국 본국에서는 대우를 잘 못 받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선수들이 부자인 것처럼' 부각시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시한다. 그렇게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몇몇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마해영 위원은 이러한 모습만 비춰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이러한 선수들의 어려움은 '선수협의회'를 통하여 대화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마해영 위원은 "한 해에 6~70명이 야구를 그만두는데, 그 시점부터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프로야구 코치들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은퇴를 하자마자 코치하는 경우 몇 명 없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면 '사회적으로 공황 상태 빠진다'고 지적한다. 결국 현역 시절 수입으로 평생을 버텨야 하는 실질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면서도 "작년 은퇴한 선수들 중 직업 못 구한 선수들 많다. 가장 잘 풀린 케이스가 본인이고, 그 다음으로 잘 풀린 케이스가 2군 코치로 계약을 맺은 경우"라고 덧붙였다.

//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