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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승리없이도 빛났던 두 선수의 역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3.

 클락의 끝내기 안타로 히어로즈가 두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을 끈질기게 쫒던 히어로즈는 9회말 두산의 마무리 이용찬을 무너뜨리며 결국 마지막에 웃었다. 이로써 이번 주중 목동 3연전은 히어로즈의 우위로 마무리 되었다. 

히어로즈 입장에선 역전승을 거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지만 선발 김수경의 호투는 단순히 1승을 거둔 것보다도 더욱 값진 성과였다 할 수 있겠다. 두산 역시 비록 패했으나 흔들리는 선발진에 힘을 실어줄 만한 유능한 선발 자원을 얻었다는 데에 어느정도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에이스가 돌아왔다

'투수왕국' 현대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수경. 물론 현대때와 같은 '닥터 K'의 면모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서서히 자신의 기량을 회복해가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물론 올 시즌 3승 6패로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그가 지난 한화전과 기아전에 이어 이번 두산전까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6회 2사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김수경이 두산에게 내준 점수는 단 한점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이원석의 솔로홈런이었으니 사실상 김수경의 피칭은 완벽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다. 비록 승리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김시진 감독이 그에게 박수를 보낸 것은 필자와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강속구를 잃은 뒤 김수경은 여느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듯 했다. 실제로 강속구 투수가 기교파로 넘어갈때가 가장 힘들다고들 한다. 정민철이 그러했고 이대진이 그러했다. 김수경 역시 마찬가지 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해 히어로즈를 이끌었던 좌완 선발들인 장원삼과 마일영의 올시즌 성적은 다소 암울하다. 더구나 마일영은 최근에야 1군에 복귀했다. 로테이션이 작년만 못한 현 상황에서 김수경의 합류는 분명 호재다. 더구나 지금 히어로즈는 어느새 순위경쟁에 뛰어들었다. 4위 롯데와의 게임차는 불과 0.5게임 차이다. 언제라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수경의 부활은 히어로즈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붕괴된 선발진에 단비 같은

이미 시즌을 앞두고 랜들의 부상으로 인한 퇴출이 결정되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병 10승이 가능한 용병투수가 팀을 떠났음에도 그럭저럭 잘 막아줬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어졌다. 정재훈은 어깨통증으로 일찍이 2군으로 내려갔고, 초반 사실상의 팀의 에이스였던 김상현 역시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뒤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사실상의 남은 선발 투수라곤 김선우와 홍상삼 뿐인데 김선우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고 홍상삼은 올해 처음으로 1군무대를 밟은 선수다. 리오스와 랜들이 버티고 있던 2007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 두산의 불펜을 책임졌던 '불펜 에이스' 이재우는 더이상 불펜에서 에이스 노릇을 할 수 없게되었다. 그의 보직이 선발로 변경된 까닭이다. 올 시즌 첫 선발등판인 문학 SK전에서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첫 선발승을 따내며 선발로써 연착륙하는 듯 했으나 다음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조금은 우려를 자아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히어로즈 타선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선발로써의 전망을 밝게 했다.

팀은 패했지만 이재우의 로테이션 합류는 분명 긍적적인 상황을 연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거기다 니코스키의 합류, 부상 선수들의 복귀까지 이어진다면 두산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사진 : 위-김수경(C)히어로즈 제공, 아래-이재우(C) 두산 베어스 제공]

// 버닝곰(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