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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년을 빛낼 쥐띠 메이저리거 Part 2 - 84년생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 4.
 

2008년 무자(戊子)년을 기념해 쥐 띠 메이저리거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늘은 지난 번 72년생에 이어 84년생 쥐 띠 빅리거들을 살펴보려 한다.


아직은 그 경력이 일천하여 치퍼 존스와 매니 라미레즈 같은 특급 스타들은 없지만, 그들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유망주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84년생 메이저리거들의 잠재력은 그야말로 엄청난 수준이다.



▷ 이제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막강 파워의 84년생 타자들

고졸 신인이 바로 1군 무대에 등장하기도 하는 한국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아무리 유망한 선수라 하더라도 타자의 경우는 2~3년 정도는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기 마련이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84년생 타자들은 팬들에게 있어 ‘유망주’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마냥 어리게만 생각했던 84년생 타자들은, 어느새 그들만으로도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름(팀)

경기

득점

홈런

타점

도루

타율

출루율

장타율

C

브라이언 맥칸(ATL)

139

51

18

92

0

.270

.320

.452

1B

제임스 로니(LAD)

 96

41

15

67

0

.331

.381

.538

2B

B.J. 업튼(TB)

129

86

24

82

22

.300

.386

.508

3B

알렉스 고든(KC)

151

60

15

60

14

.247

.314

.411

SS

트로이 툴로위츠키(COL)

155

104

24

99

7

.291

.359

.479

OF

제프 프랑코어(ATL)

162

84

19

105

5

.293

.338

.444

맷 켐프(LAD)

 98

47

10

42

10

.342

.373

.521

멜키 카브레라(NYY)

150

66

8

73

13

.273

.327

.391

DH

제레미 허미다(FLA)

123

54

18

63

3

.296

.369

.501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84년생 타자들이다. 처음부터 포지션대로 맞추어 뽑은 것이 아니다. 기대할만한 선수들을 뽑고 보니 우연히 이러한 라인업이 완성되었을 정도로 각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한 명씩 있었다.(다만 업튼의 경우는 현재 외야수로 전향이 거의 확정적이다)


이미 소속 팀 애틀란타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힌 브라이언 맥칸제프 프랑코어는 올해 더욱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해 성적을 보면 알겠지만 다저스의 두 유망주 제임스 로니맷 켐프도 올 시즌이 매우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특히 로니는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보장 받았던 9월에는 9홈런 32타점을 기록, 알렉스 로드리게스(31타점)를 제치고 월간 최다 타점 1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유망주가 득실거리는 템파베이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기대 받았던 B.J. 업튼은 풀타임 첫 시즌에 20-20클럽에 가입하는 등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냈다. 2008년에는 30-30을 기록한다 해도 놀랄 것이 없을 정도. 부진했던 전반기(.231/.322/.422)와 정반대로 달라진 모습을 후반기(.340/.401/.555)에 보여주었던 제레미 허미다도 올해 맹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한명이다.


애드리언 곤잘래스, 카를로스 페냐, 마이클 영 등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자신의 훈련에 동참시킨 선수들은 모두 각광 받는 타자로 성장했다. 그런 에이로드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미겔 카브레라를 반강제로 자신의 훈련에 동참시키고 있는 것은, 풀타임 3년차를 맞이하게 되는 카브레라의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신인으로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트로이 툴로위츠키는 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할 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2006년 ‘올해의 마이너리거’ 출신으로 작년 신인왕 후보 1순위였던 알렉스 고든은 부진했던 지난해를 잊고 마음가짐만 새로이 한다면, 다시금 주목받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재능 넘치는 84년생 파워 피처들

며칠 전 SI.com의 칼럼니스트 Dayn Perry는 2008시즌에 기대되는 원투 펀치의 순위를 매기면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5위에 올려놓았다. 놀라운 것은 그 칼럼 속에서 자이언츠의 원투펀치로 지목된 두 선수는 에이스(?) 배리 지토가 아닌 멧 케인 팀 린스컴이라는 신예 파워피처들이었다는 점. 이 두 명은 84년생 동갑내기다.


2007년 최고의 원투 펀치 중 하나로 꼽혔던 에인절스의 존 랙키-켈빔 에스코바(7위), 애틀란타의 존 스몰츠-팀 허드슨(10위) 등도 자이언츠보다 아래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투수들인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케인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운이 나쁜 투수였다. 3.65의 방어율을 기록했음에도 고작 7승에 그쳤고, 무려 16패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구위, 운영 능력 등은 신인 시절인 2006년보다 한단계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3년차가 되는 올해에는 리그의 엘리트급 투수 중 한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딘 팀 린스컴은 더욱 놀라운 선수다. 178센티에 불과한 린스컴은 100마일의 불같은 강속구를 지닌 선수로 작년에도 146이닝에서 15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닥터 K’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췄다. 온 몸의 탄력을 이용하기 위해 몸을 한껏 비틀어서 투구하는 린스컴의 모습은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연상케 한다. 만약 지토까지 살아난다면 올 시즌 자이언츠의 1~3선발진은 매우 강력할 것이다.


얼마 전 다저스 투수진에 관한 칼럼에서 최고의 유망주 중 한명이라고 소개했던 채드 빌링슬리도 84년생 쥐띠다. 현역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이 친구에 대해 걸고 있는 기대는 정말로 상당하다. 데인 페리는 케인과 린스컴의 바로 아랫자리에 LA 다저스의 원투 펀치를 올려 놓으면서 브래드 페니와 더불어 채드 빌링슬리의 이름을 2선발로 언급했다. 제이슨 슈미트도, 데릭 로우도, 구로다 히로키도 아닌 빌링슬리를 말이다. 90마일 중반의 패스트 볼과 환상적인 커브, 거기에 강력한 슬라이더까지 장착하고 있는 빌링슬리, 올해 당장 15승 투수로 성장한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100마일의 강속구를 우습게 던지는 최고의 파이어볼러 조엘 주마야(타이거스), 지난해 캔자스시티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신성 호아킴 소리아,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채드 빌링슬리 만큼이나 기대 받는 유망주 브랜든 머로우, 혜성처럼 나타나 10승을 거둔 필라델피아의 카일 켄드릭, 콜로라도 리그 우승의 한 축을 담당했던 우발도 히메네즈 등도 올해 기대 받는 84년생 투수들이다. 이들 외에도 이안 케네디(양키스), 케빈 슬로위(트윈스), 마이크 펠프리(메츠), 그리고 자쉬 존슨 - 스캇 올슨 - 아니발 산체스로 이어지는 플로리다의 영건들도 모두 주목할 만한 선수들이다.



▷ 유독 찬란히 빛나는 투-타의 별

84년생 투수들 중에 뛰어난 선수 있다는 것은 이미 위에서 언급했다. 그러나 이미 그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력을 쌓으며 주목받는 에이스급으로 자리매김한 선수도 있다. 바로 2007년 아메리칸 리그 탈삼진 1위에 빛나는 템파베이 레이스의 ‘좌완 에이스’ 스캇 캐즈미어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3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캐즈미어는 올 시즌 4년차가 된다.


이미 3년 연속 10승 이상과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해 온 캐즈미어가 올해 노리는 것은 사이영상일 지도 모른다. 2007년 13승 9패 3.48의 방어율, 그리고 206.2이닝에서 잡아낸 239개의 탈삼진은 그가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어떤 팀도 감히 템파베이를 얕볼 수 없을 것이다.


캐즈미어가 84년생 투수들 중 가장 빛이 난다면, 타자들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기 한 명 있다. 역대 최연소로 50홈런을 돌파하며 내셔널 리그 홈런왕에 오른 프린스 필더, 외모만 본다면 72년 쥐띠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분명 84년생이다. 현재로서는 격이 다른 선수이기에 첫 번째 단락의 84년생 타자 라인업에 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경력 2년만에 리그 홈런왕을 비롯하여 올스타 선정, 1루수 부문 실버슬러거 수상, 거기에 MVP 투표에서 3위에 오른 필더는 이제 유망주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의 특급 스타가 되었다. 50홈런 119타점의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하고도 팀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MVP 수상에는 실패했던 필더는 올해에도 여전히 강력한 홈런왕 후보이자 유력한 MVP 후보 중 한명이다.


아버지 세실 필더와 함께 사상 최초로 부자 50홈런(세실 필더 1990년 51홈런)을 달성한 프린스, 올해에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MVP의 꿈(세실은 2위만 2번 했다)을 이룰 수 있을까. 이와 더불어 라이언 하워드, 라이언 브론, 아담 던 등과 함께 펼쳐 나갈 2008년의 내셔널 리그 홈런왕 레이스도 무척이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