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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MLB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 Top 10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 10.
 

지난해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54홈런 156타점 143득점의 성적으로 아메리칸 리그 MVP를 수상했다. 이는 좌타자에게 이점이 있는 양키스타디움에서 뛴 우타자가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렇다면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개인의 시즌 성적으로 가장 위대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어떤 선수가 몇 년도에 남긴 기록일까.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ESPN의 유명한 칼럼니스트 랍 네이어가 선정한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를 소개해 본다.



1위 배리 본즈의 2001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인 73개의 홈런, 그리고 137타점 129득점 177볼넷과 93삼진. 무엇보다 .328/.515/.863이라는 타율/출루율/장타율의 배팅 라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스테로이드로 얼룩진 ‘흠 있는 기록’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는 터라 당장의 평가에 있어서는 이보다 위대한 시즌은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2위 베이브 루스의 1921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되면서 타자로 전향한 베이브 루스가 2년 만에 이루어낸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59개의 홈런만이 아니라 2루타 44개, 3루타 16개 등 204개의 안타 가운데 무려 119개가 장타였다. 본즈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378/.512/.846의 비율 스탯을 남겼으며, 역사상 타점과 득점을 동시에 170개 이상 기록한 선수는 이 시즌의 베이브 루스(171타점 177득점)가 유일하다.


3위 배리 본즈의 2002년

1위에 이어 다시 본즈다. 참고로 10위까지 매겨진 이 순위 중 절반은 본즈와 루스가 차지하고 있다. 단일 시즌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듬해에도 본즈는 강력했다. 46홈런 110타점 117득점은 다소 평범(?)해 보이지만 198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47개의 삼진만을 당했으며 .370의 타율로 생애 최초 리그 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582라는 출루율은 테드 윌리엄스를 넘어서는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이후 2004년에 .601을 기록하면서 다시 경신함)


4위. 베이브 루스의 1920년

1920년은 루스가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시즌이었다. 보스턴에서 마지막 해인 1919년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와중에도 29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던 루스는 타자에 전념하게 되자 당장 54개의 홈런을 기록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30홈런 이상이 나온 첫 번째 해에 곧바로 50홈런까지 돌파하게 된 것이다. 이 해의 메이저리그 홈런 2위는 19개의 조지 시슬러였다.


5위. 미키 맨틀의 1956년

1956년은 3번의 MVP에 빛나는 천재적인 중견수 미키 맨틀의 최고 시즌이었다. 52홈런 130타점 132득점 .353/.464/.705의 성적표를 받은 맨틀은 타격 3관왕에 오르며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했다. 위에서 워낙에 화려한 성적들을 봐서 느낌이 덜 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상 베이브 루스를 제외하고 2위와 20개 이상의 차이로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이 해의 미키 맨틀뿐이다.


6위. 호너스 와그너의 1908년

한국 팬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와그너는 베이브 루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리그를 지배했던 최고의 타자였다. 홈런은 10개에 불과했지만 39개의 2루타와 19개의 3루타 그리고 5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109타점과 100득점을 기록했다. 득점과 홈런은 리그 2위,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 도루 등의 부문은 죄다 리그 타이틀을 획득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3루수로 전향한 이상 와그너는 여전히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될 것이다.


7위. 테드 윌리엄스의 1941년

야구팬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바로 그 시즌이다. 테드 윌리엄스는 반올림이 아닌 진정한 기록을 남기겠다며 시즌 최종전인 더블헤더에 모두 출격했고, 결과적으로 6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406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다. 출루율(.553)은 2002년의 배리 본즈가 경신하기 전까지 역대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었으며, 4할 타율은 앞으로도 쉽사리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과 관계가 나빴던 윌리암스는 그 해 5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조 디마지오에게 MVP를 넘겨줘야만 했다.


8위.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1999년

아메리칸 리그의 투수들이 평균 4.86의 방어율을 기록한 이해,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2.07의 방어율로 23승(4패)을 거둔다. 겨우 29번의 선발 등판에서 이루어낸 성적이었다. 전반기에만 15승을 거두며 팬들로부터 30승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의 다소 무리한 투구(6타자 5탈삼진)로 인해 후반기에는 잔부상에 시달리며 8승에 그쳤다는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그럼에 불구하고 이 순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마르티네즈의 1999년이 역대 투수들 가장 뛰어난 시즌이었다는 뜻이다.


9위. 베이브 루스의 1923년

1위 자리를 본즈에게 빼앗긴 루스는 10위 안에 3번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루스는 41홈런 131타점 151득점 170볼넷 93삼진 .393/.545/.764의 환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홈런, 타점, 득점, 볼넷, 출루율과 장타율까지 모두 리그 1위였으나 아쉽게도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한 해리 헤일먼(.403)에게 밀려 타격 3관왕을 차지하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그렇지만 리그 MVP는 만장일치로 루스의 것이었다.


10위. 레프티 그로브의 1931년

워렌 스판, 스티브 칼튼 등과 더불어 역대 최고의 좌완으로 평가받는 선수가 바로 레프티 그로브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1경기에 등판한 그로브는 31승 4패 175탈삼진 2.06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전년도(28승 5패 209탈삼진 2.54)에 이어 2년 연속 투수 3관왕에 올랐다. MVP투표에서도 46홈런 184타점 163득점을 기록한 루 게릭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