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8일 저녁에 열린 개막식에 앞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영화가 끝난 후 이어진 기자 회견에서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만든 장진 감독은 위와 같이 말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바로 그런 영화다. 이 영화는 ‘한 인간으로서의 대통령’을 다루고 있다. 국민 전체를 위한 대통령이지만, 그 역시도 때로는 한 사람만을 위한 한 명의 인간임을 그려내고 있다. 정말로 전직 대통령이었던 분들이 본다면 ‘그래, 우리도 저런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지’라고 생각할 만한 그런 영화다.
장진 감독은 “이 영화는 현 정권을 비롯한 역대 어느 정권을 비판하거나 흔들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자연스레 ‘우리도 저러한 대통령을 갖고 싶다’라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그만큼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등장하는 세 명의 대통령은 각자의 뚜렷한 개성 속에서도 사람 냄새와 더불어 훌륭한 지도자의 냄새를 풀풀 풍기는 ‘탐나는 지도자들’이다.
형식적으로는 ‘코미디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 속에 녹아 있는 스토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이상의 어떤 것을 느끼게 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이들 세 명의 대통령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대통령이기 때문에 개인적일 수 없는 문제를 놓고 갈등하고,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의 간섭을 받는다. ‘모든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이나 권리 등은 잠시 내려놓아야한다’는 일반적인 시각 때문에 때로는 무시되곤 하는 대통령의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들이 이 영화의 주요 소재다.
“정치는 쇼라고 배웠잖아. 우리 이번에 쇼 한번만 하자”라고 말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모습과 TV 토론회에 나와서 큰 소리로 다투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촛불 시위가 가장 무섭다고 말하는 대통령의 모습 속에서는 한편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진 감독은 특유의 웃음 코드를 발휘해 이 모든 것을 유연하게 풀어나간다.
보는 동안은 웃을 수 있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유쾌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는 영화. ‘네 주위의 어려운 한 이웃을 돌아보는 것이 국가 전체를 위하는 것이다’라는 간단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들어주는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그런 영화다.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을 떠나보낸 올해이기에 더더욱 이 영화는 한 번쯤 볼만한 가치가 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오는 22일에 정식 개봉한다.
[사진=PIFF 홈페이지]
// 카이져 김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