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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2009] 안성기-이하나의 ‘우리시대의 로맨스’

by 카이져 김홍석 2009. 10. 12.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4일째인 11일 오후 2시, 행사의 중심이 되는 해운대 파빌리온 PIFF 빌리지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두 배우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기 때문인데요. 아예 입장을 하지 못해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았습니다.

바로 ‘국민배우’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안성기 씨와 특유의 매니아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하나 씨(이하 ‘씨’ 생략)가 관객들과의 대화인 ‘아주담담’ 행사를 위해 그곳을 찾았기 때문이죠. 저도 2시부터 시작되는 행사를 위해 40분가량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곳은 만원사례를 이뤄 발 디딜 팀조차 찾기 어렵더군요. 간신히 게스트 라운지 2층으로 가서 나름 좋은 자리를 잡고 행사를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매력이 풀풀 넘치는 이 두 배우는 이번에 신연식 감독의 <페어 러브>라는 작품의 주인공이죠. <페어 러브>는 50대 아저씨와 20대 여대생의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실제로 정확히 30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두 배우가 연인으로 출연한다는 점 때문에 더욱 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는데, 본 사람들의 평가는 하나 같이 엄지 손가락을 높이 치켜들더군요.

두 사람의 등장과 더불어 PIFF 빌리지는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입담이 좋은 두 배우인지라 인터뷰도 매우 편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진행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어색해 하는 듯 했지만, 그 자리가 익숙해 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하나라는 배우의 ‘진행병’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인터뷰가 더욱 재미있게 진행이 되더군요. 점점 ‘이하나의 페퍼민트’가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뻑’이 되어버린 인터뷰 컨셉도 흥미를 더했지요.

<페어 러브>는 촬영 당시 모니터 없이 진행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이쁜 모습’이나 ‘더 멋진 모습’ 보다는 연기하는 ‘느낌’ 그 자체를 살리는 데 최대한 주력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찍혔느지 알 수가 없으니여배우인 이하나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행사가 끝나고 기사가 나가면서, 곧바로 ‘이하나 주근깨’라는 말이 검색어 상위에 올랐더군요. 그만큼 사실적인 두 배우의 영상이 영화 속에 녹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주근깨 많은 자신의 얼굴이 그대로 화면속에 비춰지니 굴욕 캡쳐를 자제해달라는 이하나의 당부가 있었거든요.

전 이하나의 주근깨 발언 보다는 “그래도 이쁘게 찍혔던데요^^”라는 그녀의 솔직 당당한 멘트가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은 두 사람의 러브 라인에 대해 부담이 크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제가 보기엔 안성기 선배님과 제의 관계가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라는 또 한 번의 ‘자뻑’성 멘트로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한 관객이 안성기에게 “지난번에는 최지우, 이번에는 이하나와의 러브 라인인데, 만약 다음에 10대와의 러브라인이 그려진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응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자, 이하나가 중간에 끼어들어서는 “요즘 특히 걸그룹이 대세잖아요 선생님, 만약 그들 중에 상대역으로 원하는 특정 인물이 있으신가요?”라고 물으며 안성기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안성기가 대답을 잘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아, 그 친구들 잘 모르시죠?”라며 결정타를 날려 버리더군요.

이하나의 예리한 저 눈빛과 당황한 듯한 안성기의 표정이 보이시나요?

그 외에도 관객들의 질문을 깔끔하게 다시 정리해서 다시 말해주고, 좀 더 흥미로운 질문으로 만들어 버리는 등 ‘이하나의 진행병’은 이번 행사의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제 곁을 지나가는 한 여성 팬은 “왜 이하나가 매니아층을 몰고 다니는지 알겠다”며 그녀의 매력을 인정하더군요.

친절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밝으면서도 진지함을 내포하고 있는, 그리고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이하나의 존재 때문에 ‘우리시대의 로맨스’라는 주제로 열린 <페어 러브>의 ‘아주담담’ 행사는 단순히 형식적인 ‘행사’라는 느낌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게스트를 초청해 진행되는 대부분의 인터뷰식 행사가 어색한 진행의 틀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에 반해, 안성기와 이하나라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두 배우의 행사는 너무나도 편하게 관객들에게 다가오더군요. 그 점이 무척 인상 깊었고, 그 때문에 PIFF 빌리지를 찾은 수백명의 팬들은 기쁜 마음으로 행사의 시작과 끝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쫒기 듯이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함께 사진도 찍어주고 악수를 해주는 편한 모습에 더욱 호감이 가더군요. 두 배우의 존재로 인해 더더욱 풍성했던 일요일의 PIFF 현장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하나의 노래 솜씨와 사진 몇 장을 덧붙이며 마무리 합니다.(가지고 있는 장비의 한계로 화질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이해해주시길)

해운대 해변에 모래로 만들어진 안성기의 얼굴 작품입니다. 굉장하죠?
이하나의 왼쪽(사진기준)에 있는 분이 바로 <페어 러브>의 신연식 감독입니다.

마지막에 두 배우가 나가는 길목을 기다렸다가 좀 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하나 씨와는 악수도 했지요. 부러우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