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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NBA에 등장한 ‘괴물 신인’ 브랜든 제닝스!

by 카이져 김홍석 2009. 11. 22.

안녕하세요~ MLBspcial의 쥔장 카이져 김홍석입니다.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그 동안 제가 감기에 걸려서 꽤나 고생을 했거든요. 신종 플루는 아닌 것 같은데, 여하튼 일주일 가깝게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을 정도로 끙끙 앓았습니다.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린 것 같네요.

쉬면서 요즘 제가 하고 있는 NBA 판타지 게임에 열중했는데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이 누워 있으면서 간간히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런 것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NBA 이야기로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Bucks vs. Nets

올해 NBA에 새로운 괴물 신인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바로 지난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번으로 밀워키 벅스에 지명된 브랜든 제닝스가 그 주인공인데요. 이 친구의 실력과 스탯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ESPN이나 NBA.com은 이 선수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스탯이 실력의 90%이상을 설명해주는 야구와 달리, 농구는 ‘스탯=실력’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NBA 선수라면 누구든 30분 이상의 출장시간만 주어진다면 일정 수준의 스탯을 찍어주곤 하니까요.(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상위의 스탯을 기록해주는 선수라면 그들의 실력을 그대로 대변해준다고 할 수 있겠죠. 특히 ‘스탯=가치’의 공식이 성립하는 판타지 게임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데뷔와 더불어 밀워키의 주전 포인트가드자리를 꿰찬 제닝스는 10경기를 치른 현재 경기당 평균 25.2득점 4.6리바운드 5.9어시스트의 뛰어난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NBA를 지배하는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득점 부문 전체 8위에 올라 있습니다. 경기당 2.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으며, 야투율도 48%로 매우 준수합니다. 52%에 달하는 3점슛 성공률은 경악 그 자체입니다. 밀워키가 주포인 마이클 레드가 달랑 2경기만 뛴 후 부상으로 쉬고 있는데도, 7승 3패로 동부컨퍼런스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 제닝스의 덕분입니다.

제닝스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하냐구요?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지만 NBA에서는 신인이 데뷔하자마자 최고 레벨의 성적을 보여주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2년차나 3년차가 되면서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곤 하죠. 제닝스처럼 1년차 시절에 곧바로 이만한 성적을 보여주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득점을 기준으로, 역대 신인들 가운데 제닝스보다 높은 평균득점을 기록한 신인을 찾으려면 무려 25년 전인 1984~85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게다가 그 주인공은 바로바로바로 그 유명한 ‘영원한 황제' 마이클 조던(28.2점)입니다. 즉, 제닝스는 조던 이후 가장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인이란 뜻입니다.

‘제독’ 데이빗 로빈슨(88-89시즌 24.3점)을 비롯해 득점 머신으로 유명한 앨런 아이버슨(96-97시즌 23.5점)이나 샤킬 오닐(92-93시즌 23.4점) 보다도 높은 득점력입니다. 물론 주전 슈팅가드인 레드가 복귀한다면, 그 후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일단 당장 보여주고 있는 득점력은 그만큼 대단한 것이라는 뜻이죠. 다른 선수도 아니고 조던의 이름을 끌어낼 정도니, 말 다했죠?

데뷔 후 7번째 경기에서 무려 55점을 퍼붓는 폭발적력을 선보인 친구라, 오히려 레드로부터 팀 내 ‘에이스’의 자리를 넘겨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녀석입니다. 89년생으로 올해 고작 20살에 불과한 녀석이 NBA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습니다.

Cavaliers LeBron James in Washington

2000년대 들어 나타난 최고의 신인은 단연 르브런 ‘킹’ 제임스입니다. 03~04시즌에 데뷔한 르브런은 그 해 20.9득점 5.5리바운드 5.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해의 신인’에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스탯만 놓고 본다면 제닝스가 오히려 위죠. 실제 능력치는 그렇지 않겠지만, 판타지 게임에서는 데뷔 당시의 르브런 보다 지금의 제닝스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르브런도 데뷔와 동시에 팀 성적 자체를 바꿔놓지는 못했었죠.

아래는 96~97시즌 이후 최근 12년 동안 가장 ‘판타스틱’했던 신인들 10명의 이름과 당시 성적을 나열한 것입니다.

05-06 크리스 폴 16.1점 5.1리바 7.8어시 2.2스틸 자유투 85% 2.4턴오버
04-05 에메카 오카포 15.1점 10.9리바 1.7블락 1.7턴오버
04-05 드와잇 하워드 12.0점 10.0리바 1.7블락 야투율 52% 2.0턴오버
03-04 카멜로 앤서니 21.0점 6.1리바 2.8어시 1.2스틸 3.0턴오버
03-04 르브런 제임스 20.9점 5.5리바 5.9어시 1.7스틸 0.7블락 3.5턴오버
01-02 파우 가솔 17.6점 8.9리바 2.7어시 2.1블락 야투율 52% 2.7턴오버
99-00 앨튼 브랜드 20.1점 10.0리바 1.9어시 1.6블락 2.8턴오버
99-00 프랜시스 18.0점 5.3리바 6.6어시 1.5스틸 3점-1.4개 4.0턴오버
97-98 팀 던컨 21.1점 11.9리바 2.7어시 2.5블락 야투율 55% 3.4턴오버
96-97 앨런 아이버슨 23.5점 4.1리바 7.5어시 2.1스틸 3점-2.0개 4.4턴오버

이들 중 하워드, 르브런, 브랜드, 던컨, 아이버슨, 이렇게 5명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뽑힌 선수들이었습니다. 오카포와 프랜시스는 전체 2번, 멜로와 가솔은 전체 3번, 폴은 4번이었습니다. 11위로 평가해 위의 명단에서 탈락한 07~08시즌의 케빈 듀란트(20.3점 4.4리바 2.4어시)도 전체 2번이었죠. 야구에 비해 ‘의외성’이 훨씬 덜한 농구의 특성상, 특급에 가까운 성적을 곧바로 보여준 선수들은 모두 최상위 라운더였습니다.

그런데 전체 10픽에 불과한(?) 브랜든 제닝스가 저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스탯을 찍어주고 있는 겁니다. 벌써부터 미국 현지의 칼럼니스트들은 제닝스를 뽑지 않고 지나쳤던 팀들의 단장을 비웃기 시작했습니다.(특히, 뉴욕 닉스!!)

Bucks vs. Timberwolves

팀의 주포인 마이클 레드가 돌아온다면 아무래도 제닝스의 득점력은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대신 어시스트가 늘어나겠죠. 어쩌면 데뷔와 더불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가공할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NBA 역사상 신인 신분으로 20득점과 5어시스트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마이클 조던(28.2득점 5.9어시)과 ‘시즌 트리플더블’로 유명한 오스카 로버트슨(30.5점 9.7어시), 그리고 르브런 제임스와 앨런 아이버슨까지 단 4명뿐입니다. 이번 시즌이 끝난 후 제닝스도 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꽤나 높아 보이네요. 앞선 4선수의 이름값과 업적을 생각해본다면, 제닝스가 앞으로 어떤 괴물이 될지 대충 상상이 되실 겁니다.

전 이제부터 이 친구의 팬이 되기로 했답니다.^^

// ‘야구 없는 겨울에는 가끔 NBA를 즐기는’ 카이져 김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