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예상은 했겠지만 속이 쓰린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바로 한화의 전 용병 투수 토마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미 시즌이 종료되기 전부터, 아니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일본행이 제기되어 왔었기에 토마스의 이적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중심타자 두 명을 잃자마자 마무리 투수마저 잃은 한화의 속은 쓰리다 못해 아리다.
하지만 아파하는 것도 잠시, 한화는 재빠르게 재정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미 이대수와 정원석으로 내야진을 새로짠데 이어, 토마스의 대안으로 두 명의 용병 투수를 안착시켰다. 8개 구단 중 가장 빠른 행보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의 이름이 상당히 낯익다. 호세 프란시스코 카페얀 혹은 카펠란(Jose Francisco Capellan). 81년생으로 도미니카 출신인데 평소 메이저리그를 즐겨 봐왔던 팬 분들이라면 어렴풋이 기억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그대들이 생각하는, 바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였던 바로 그 선수가 맞다. 하지만 어쩌다 그런 선수가 한국까지 오게 되었을까?
유망주였던 사나이
분명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였다. 90마일 대 중반을 형성하는 강속구를 앞세운 그는 2004년 기대를 한 몸에 안고 꿈의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문제로 지적되었던 컨트롤은 시간이 지나도 보완이 될 줄 몰랐고, 설상가상으로 부상 이후 패스트볼의 위력은 감소했다.
물론 앞서도 말했듯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로 불렸던 사나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을 찾는 것은 아이리스에 나오는 KIA차를 찾는 것보다도 쉬운 일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로또의 당첨 가능성은?
현재 한화의 카페얀 영입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실패사례와 지난 시즌 성적을 두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본인 역시 이 같은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다. 평균 90~92마일 대를 형성하는 패스트볼은 이제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수치이다. 심지어는 국내 투수들 가운데 150을 상회하는 공을 뿌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패스트볼 하나만 믿고 덤벼들었다간 아주 매운 맛을 제대로 보고 돌아가게 될 공산이 높다.
더불어 그의 실패가능성을 점치는 이유 중에는 그의 좋지 못한 컨트롤 역시 한 몫하고 있는데, 결국 카페얀은 140 중반의 패스트볼에 그저 그런 컨트롤을 지닌 투수라는 말이 된다. 한때의 포텐셜만 보고 그를 데려온 것이라면 카페얀이라는 로또는 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가 실패할 가능성만 지닌 것은 아니다. 그의 성공 가능성은 현재 국내에서 뛰고 있는 용병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현지의 평을 빌자면 카페얀은 싱커 구사율이 높아지면서 땅볼 유도 확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쯤되면 딱 떠오르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KIA의 로페즈였다면 좋았겠지만 애석(?)하게도 본인이 떠올린 선수는 바로 삼성의 크루세타이다. 크루세타 같은 경우 위력적인 빠른 공을 지니고 있음에도 다소 불안한 컨트롤로 인해 한국야구에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꽤나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조계현 코치에게 사사한 '싱커'가 있다.
다만 카페얀이 싱커를 구사할 줄 아는 투수라고해서 단지 그것만으로 그의 성공을 점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카페얀의 경우 작년 성적만 놓고 봤을 때 크루세타 만큼의 위력적인 공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크루세타 157이닝 134피안타 11피홈런, 카페얀 98이닝 133피안타 12피홈런)
결국 카페얀은 다소 큰 리스크와 미약하나마(?)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 동시에 가지고 있는 상황이란 말인데, 과연 이런 선수가 한화가 원하던 강력한 선발투수로써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당첨 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로또의 당첨여부에 달린 2010시즌 한화의 앞날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것과 달리 KIA가 우승한 이유는 강력한 용병 선발 듀오 덕만은 아니다. 강력한 선발진, 확실한 마무리, 힘있는 중심타선, 능력있는 포수. 딱히 흠잡을 만한 곳이 없는 완벽 그 자체, 그런 팀이 바로 KIA 타이거즈 였다. 모두가 노력했고, 모두가 같이 일궈낸 결과를 선발 두명, 중심타자 두명의 몫으로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각설하고 한화 역시 새로 받아들인 용병 투수 둘만 잘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한화란 팀 자체가 워낙에 누수가 많기때문에 선발 두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페넌트레이스 같은 경우 아무래도 마운드보단 타선의 힘에 좌지우지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일단 마운드가 건실해지게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쉬이 상대할 수 없게 된다. 더구나 당장 한화가 두명의 강력한 중심타자를 잃었지만 유능한 톱타자(강동우)를 지켜내는 데에 성공했고, 누수가 발생한 중심타선 역시 기존의 김태완, 송광민 등으로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이전까지의 한화가 라인업에 너무나 많은 거포들을 채워놔서 그렇지 한화의 타선이 꼭 클린업 쿼텟, 퀸텟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거기에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새로이 합류한 이대수는 유능한 수비수이기도 하지만 클러치히터로써의 자질도 갖추고 있는 선수다. 07시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터.
수비력이 부족했던 유격수 송광민이 2,3루로 이동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거기에 수비가 좋은 이대수가 유격수 자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한화의 내야진은 안정감을 찾게 될 것이다. 결국 로또가 대박인지 쪽박인지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발표는 3월 27일이다.
[사진=www.mlnsports.com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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