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가 공수주를 두루 갖춘 그랜더슨을 내보내고 양키즈에서 FA로 풀린 데이먼을 데려왔습니다. 데이먼이 지난시즌 타율 .282에 홈런 24개를 쳐내며 나름대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선수임에는 분명하나, 사실 디트로이트의 선택에 고개가 갸웃거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첫째로는 금전적인 부분입니다. 디트로이트는 선수단 연봉 총액의 비용절감을 위해 그랜더슨을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데이먼을 데려오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연봉총액에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되는 현상을 낳았지요. 간단히 말해 약 500만불의 몸값을 지닌 그랜더슨을 내보내고 800만불 짜리 노장 데이먼을 데려온 것입니다. 데이먼을 영입함으로 인해 그동안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보여줬던 그들의 노력(그랜더슨, 잭슨 트레이드)마저 허사로 돌아가는 듯 한 인상입니다.
둘째로는 데이먼의 수비력입니다. 물론 그를 영입한 디트로이트 역시 그가 공격에서 그랜더슨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겠지만, 수비에서는 별다른 기대가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잘 아시다시피 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소녀어깨'를 지닌 선수 중 한명이기에.
거기다 이제 더 이상 그에게 준족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가 마이크 캐머런이나 앤드루 존슨 급의 수비력을 지니지 않은 이상 그는 수비에서만큼은 도저히 합격점을 줄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실제로 그런 수비력을 갖춘 선수도 아니고 말이죠. 반면 그랜더슨 같은 경우 설명할 필요가 없는 유능한 외야수 입니다. 좌익수 혹은 기껏해야 팀의 DH나 축내는 데이먼과는 다른 차원의 외야수라는 말이죠.
셋째로는 그의 나이입니다. 73년생인 데이먼은 올해로 37살입니다. 선수로써 더이상의 상승은 기대할 수 없는, 하락만 않아도 감지덕지인 나이입니다. 더구나 30대 후반에 접어든 데이먼은 지명타자 자리를 겸하지 않으면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해내기 힘든 나이임에 분명합니다. 이는 좌익수와 DH자리나 축내게 될 것이라는 앞서의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반면 그들이 내보낸 그랜더슨은 수비뿐만이 아니라 공격 면에서도 유능한, 그야말로 딱히 흠잡을 곳이 없는 다재다능한 선수입니다. 나이 역시 이제 겨우 28세로 실력면에서 물이 오를대로 오른, 아니 상승할 여지가 충분한 나이입니다.
물론 그들의 트레이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연봉 감축을 목표로 했다면 그랜더슨의 대안은 데이먼이 아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500만불의 공수주를 두루 갖춘 20대 후반의 젊은 A급 선수를 내보내고 그 공백을 800만불의 반쪽짜리 노장으로 메운다.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그들이 오스틴 잭슨을 데려온 이유는 그를 그랜더슨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장은 그를 그랜더슨의 자리에 내세울 일이 없을 것이란 말이죠. 하지만 그가 그랜더슨의 자리를 대체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그렇다면 데이먼을 선택할 이유는 더더욱 없어집니다.
굳이 오스틴 잭슨을 걸고넘어지지 않아도 그의 계약기간 1년이 말해주듯 애초에 디트로이트는 그를 오랫동안 팀에 앉혀놓을 생각이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작 1년 쓰자고 800만불 이라는 거액을 풀었어야만 했는지,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요.
어찌되었건 계약은 이미 성사되었고, 남은 것은 하나뿐입니다. 제 2의 바바시가 탄생하느냐 마느냐.
[사진=MLB.com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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