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9일, 한국 프로야구의 진정한 전설 ‘양신’ 양준혁의 은퇴경기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팬들 곁을 지켜줄 것만 같았던 ‘위풍당당’ 양준혁이 드디어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이죠.
경기가 벌어지기 전부터 이미 심상치 않았습니다. 한국시리즈도 아닌데 대구구장 주변에는 전날부터 텐트족이 등장했지요. 다름 아닌 양준혁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삼성의 두 전설 양준혁과 이만수. 어쩌면 양준혁이 조금 이르다 싶은 시점에 은퇴를 선언한 것은 팀 선배인 이만수가 팀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양준혁은 자신의 은퇴경기에서 선발 1루수 겸 3번 타자로 출장했습니다. 그리고 경기 중 좌익수와 우익수로 포지션을 이동하여 자신이 선수 생활 동안 맡았던 수비 포지션을 모두 소화해봤죠. 최근 몇 년 동안 정말 보기 힘들었던 양준혁의 수비하는 모습, 이것이 마지막이겠군요.
타석에서의 양준혁은 삼진만 3번 당하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습니다. 김광현과 송은범이 보여준 피칭 또한 양준혁의 은퇴경기를 빛내주는 또 하나의 요소였단 생각이 듭니다. 멋진 피칭이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양준혁의 은퇴경기를 빛내주더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해준 은퇴식이 있어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불가능임을 알면서도 한 사람의 부재가 참 아쉽더군요. 왠지 모르게 저 자리에는 이승엽이 꼭 함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어떤 선수의 은퇴경기에서도 보지 못한 장관이 대구구장에서 펼쳐졌습니다. 역대 우리나라의 스포츠선수 중 가장 화려하고도 성대한 은퇴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양준혁이기에 가능한 일이고, 그는 그럴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선수입니다.
결국 눈물을 흘리는 양준혁… 지켜보는 저도 눈물이 나더군요… 야구팬이라면 모두가 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정말… 이게 마지막입니까? 정말로?’
1993년부터 2010년까지 18년 통산 2135게임 7332타수 2318안타 351홈런 1389타점 1299득점 193도루 타율 .316! 이런 엄청난 숫자를 남겨두고 양준혁은 팬들 곁을 떠납니다. 1300득점에 단 1개만 남겨 놓은 저 기록이 한편으로 아쉽게 느껴지지만, 오히려 그런 2%의 허술함이 양준혁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앞으로는 더 이상 저 만세 타법을 보기가 힘들게 됐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위풍당당 ‘양신’ 양준혁, 당신 덕분에 그 동안 정말 정말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우리 야구팬들의 머리가 아닌 가슴 속에 각인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행보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아, 일단은 장가부터 갑시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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