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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잡초' 윤석민, 이제는 욕심쟁이가 될 때!

by 카이져 김홍석 2011. 2. 24.

KIA 타이거즈의 우완 투수 윤석민(24)은 그간 불운한 에이스의 대명사였다. 리그 정상급 우완투수로 꼽히며 한국프로야구 세대교체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정작 국내무대에서는 늘 류현진이나 김광현 같은 동세대 라이벌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아야 했다.

 

올해로 프로 7년차인 윤석민의 통산성적은 44 40, 통산 평균자책점이 3.28에 지나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은 남는 성적이다.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것도 2008(14) 단 한차례뿐이었다. 윤석민보다 1년 후배인 류현진이 통산 78승을 따냈고, 2년 후배인 김광현도 48승으로 벌써 윤석민을 추월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데뷔 때부터황태자대접을 받았다. 경기출전도 대부분 선발로만 출전했고, 로테이션을 충실하게 지키며 소속팀의 각별한 관리를 받았다.

 

반면 윤석민은잡초였다. 데뷔초기부터 팀 사정상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맡아야 했다. 윤석민은 구원투수로도 통산 36세이브 10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1선발로 자리잡은 2007년 이후에도 불펜진의 공백으로 윤석민이 마무리 보직에 대타 투입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심지어 국가대표팀에서도 류현진과 김광현이 항상 선발투수로 기용되었던 것과 달리, 윤석민은 롱릴리프와 마무리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요원으로 활약해야 했다.

 

또한, 윤석민은 최근 몇 년간 리그에서 가장 타선지원을 받지 못하는 투수를 꼽을 때마다 항상 1,2위를 다투던 불운한 투수였다.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이상 3자책이하) 정도로 승리 투수를 원하는 것은 사치(?)였다. 7이닝 2실점,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경기에서도 승리는 고사하고 패전투수가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2007년 윤석민은 평균자책점 3.78로 호투했음에도 빈약한 타선지원으로 인하여 무려 18패를 당해 최다패 투수로 이름을 올리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구단 역사상 암흑기로 꼽히던 엘롯기 시절, 그것도 리그 최악의 물방망이를 자랑하는 KIA 에이스로서 짊어져야 할 필연적인 숙명이었다. CK포의 활약으로 모처럼 우승을 거머쥐었던 2009년에는 부상으로 결장하는 경기가 잦으며 타선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지난 2010년은윤석민 박복 시리즈의 결정판이었다. 한 시즌 만에 과거로 회귀한 KIA 타선은 무기력증에 빠졌고, 불펜진은 숱하게 윤석민의 승리를 날려먹었다.

 

인내의 한계에 달한 윤석민은 지난 시즌 중반 SK와의 경기도중 역전패에 격분하여 라커룸 문을 주먹으로 내리치다가 그만 부상을 당하여 한동안 경기에 결장해야 했다. 부상을 털고 불펜투수로 복귀한지 얼마 안되어서는 롯데와의 경기에서빈볼 시비에 휩쓸리며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팀으로서나 윤석민 개인으로서나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었던 한 시즌이었다.

 

윤석민은 지난해의 불운을 털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올 시즌은 윤석민의 야구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기량에 비하여 유난히 성적 복이 없었던 윤석민은 그간 못다 푼 한을 올 시즌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데뷔 이후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15승 고지를 넘어 타선지원을 받쳐주면 언제든 20승에도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주변 환경도 중요하다. 일단 부상이 없어야 하고 보직 변화 역시 한 시즌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활약하는 것이 필수다. 그간 팀 사정에 의하여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윤석민으로서는 이제 좀더 욕심을 부릴 때가 되었다.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던 KIA로서도 윤석민의 부활이 절실하다.

 

또한 윤석민은 올해 7년차로 이번 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윤석민은 그간 올림픽과 WBC,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국내 리그보다 더 빛나는 호투로 해외 스카우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올해는 반드시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겠다며 야심만만하게 다음 시즌을 기약하고 있는 윤석민의 활약이 기대된다.

 

// 구사일생 이준목[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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