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3월 31일로 예정되어 있는 2011시즌 메이저리그의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에 앞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전망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이번은 그 두 번째로 유일한 코리언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클리블랜드가 속한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다. 각 팀의 이름 옆의 괄호는 2010시즌 성적이며, 선수들의 영입(In)과 이탈(Out)을 나타내는 In & Out에는 주요 전력 선수들만 표시했다.
▲ 미네소타 트윈스(94승 68패, 중부지구 1위)
In : 니시오카 츠요시
Out : 존 라우치, 제시 크레인, 맷 게리어, 브라이언 푸엔테스, J.J. 하디, 올랜도 허드슨
지난해 미네소타가 중부지구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발진 이상으로 강력한 불펜의 힘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 경기의 7~9회를 책임지던 그 핵심 불펜요원들이 한꺼번에 팀을 떠났다. 그럼에도 미네소타의 겨울은 비교적 조용했다. 작년에 갑작스런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던 주전 마무리 조 네이선의 복귀에 대한 믿음의 발로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프랭캠프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네이선의 모습은 예년의 그것이 아니다. 다만 8회를 책임질 맷 캡스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스럽다. 캡스는 마무리 경험도 있어 네이선의 대안도 될 수 있는 선수다. 그에 비해 선발투수 후보들은 하나같이 스프링캠프에서 날아다니고 있다. 불안요소가 많은 선발진이긴 하지만, 그만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도 갖추고 있다.
타선에서도 작년에 딱 절반만 뛰고 부상으로 이탈한 ‘주포’ 저스틴 모노의 복귀가 예상되고 있다. 모노가 건강하게 팀의 4번 자리를 지켜준다면, 조 마우어, 델몬 영, 제이슨 쿠벨 등이 버틴 미네소타 타선은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 일본에서 날아온 니시오카 츠요시는 실질적으로 올 시즌 미네소타의 유일한 전력 보강인데, 그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1~2번 타순에 안착할 수 있다면 올해도 미네소타의 전망은 밝을 것이다.
2011시즌 예상 – 중부지구 2위(와일드카드 획득)
▲ 시카고 화이트삭스(88승 74패)
In : 아담 던, 제시 크레인
Out : 매니 라미레즈, 바비 젠크스, 앤드류 존스, 프레디 가르시아, J.J. 푸츠
지난해 화이트삭스는 막판 뒷심 부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아깝게 실패했다. 그래서인지 오프시즌 동안 그들의 행보는 공격적이었고, 그 성과도 매우 훌륭했다. 매니 라미레즈와 앤드류 존스가 떠난 것은 FA 시장에서 아담 던을 붙잡은 것으로 상쇄되고도 남는다. 던은 폴 코너코, 카를로스 쿠엔틴과 막강 중심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조합은 100홈런 300타점 이상을 합작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도루왕 후안 피에르가 돌격대장 역할을 할 것이며, 알렉스 리오스와 알렉세이 라미레즈도 공격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던 고든 배컴이 올해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 타선의 짜임새와 파괴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진의 경우 5년간 팀의 마무리를 책임졌던 바비 젠크스가 FA로 떠난 것은 아쉽지만, 지난 3년 동안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명성을 떨친 맷 쏜튼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팀 내 최고 유망주 크리스 세일도 한팔 거들 전망이다. 마크 벌리, 애드윈 잭슨, 존 댕크스, 게빈 플로이드로 구성된 선발진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며, 왕년의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크 피비가 건강하게 부활한다면 강력한 타선과 더불어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
2011시즌 예상 – 중부지구 1위
▲ 디트로이트 타이거즈(81승 81패)
In : 빅터 마르티네즈, 브래드 페니, 호아킨 베노아
Out : 자니 데이먼, 아만도 갈라라가, 제레미 본더만
지난 시즌 3위에 그친 디트로이트의 가장 큰 문제는 투-타의 핵심인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었다. 타선의 경우 미겔 카브레라를 제외하면 15홈런과 70타점이 최고 기록이었고, 투수진에서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믿음직한 선수는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 한 명이었다. 타선의 경우 빅터 마르티네즈를 FA로 영입하면서 파괴력은 증대되었지만, 자니 데이먼이 떠나면서 이번엔 테이블세터진에 구멍이 생겼다. 선발진에서는 아직도 성장 중인 맥스 슈어저와 릭 포셀로가 얼마만큼 안정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젊은 선수들이 무난하게 성장해주고, 선발진에 새로이 합류한 브래드 페니(FA영입)와 필 코크(선발전향)가 본더만-갈라라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위의 두 팀과 더불어 3파전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은 이 팀의 또 다른 불안요소다. 행여나 팀 전력의 5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브레라와 벌렌더 중 한 명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장기간 전열에서 이탈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니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2011시즌 예상 – 중부지구 3위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69승 93패)
In : 올랜도 카브레라, 채드 더빈, 오스틴 컨스
Out : 마크 그루질라넥(은퇴)
오프시즌 동안 2루수 올랜도 카브레라와 백업 외야수 오스틴 컨스, 그리고 셋업맨 채드 더빈을 FA로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그렇다고 영입한 선수들이 당장 팀 전력 향상에 크게 보탬이 될만한 레벨도 아니다. 물론 박찬호의 옛 동료인 마크 그루질라넥이 은퇴한 것을 제외하면 딱히 전력 누수도 없었지만, 지난해의 나쁜 성적을 감안하면 대체 뭘 믿고 이렇게까지 태연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팀 내 최고 선수는 추신수지만, 이 팀의 키를 쥐고 있는 건 부상에서 회복한 그래디 사이즈모어, 그리고 두 명의 특급 유망주다. 현재로선 사이즈모어가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여 트레비스 하프너와 더불어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또한 메이저리그 전체가 기대하고 있는 포수 유망주 카를로스 산타나가 올해 풀타임 첫해를 맞이하고, 2년차 맷 라포타의 활약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선발진이 심각할 정도로 약하며, 경기 분위기를 한방에 뒤바꿔 놓을 수 있는 거포의 부재도 당장은 해결 방법이 없다. 만약 산타나와 라포타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면, 올 시즌의 클리블랜드는 지난해보다 더 암울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1시즌 예상 – 중부지구 5위
▲ 캔자스시티 로열스(67승 95패)
In : 제프 프랭쿠어, 제프 프랜시스, 멜키 카브레라, 빈 마자로, 알시데스 에스코바
Out : 잭 그라인키, 데이빗 데헤수스, 브라이언 베니스터, 길 메쉬
캔자스시티는 오프시즌 동안 2009년 사이영상 수장자인 팀의 에이스 잭 그라인키를 밀워키로 트레이드했다. 부상으로 신음하던 길 메쉬는 남아 있는 1200만불의 연봉을 포기하고 은퇴를 결심했으며, 브라이언 베니스터는 FA가 되어 팀을 떠났다. 하지만 캔자스시티의 움직임도 좋았다. 제프 프랜시스와 제프 프랭쿠어, 멜키 카브레라 등을 비교적 헐값에 붙잡았고, 데이빗 데헤수스를 오클랜드로 보내는 대신 선발 빈 마자로를 데려왔다. 무엇보다 미래를 향한 ‘희망’을 붙잡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캔자스시티는 그라인키를 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밀워키의 특급 유망주 4명을 데려왔고, 그 결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유망주 풀을 지닌 팀이 되었다. 메이저리그의 유망주 전문 사이트인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한 2011시즌 유망주 랭킹에서 캔자스시티 선수들이 100위 안에 무려 9명이나 포함되어 있었을 정도(그 중 5명은 20위 이내). 거의 전 포지션에 걸쳐서 리그 정상급 유망주들이 포진한 셈인데, 그렇다면 당장의 성적은 중요치 않다. 이들이 착실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앞으로 2~3년 안에 과거의 플로리다처럼 대형사고를 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올해도 캔자스시티는 이기는 날보다 패하는 날이 더 많겠지만, 과거와는 달리 ‘의미 있는 패배’라는 점에서 희망을 가져도 될 것이다.
2011시즌 예상 – 중부지구 4위
// 카이져 김홍석[사진=SI.com, 홍순국의 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