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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KIA의 막강 공격력은 하위타선의 힘!

by 카이져 김홍석 2011. 4. 18.



KIA
타이거즈가 달라졌다. 그 동안기탈리아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팬들에게조차 믿음을 주지 못했던 KIA 타선이 올해는 13경기를 치른 현재 총 85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6.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좋은 기록이며, 두 번째로 높은 LG보다도 20점이나 더 많은 수치다.(기탈리아 : 수비가 좋은 이탈리아 축구팀과 KIA의 합성어, 투수력은 좋아서 상대팀에게 점수를 주진 않지만 축구팀처럼 득점이 저조한 것을 일컫는다)

 

다득점의 비결은 하위타선

 

현재 KIA의 하위타선(6~9) 13경기에서 타율 .295 / 출루율 .386 / 장타율 .438의 아주 뛰어난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이며, 이는 8개 구단을 통틀어 두산(.313/.388/.446) 다음으로 좋다. 하위타선에서 나온 타점은 28개로 두산(27타점)보다 많다. 하위타선이 8할 이상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고 있는 팀은 두산과 KIA 뿐이다.

 

다음은 하위타선에서 3경기 이상 선발로 나온 KIA 타자들의 기록이다.

 

이종범, 김상현, 신종길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자신의 커리어 평균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9번으로 출장해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는 김선빈이나, 김상훈, 안치홍 등의 활약이 눈부시다. 안치홍은 17일 경기에서 팔을 완전히 펴지도 않은 채 손목만을 휘둘러 무등구장 담장을 넘겨 팬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오게 만들었다.

 

김상훈의 초반 활약도 놀랍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타격감이 워낙 부진해 팬들의 우려를 샀지만, 지금은 공수에 걸쳐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여줄 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하위타선에서 단비 같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원석인 김주형도 하위타선에서는 인상적인 타격을 보였다. 특히 김주형의 경우는 중심타선에 배치되었을 때(8타수 무안타)와 하위타선으로 출장할 때(19타수 6안타)의 격차가 컸는데, 이는 부담감의 문제로 보인다. 하위타선에서 기록한 6개의 안타 가운데 5개가 2루타일 정도로, 하위타선에서는 부담 없는 타격으로 좋은 타구를 많이 생산해내고 있다.

 

우승했던 시즌에도 하위타선은 약해

 

KIA의 하위타순은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쉬어가는 타순이었다. 다음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KIA 하위타순의 타격지표다.(괄호 안은 리그 순위)

 

거의 매년 KIA의 하위타순은 리그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그나마 작년부터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나지완과 안치홍 등이 하위타선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심타자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팬들로부터 숱한 비난을 받았던 나지완은 하위타선에서는 .275의 타율과 .955 OPS를 기록했으며, 안치홍도 .306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었다.

 

올해는 지난해 부진했던 김상훈도 아직까지는 타격 페이스가 좋은 상황이고, 안치홍과 김주형 등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어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하위타순이 만들어졌다. 이는 어디까지나 이범호의 영입으로 인해 중심타선에서 해방된 나지완, 안치홍 등이 하위타선에 배치된 결과다. 결국 이범호의 중심타선의 강화는 물론, 하위타선의 약점까지 모두 보완해준 셈이다.

 

나지완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당분간 타선의 약화는 어느 정도 각오해야겠지만, 다행히 김원섭이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원섭은 출장 시간만 관리해준다면 언제는 2번 타순에서 뛰어난 출루율을 보일 타자이고, 그렇다면 날카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김선빈이 다시 하위타선에 배치돼 시즌 초 보여줬던공포의 9번 타자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선빈이 그대로 2번으로 출장하고, 김원섭이 하위타선에 배치되어도 결과는 마찬가지.

 

올 시즌 KIA의 다득점은 우연이 아닌 실력!

 

2009 KIA의 우승은 선발진과 불펜진의 지키는 야구, 그리고 엄청난 폭발력을 보인 중심타자들의 공이 합쳐진 결과였다. 사실상 하위타선은 약하디 약해 득점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고, 최희섭과 김상현이 몬스터 시즌을 보냈음에도 팀타율 꼴찌, 팀득점 3위에 그쳤던 것이 2009 KIA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상현이 주춤하고 있음에도 평균 6점이 넘는 득점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하위타선의 역할이 지대하다.

 

강한 공격력은 중심 타자만 강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두 명의 타자가 MVP급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는, 5~6명 정도의 타자가 올스타급 성적을 거두는 것이 더 좋은 공격력을 만들어낸다. 야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팀원들간의 유기적인 모습이 있어야 많은 득점도 가능하다.

 

2006년 롯데의 이대호가 타격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안았지만, 이 해에 롯데의 팀득점(488)은 리그 4위에 그쳤다. 2명의 MVP급 타자를 보유했던 2009년의 KIA도 마찬가지. 반면, 매년 최상위권의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SK의 경우, 리그를 호령하는 특급 타자의 존재는 찾을 수 없지만, 정근우, 박정권, 최정, 박재상, 나주환 등이 꾸준히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항상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한 두 명의 괴물 타자보다는 모든 타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팀의 득점력에 더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의 KIA는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하위타선을 가리지 않고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득점력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진 않겠지만, 얼마간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형국이면 득점력에 있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팀이 될 확률이 크다.

 

KIA기탈리아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지워버리고 공격력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위타선이 얼마나 오랜 기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까지는 전망이 좋다. 나지완이 건강하게 복귀할 때까지 김주형이 하위타선에서 장타를 쏘아 올려준다면, 꾸준하게 높은 득점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 Lenore 신희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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