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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뜨거운 4월을 보낸 여섯 명의 타자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5. 2.



1.
박용택(LG) – “나도 천재다

지난해 홍성흔은 “30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리그 최정상급의 거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홍성흔이 진정한 천재타자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타율을 유지한 채 파워를 늘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타자가 홈런을 치겠다며 몸을 키우고 스윙 궤적을 수정하다가는 오히려 슬럼프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 어려운 일을 홍성흔이 단 한 번의 시행착오도 없이 해냈기에 그토록 놀랍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렇데 올해도 2의 홍성흔이 등장했다. 지난 겨울 거포 변신을 선언하며 체계적으로 몸을 키운 박용택도 천재였다. 현재 박용택은 6홈런(1) 21타점(4), 그리고 .356의 타율(공동 1)을 기록하고 있으며, 23개를 기록 중인 득점 또한 2위 그룹(17득점)을 큰 차이로 따돌린 압도적인 1위다. 장타율(.632)과 최다안타(31-공동1)까지 합쳐 현재 타격 부문 5관왕을 달리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렇게 몸을 키웠음에도 특유의 주루 센스를 바탕으로 7번의 도루를 시도하여 100% 성공(도루 4)시켰다는 점. 현재 박용택의 성적을 133게임으로 환산하면 33홈런 39도루가 된다. 잘하면 오래도록 명맥이 끊겼던 ‘30-30클럽이 부활할지도 모른다. 박용택의 가치는 경기가 접전일 때(2점차 이내일 때 타율 .411)와 득점권 상황(.440)에서 더욱 빛난다. 그리고 왼손 타자지만 좌완투수를 상대로도 극강의 타격(타율 .367)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이대호(롯데) – “명불허전

여전했다. 지난해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는 올해도 변함없이 그 미친듯한 존재감을 여지 없이 뿜어내고 있다. 박용택과 똑같이 87타수 31안타(.356)를 기록, 최다안타와 타율에서 공동 선두에 올라 있으며, 홈런(5)과 출루율(.467) 2, 타점은 6위다. 작년의 업적이 워낙 화려했기에 자칫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를 앞뒤에서 도와줬어야 할 조성환과 홍성흔이 대체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대호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다.

 

롯데 타선이 부진의 늪에 빠져 있을 때도 이대호는 홀로 고군분투했고, 그런 그가 있었기에 롯데는 작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유연한 스윙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출루능력, 그리고 슬슬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 홈런포까지. 올 시즌 역시 이대호는 최고타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줄 듯 보인다. 4년 만에 성공시킨 도루는 어떤 면에서 작년의 7관왕 이상으로 충격적이었다.

 

3. 조인성(LG) – “나는 포수다

작년에 조인성이 28홈런 107타점 타율 .317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을 때, 많은 사람들은 ‘1년 반짝일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조인성의 놀라운 타격은 올해도 여전하다. 변함 없는 타점 본능을 과시하며 5홈런 23타점으로 두 부문 모두 공동 2위에 올라 있으며, 작년에 이어 3할대 타율(.326)을 기록 중이다.

 

리그의 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5번의 패스트볼을 범하며 맘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 조인성의 포수 수비능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 올 시즌 현재 조인성은 208이닝이나 포수로 수비에 임했고, 이는 정상호(170이닝)나 강민호(166이닝)를 크게 앞서는 리그 최고 기록이다. 그 피로도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루저지율(26.1%)이 리그 평균(33.8%)보다 나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팀 타자들이 조인성이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는 도루시도율(6.7%-1) 자체가 매우 낮아진다는 점이다.

 

박용택이 LG 좌타자의 중심이라면, 조인성은 좌타자가 많은 LG에서 좌-우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존재다. 수비부담이 큰 포수가 공격에서 이정도 활약을 해준다면, 그 공헌도는 박용택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 이범호(KIA) – “뼈가 되고 살이 된 일본 진출

일본 야구와 한국 야구의 수준 차에 관한 문제를 떠나서, 일본 무대에서 겪은 고생이 선수를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시키는 것만은 분명한 듯싶다. 이범호는 현재 24경기에서 27타점을 기록, 2009년에 기록한 개인 최다 타점(79)을 넘어 사상 첫 100타점은 물론 타점왕 타이틀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으로 컴백하는 과정에서의 잡음, 그리고 새 팀에서의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텐데도 이러한 성적을 보여준다는 것은 지난 1년간의 경험이 무형의 자산이 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진출 전까지 3할 타율을 딱 한 번 기록했던 이범호는 올 시즌 현재 .337의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출루율(.425) 역시 개인 최고 기록(.374)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주자가 없을 때(.310/.420/.476-타율/출루율/장타율) 보다 주자가 있을 때(.364/.429/.568), 특히 득점권 상황(.438/.463/.719)에서의 성적이 훨씬 더 뛰어나다는 점에서 KIA의 보물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5. 최준석(두산) – “이제 내가 두산의 중심이다

두산의 최준석은 현재 타점(23)과 장타율(.583) 2, 타율(.350) 3, 출루율(.444) 4위에 올라 있다. 현재 리그에서 OPS 10할 이상인 선수는 박용택(1.040)과 이대호(1.030) 그리고 최준석(1.028)까지 세 명뿐이다. 아직까지는 두산이라고 하면 김현수나 김동주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최준석이라는 이름 역시 결코 그들에게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듯싶다.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는 선수이며, 당겨치기 만큼이나 밀어치기에 능한 선수다. 2009(17홈런 94타점 .302) 2010(22홈런 82타점 .321)에 연속해서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올해는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둘 기세다. 3년 연속 3할 타율과 더불어 100타점에 성공한다면, 그를 향한 평가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6. 김선빈(KIA) – “야구는 키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165cm밖에 되지 않는 땅꼬마 선수가 보여주는 뛰어난 타격과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 그리고 환상적인 수비는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한 요소다. 김선빈이 KIA 2번 타순에 안착하며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내야의 핵인 유격수로서도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으니, 팬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개막 이후 한달 동안 김선빈은 23경기에 출장해 84타수 26안타, 타율 .310을 기록 중이다. 주목할 것은 무려 15개의 볼넷을 얻어내 .420의 높은 출루율(9)을 기록하고 있으며, 득점(17-2)과 타점(14-10)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11번의 도루 시도에서 무려 10번을 성공시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데, 1위인 이대형(11)보다 훨씬 뛰어난 출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 이대형의 도루왕 5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축구에 리오넬 메시가 있다면, 야구에는 김선빈이 있다!(이건 좀 심했나…^^;)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요건 보너스~ (4월 최고의 투수는 티아라 지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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