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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연패 탈출한 두산, 마냥 좋아할 때가 아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30.

잔인한 4월을 보낸 이성열이 5월 들어 다시금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4연패 사슬을 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2-3으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상황. 상대는 한화의 마무리 오넬리였다. 그리고 오넬리의 공을 받아친 이성열의 타구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되며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오늘 경기 성적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서 헤메던 4월달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치열한 팀 내 우익수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게 되었다.

4연패의 늪에서 헤메던 팀이 승리를 거머쥐며 연패탈출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기쁘기 그지 없지만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때 마냥 좋아라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현재 상황. 매우 좋지 못하다. 경기장 안팎으로 바람 잘날 없는데다 팀은 최근 2주도 체 안되는 사이에 두 번이나 4연패를 경험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 연패를 당하는 기간동안 보여준 패배의 방법 또한 가지가지라는 것이다.

패배의 방법이 가지가지다? 이건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이것에 관해 글을 작성한 적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오늘 경기 역시 이와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비록 팀의 승리로 다소 묻히기는 했으나 만약 오늘 경기에서조차 패했다면 또다시 팬들의 집중포화를 맞기 딱 좋은 장면이었다.

다행히도 포수 실책은 아니었다. 연이틀 어이상실, 개념상실 플레이를 선보인 용덕한을 대신해 최승환이 주전 포수로 출장했기에 가능한 결과였을지는 몰라도 팀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포수자리에서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본다. 물론 이런 당연한 일을 가지고 안도하고 있다는게 참으로 씁쓸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 주소인데 어쩌겠는가? 어찌됐건 포수 자리는 별다른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다만 다른 곳에서 말썽이 일어났다.

8회초, 한화 공격 때 대타로 나선 이양기에게 동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1루 주자였던 정원석은 3루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중계 카메라에 확실히 잡히지 않아 명확히 볼 수는 없었으나 대략 이러한 상황이었다. 이양기의 타구를 포구한 중견수가 2루수에게 중계를 하던 과정에서 재빠른 송구가 아닌 포물선 송구로 전달했고 이를 받은 2루수 오재원 역시 행동을 재빨리 하지 않자 3루까지 내달렸던 정원석이 이를 놓치지 않고 홈까지 쇄도, 기어이 역전에 성공시키고 말았다. 다행히 타선이 곧바로 점수를 따내며 패전은 면했으나 정재훈은 또다시 어이없는 실책에 희생양이 될 뻔했다. 요즘들어 정재훈이 왜이리도 측은해 보이는지 야수들이 정재훈을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든 팀은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선수단은 여전히 어수선하고 하위권으로 추락한데 대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이것이 결국 집중력 저하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구에만 전념하고 그라운드 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온 정신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밖에서 뭐라고 떠들건 그건 선수들이 신경쓸 부분이 아니다. 당신들은 돈을 받고 플레이하는 프로다.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지금껏 바깥의 소리에 휘둘리며 여기까지 떨어졌는데 대체 어디까지 더 떨어지고 싶은 것인지 묻고싶다. 그게 아니라면 경기에 좀 더 집중해주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