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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위기의 두산, 부진과 부상을 떨쳐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12.

SK에게 시리즈를 내주며 두산은 다시금 부동의 7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같은 날 패배해준 넥센에게 추격해주지 않아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표현을 하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어쩌겠는가. 현실이 그런 것을 말이다.

오늘 경기의 패배가 뼈아픈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는 김선우와 함께 1,2선발을 구축하고 있는 니퍼트를 선발로 내세우고도 패했다는 점과 둘째로는 상대가 우리 팀 선발 니퍼트를 신나게 두들기는 동안 단 한 점의 지원도 해주지 못하며 영봉패를 당했다는 것이다.

영봉패도 기분 나쁜데 더욱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장면 또한 연출되었다. 특히 3점째 점수를 내주던 장면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2루 주자였던 정근우는 유격수 김재호가 투구에만 집중하고 있는 사이 냅다 3루로 달렸고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있던 3루수 윤석민은 급하게3루 베이스 커버를, 역시 당황한 포수 양의지는 송구실책으로 화답. 3점째 점수를 헌납하고 말았다. 그 외에도 여러 장면이 있었으나 이것 하나로 대신하자 한다.

더구나 최근 들어 팀이 부진의 늪에 빠지자 선수들이 의욕을 잃은 듯 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차례 봐왔고, 심지어 방송 3사 해설위원들이 합창이라도 하듯 지적해온 타격 후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 모습은 오늘 또한 연출됐다. 이 친구들이 안타 한 두 개 친 뒤 후속타가 없어 점수를 못내다보니 안타 하나의 소중함을 그새 잊었나보다.

이러한 현상은 그냥 일어난 것은 분명 아니다. 그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 지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 바로 주력 선수들의 부진, 혹은 부상 등으로 인한 전력 이탈이다. 거창하게 찾았다고 떠들어대다 고장 생각해낸게 부상이냐고 반문할 지 모르나 중요한 것은 주력 선수의 부상 하나에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강팀은 단순히 레귤러 멤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 레귤러의 뒤를 받쳐주고, 레귤러를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백업 멤버들과 공존할 때 비로소 강팀이 완성된다 할 수 있다. (물론 09시즌 KIA는 예외) 그런 면에서 예전의 두산은 분명 강팀이었다. 근 몇 년간의 라인업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데 1루로 나설 수 있는 선수로는 최준석, 이원석, 오재원 등이 있었고, 2루에는 고영민, 오재원, 김재호, 3루는 김동주, 이원석, 김재호, 유격수에는 손시헌, 김재호, 이대수. 외야는 우익수 자리에만해도 임재철, 이성열, 유재웅, 정수빈, 민병헌 같은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을 정도로 두터웠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일단 2루부터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데 최근 고영민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그 결과 2루 자리에는 오재원과 김재호의 경쟁으로 압축이 됐는데 사실상 김재호는 오재원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불어 현재 김재호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손시헌을 대신해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재원 말고는 2루를 책임져 줄 선수가 없다. 결국 현재로썬 키스톤은 죽으나사나 오재원-김재호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체할 자원이 없다.

그 결과 종종 1루수로 출장하던 오재원이 붙박이 2루로 가게 되면서 1루 역시 최준석 홀로 지키게 되었다.(심각한 타격부진에 빠진 이원석은 논외로 하자)

그렇담 3루는 어떤가? 그나마 김동주와 윤석민의 경쟁이 예상됐는데, 웬걸? 최준석이 1루로 가고 김재환이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지명타자 자리에 마땅히 세울 선수가 없다. 결국 김동주는 지명타자로, 윤석민은 핫코너로 향하게 된다. 외야는 부동의 김현수, 부동의 이종욱, 부동의 이성열이 지키고 있는 중이다.

지금 두산의 라인업은 어느 곳 하나 ‘경쟁‘이 존재하는 곳이 없다. 그들에게 자신의 포지션은 그저 철밥통일 뿐이다.(물론 유통기한은 있다.) 어찌보면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은 플레이를 보이는 것 역시 이해가 되기도 한다.(이해를 했다는 것이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단 부진에 빠진 선수들이 하루빨리 제 컨디션을 되찾아 레귤러 멤버들을 긴장케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 다음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해 완연한 경쟁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이 하위권을 헤메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