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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한기주의 선발 전환, 이상적인 모습은?

by 카이져 김홍석 201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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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팔한기주가 1군 무대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09 11월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지 1 8개월만이다. 한기주의 복귀를 앞두고 KIA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보직을 두고 갑론을박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현재 KIA 1위 삼성을 1경기 차이로 뒤쫓고 있지만, 불펜진에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강력한 선발진과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불펜싸움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SK의 불펜진과 비교하면 확실한 승리계투조가 손영민 한 명 밖에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부분의 KIA팬들은 한기주가 복귀하여 원래 보직이었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해주길 바라고 있다. 실제로도 한기주는 불펜에서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다.

 

데뷔 시즌이던 2006년에 선발로 17경기에 등판했지만, 경기당 평균 5이닝도 버티지 못하면서 평균자책점 4.92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불펜에서 등판한 27경기에서는 평균자책 0.93의 뛰어난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4강행에 크게 일조했다. 이후 2007년과 2008년에는 팀의 전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51세이브를 거뒀다.

 

부상 때문에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없었던 2009년을 제외하면 한기주는 이미 마무리 투수로 검증이 끝난 선수다. 그리고 현재 팀의 가장 큰 약점도 불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KIA 팬들은 올해까지는 한기주에게 마무리 투수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발투수 한기주,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다.

 

한기주의 보직 문제로 팬들 사이에서 치열한 의견교환이 있는 상황에서, 조범현 감독은 한기주를 “2군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한 후 1군에 불러 올릴 생각이며, 선발투수로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보직에 관련된 논란을 종식시켰다. 팬들은 KIA의 가장 큰 문제로 마무리 투수 부재를 지적하고 있지만, 조범현 감독은 선발투수로 뛰길 원하는 한기주의 소원을 들어주는 셈이다.

 

실제로 프로야구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은 투수라면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보다는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되는 것이 그를 향한 기대를 충족하는 답이다.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류현진은 이미 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기에, 한기주가 느끼고 있을 상대적 박탈감 역시 적지 않았을 것이다. 조범현 감독은 이런 한기주의 심정을 읽고, 그가 선발투수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한기주는 2006 8 9일 한화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 경기가 없다. 이 경기에서 한기주는 2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으로 6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을 했고, 이후 남은 시즌은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사실, 2006년 한기주의 선발 등판 성적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평균자책점이 높긴 했지만, 고졸 신인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나쁘게만 볼 기록은 아니다. 다만,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은 신인투수였기에 기대에 못 미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당시 류현진이 엄청난 피칭을 선보이며 투수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었고, 한기주가 불펜에서는 잘 던졌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아쉬움 속에서도 한기주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17번의 선발등판 중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가 5번이나 있었다. 2006 6 11일 한화전에서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포진한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7이닝을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이후 팀 사정상 불펜에서 등판해야만 했지만, 한기주 개인은 끊임없이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

 

한기주가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100개 이상의 공을 힘 있게 던져줄 수 있느냐다. 완투와 완봉을 밥 먹듯이 했던 고교 시절의 모습을 생각하면, 한기주의 스태미나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2006년에도 많은 안타를 맞은 것이 문제였지, 체력적인 문제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기주는 만 3년을 불펜투수로만 뛰었고, 지난 2년 동안은 아예 부상으로 쉬었다. 과연 한기주가 긴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KIA의 경우, 불펜 사정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선발투수의 이닝소화능력이 중요하다.

 

한기주의 선발 전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렇잖아도 KIA에는 한계투구수가 80개 정도인 서재응이 있고, 양현종도 이닝당 투구수가 많아 경기당 5이닝을 간신히 책임지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한기주마저 5이닝 정도에 머문다면, 불펜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구질의 단조로움은 나중 문제다. 오히려 그 때문에 선발로 버티지 못한다면 다시 불펜으로 보낼 수 있는 이유라도 된다. 하지만 약점을 극복해 잘 던지면서도, 한계투구수가 80개 전후이거나, 평균투구이닝이 5이닝 안팎이라면, 한기주의 선발 전환이 성공적이라 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올 시즌의 KIA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한기주가 선발로 정착할 때까지의 시행착오를 마냥 지켜볼 여유가 없다. 때문에 한기주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곧바로 이닝소화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한기주의 선발 정착, 이상적인 모습은?

 

사실, 현재 KIA 선발진은 한기주가 없이도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민-로페즈 두 명의 슈퍼에이스가 있으며, 이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좌완 에이스 트레비스가 있다. 서재응은 다시 선발로 복귀한 후 10경기 중 7번이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으며, 올 시즌 부진하다지만 양현종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던 좌완 에이스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불펜에 약점이 있음에도 한기주를 선발로 쓰겠다는 조범현 감독의 계획에 대해지나치게 여유롭다는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불펜에 확실한 승리계투조가 손영민 한 명 밖에 없음에도 KIA 6할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언제까지 KIA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한기주가 성공적으로 선발진에 정착한다면 KIA는 선발의 강점으로 불펜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게 된다.

 

, 한기주에게 주어진 선발등판 기회가 시즌 끝까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한기주가 선발로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조범현 감독은 그를 불펜의 약점을 막는 데 쓸 수밖에 없다. 조범현 감독과 한기주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한기주가 선발로 나와 최소한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피칭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김진우, 곽정철, 유동훈 등 다른 투수가 불펜의 약점을 커버해준다면 금상첨화다.

 

여느 감독이라면 당연히 불펜으로 기용했을 한기주는 조범현 감독 아래서 선발등판 기회를 잡게 됐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은 입장에서, 마침내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류현진과 동일선상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은 셈이다.

 

KIA 팬들은 벌써부터 한기주가 1군에 돌아와 어떤 피칭을 보여줄지 기대에 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선발에서든 불펜에서든,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기주 개인의 자존심을 회복함은 물론이거니와 타이거즈의 통산 11번째 우승도 가능할 것이다.

 

// Lenore 신희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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