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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무서워진 롯데, 지금부터 목표는 2위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8. 19.



남의 위기는 곧 나의 기회라고 했던가, 올 시즌 프로야구가 8월 중순 들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팀은 롯데다. 6 30일까지만 해도 당시 4위였던 LG 6.0게임 차 뒤진 6위였던 롯데는 50일이 지난 현재 LG 4.5경기 차로 따돌리고 4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2위와 3위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롯데는 현재 3 SK 2.5경기 차로 접근했고, 2 KIA와도 3.5경기 차에 불과(?)하다. 7월 이후 롯데는 22 10(.688)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이는 1위 삼성(20 10)보다 더욱 뛰어난 성과다. 무엇보다 투-타의 조화된 힘으로 이뤄낸 결과라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그와 반대로 2 KIA 3 SK, 그리고 롯데의 가장 큰 경쟁 상대였던 5 LG는 예상치 못한 악재에 발목이 잡혀 있다. 롯데가 4위를 굳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심 2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LG-KIA-SK의 불안요소

 

LG 7월 이후 10 19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는데, 가장 큰 원인은 타선의 침체에 있다. KBO가 선정한 4월과 5월의 MVP가 박용택과 이병규였던 것을 떠올린다면, 갑작스런 타선의 부진은 날벼락이나 마찬가지다. ‘DTD 징크스라는 말이 나올만한 상황이며, 그 와중에 청문회 사건까지 겹치면서 팀 분위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미 LG가 롯데를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SK이라 불렸던 감독의 경질이 가져온 충격이 너무나 크다. 야구팬들은 한 때 김광현과 박경완이 SK 전력의 50%라는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이야말로 SK 전력의 핵심이었음을, 그리고 야신이 빠진 SK가 얼마나 초라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17~18일 경기에서 드러난 SK의 경기력은 도저히 지난 4년 동안 3번이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18일 경기는 참으로 가관이었다. 팬들은 울고 있거나 분노했으며, 선수들 역시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성근 감독이 없으니 SK의 경기가 2시간 30분만에 끝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SK의 입장에선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얼마나 팀을 잘 추스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쉽지 않아 보인다.

 

KIA천재(天災)’인재(人災)’가 겹쳤다. 현재 KIA 108경기를 소화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시합을 한 롯데는 100경기, 가장 적은 넥센과 두산은 92경기를 치렀다. 그렇게 자주 내리는 비가 유독 KIA만은 피해간 결과다. 7월 이후 다른 팀들이 26~32경기를 치르는 동안 KIA는 홀로 38경기(20 18)를 소화했고, 그 기간 동안 승률은 점점 떨어져갔다.

 

천재로 인한 피해가 극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인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KIA는 김선빈, 이용규,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로페즈 등등 팀의 주축이 되는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거나, 지금도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경기는 계속 치러야 했으니 속이 탈 수밖에. 이제는 부상 선수들이 모두 돌아온다 해도 남은 경기가 많지 않아서 문제다.

 

로이스터의 유산을 사용할 줄 알게 된 양승호 감독

 

양승호 감독은 시즌 개막과 더불어 롯데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 때 얻은 별명이 양승호9’.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양승호Good’이라 불러야 한다는 팬들도 존재한다. 그만큼 최근에 롯데가 보여주는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롯데는 7월 이후 투-타에 걸쳐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균형 잡힌 전력은 2008(득점 3, 방어율 2) 이후 거의 3년 만에 보여주는 것이다. 작년의 롯데는 타력의 팀(득점 1, 방어율 6)이었고, 2009년의 롯데는 선발진의 힘(득점 8, 방어율 4)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었다.

 

4월에는 7 2 14패로 7, 5월에는 14 1 8패로 1, 6월에는 다시 8 14패로 7위를 기록했던 롯데의 월간승률이 7(13 6-1) 8(9 4-2)에는 변함 없이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4월은 양승호 감독이 시도했던 변화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던 시기였다. 5월에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린 상황에서 로이스터의 유산인 타력이 되살아나며 상승세를 탔었다. 하지만 이내 불펜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며 6월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7월부터는 계속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드디어 양승호 감독이 로이스터의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깨달았고, 또한 거기에 자신의 색깔을 덧입히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No Fear’로 대변되는 롯데의 공격력은 그대로 놔둔 채, 불안했던 불펜의 재건에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이다.

 

양승호 감독의 투수진 운영은 로이스터 감독과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둘 다 한번 점 찍은 선수는 믿고 기용하는 스타일이지만, 서로가 주목한 선수는 달랐다. 로이스터 감독이 생각한 불펜 에이스는 임경완이었지만, 양승호 감독의 불펜 에이스는 김사율이었다.

 

양승호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김사율을 팀의 주전 마무리로 못 박았고, 부진한 와중에도 꾸준히 믿고 기용했다. 그리고 김사율이 믿음에 부응하기 시작하면서 롯데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양승호 감독이 시도한 변화 중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반격의 열쇠가 되고 있다.

 

지금부터의 6경기가 매우 중요!

 

달라진 롯데는 216~18일에 있었던 KIA와의 주중 3연전을 스윕으로 장식했다. 같은 기간 동안 SK도 모두 패하는 바람에 2~3위와의 승차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정말 중요한 두 번의 3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롯데의 이번 주말 3연전 상대는 3 SK.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해 넋이 나간 지금이라면, 평소의 열세를 만회하고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성근 감독의 세밀한 야구는 롯데의 천적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이만수 감독은 타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며, 그렇다면 타력이 강한 롯데가 밀릴 이유가 없다.

 

23일부터 시작되는 다음주 주중 3연전의 상대는 또 다시 KIA. 그때가 되도 김상현의 복귀 여부는 미지수고, 이범호는 무리다. 송곳니가 빠진 호랑이라면 이번과 같은 결과가 재현되지 말란 법도 없다. 더욱이 KIA는 손영민 외에는 믿을 불펜요원이 없고, 그 손영민이 벌써 82이닝을 던지면서 조금씩 불안한 징조가 보이고 있다.

 

이 두 번의 3연전 시리즈는 모두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에서 펼쳐진다. 굳이 스윕이 아니더라도 된다. 2 1패씩만 하더라도 2~3위와의 승차를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앨 수도 있다. 이왕에 상승세를 탔으니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지 않겠는가. 이왕 포스트시즌에 진출할거라면, 4위보다는 3, 3위보다는 2위가 좋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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