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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Why can't we be friends?(부제 : 양키스 구단주 vs 레드삭스 구단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5.

지난 금요일,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인 존 헨리는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뉴욕 양키스의 구단주인 행크 스타인브레너(아버지 조지 스타인브레너로부터 양키스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큰 아들)가 “미국 내에서 보스턴보다 양키스의 팬들이 더 많고, 양키스를 응원하는 곳이 더 많으며, 현재 보스턴의 인기는 과대평가된 것”이라고 질투 섞인 말투로 말한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내용이었다. 분명 이것은 레드삭스의 구단주인 헨리에겐 기분 나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헨리는 똑같이 상대방을 향한 강한 독설로 맞대응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행크 스타인브레너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꿈과 희망의 레드삭스 네이션(미국 내의 보스턴 팬들이 자신들을 지칭하는 말)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멤버가 되시면 레드삭스 뉴스레터, 차 번호판, 그린 몬스터의 입장권 그리고 데이빗 오티즈의 사인 모자도 드립니다. 전 평소에도 행크 씨의 팬이었는데, 이번에 특별히 당신을 초대하오니, 레드삭스 네이션에 꼭 가입해주시길 바랍니다."


존 헨리는 예전에 양키스의 소액주주였던 적도 있으니, 팬이라는 말도 완전한 거짓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는 친절하게 멤버십 카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멤버십 카드가 있어야 보스턴의 홈 구장인 펜웨이 파크에 입장할 수 있다는 추신도 덧붙였다.


행크 스타인브레너는 이제 마음만 먹으면 펜웨이 파크에 들어가 저 유명한 그린몬스터 부근에서 경기를 볼 수도 있고, 데이빗 오티즈가 사인해준 모자를 쓰고 다닐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집에서 레드삭스의 시합 동영상도 마음껏 볼 수 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후, 행크는 기자들을 만나서 자신이 ‘레드삭스 네이션’에 가입하는 일은 없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기자들을 안심시켰다.


과연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관계가 이런 우정 어린 애교로 지속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에는 헨리가 행크를 상대로 이겼다는 것이다.


서로 다투지 않고 이렇게 지낼 수만 있다면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관계도 못 봐줄 관계인 것만은 아니다. 매일 두 눈에 불을 켜고 싸우기만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번에 헨리가 보여준 부드러운 대응 방법은 독설로 먼저 시비를 건 양키스의 신임 구단주에게 제대로 된 카운터펀치를 날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헨리가 행크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걸 보면,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제이슨 베리텍에게 사랑의 총알을 날리고, 매니 라미레즈가 데릭 지터에게 윙크를 하는 그런 장면을 앞으로 경기 중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다소 황당한 상상도 해보게 된다.


메이저리그에 양키스와 레드삭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메이저리그 최고의 뉴스메이커들이며, 이렇게 애교 넘치는(?) 신경전을 꽤나 자주 주고받는 최고의 라이벌임에 분명하다.


‘사상 최고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 두 팀이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팬들에게 어떤 재미를 안겨줄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참고로, 이 소식을 전해들은 스포츠 전문 사이트 ESPN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서 ‘당신은 미국이 어디에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Redsox Nation’과 ‘Yankees Empire(양키스 제국)’을 보기로 내놓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팬투표로서는 드물게 10만 명이 훨씬 넘게 참여한 이 투표에서 레드삭스의 손을 들어준 이들이 전체의 53%를 차지해 47%의 지지를 얻은 양키스를 눌렀다. 진짜 승부는 정규시즌에서 판가름 나겠지만, 양 구단주의 설전으로 비롯된 전초전은 확실히 보스턴 레드삭스의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