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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위기의 하버드 대학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5.

하버드 대학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동경의 대상이 되는 말그대로 지성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전 세계의 뛰어난 두뇌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며, 세계최고의 석학들도 항상 이곳을 주목한다. 그만큼 하버드라는 이름은 항상 특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자랑스러운 하버드가 이번에 위기를 맞았다.


하버드대학은 지난 62년간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것은 1946년 이후 하버드대학이 아이비리그 농구리그에서 단 한번도 1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아이비리그 챔피언에게는 매년 3월에 미국을 뜨겁게 달구는 미 대학농구(NCAA) 64강 토너먼트로 향하는 출전권이 부여된다.


현재 미국에서 대학 농구는 듀크, 노스캐롤라이나, UCLA같은 명문대학들이 주름잡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에도 농구리그는 존재하며, 다른 농구명문 대학들 못지않은 라이벌의식과 경쟁 심리가 불타오르고 있다.


지난 62년간 하버드는 아이비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프린스턴대학이나 펜실베니아대학 같은 명문사학들은 아이비리그를 이끌어 왔고, 그 덕에 그들은 엄청난 간접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물론 하버드정도 되는 학교가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빈도를 무서워해서 아이비리그에 과도한 신경을 쓴다면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예일대학과 코넬대학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면 이야기는 틀려진다.


예일은 매년 <하버드 vs 예일>전이 벌어질 정도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최고의 라이벌 학교이고, 코넬은 하버드를 무섭게 위협하고 있는 뉴욕의 명문대학이다.


64강 토너먼트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는 하지만 예일과 코넬은 농구명문들과 자웅을 겨룰 기회를 셀 수 없이 가졌고, 금년 시즌에도 코넬은 아이비리그 챔피언으로서 6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반면 하버드는 올해도 8승 20패에 그쳤다.


이것을 보다 못한 하버드에선 결국 유명코치와 스타선수영입이라는, 지난 수 십 년간 하버드에서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기로 결심했는데 이것이 예상치 않게 하버드의 발목을 잡게 되었다.


유명한 코치를 영입하는 것까진 좋았다. 토니 아마커라는 이 듀크 출신의 감독은 하버드가 지난 반 세기동안 가지지 못한 스타출신의 감독이고, 하버드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 아마커 감독이 하버드가 지금까지 지켜온 엄격한 잣대를 흔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하버드에 농구선수로서 가기위해선 고등학교에서의 SAT성적이 1560점 이상(2400점 만점)이어야 가능한데, 이것은 예일이나 코넬 등의 다른 학교에 비해서도 월등하게 높은 것이다. 심지어 지난 시즌의 하버드 농구선수들은 전부 1600점 이상인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을 정도였다.(미국은 운동선수와 일반 학생의 점수를 차별하지 않는다)


다른 농구명문처럼 농구장학생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하버드처럼 철저하게 일반학생중심의 농구팀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좋은 선수를 뽑기 힘들다고 아마커는 판단했다. 결국 하버드는 편법을 써서 기준 점수에 이르지 못한 선수에게도 손을 뻗었고, 심지어 전화로 선수들과 필요이상의 면담을 갖기까지 했다.(규정상 전화연락은 적정수준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다른 학교도 아닌 하버드가 이런 일을 벌인 것에 대해서 현재 미 대학농구 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고, 이는 아이비리그 희대의 스캔들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하버드 측에서는 그 접촉설에 연루된 선수들과 규정이상 연락한 적이 없으며, 아직 입학처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그러한 의혹을 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명문사학인 하버드지만, 그들도 62년의 패배는 싫었던 것일까? 위원회의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