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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_Soul & 야구

LG의 이대형 딜레마, 언제까지 믿어줘야 하나?

by 카이져 김홍석 2012. 7. 10.

원래 타격에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던 선수가 아니다. 프로에서 보낸 열 시즌 동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적도 2007년 단 한 번에 불과하다. 타격적인 부분에서는 분명 약한 면모를 보였지만, 그 누구보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기에 2할대 중반의 타율만 기록해도 위협적인 1번 타자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맞추는 능력 자체가 아예 바닥을 찍으면서 빠른 발의 장점마저 살리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7 10일 현재 51경기에 출장해 157타수 28안타, 타율 .178를 기록하고 있는 LG 트윈스의 1번 타자 이대형의 이야기다.

 

이대형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도루 능력을 지닌 선수다. 누구보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으며, 도루 센스도 뛰어나다. 통산 467개의 도루를 시도해서 354개를 성공시켜 .758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 빠른 발을 바탕으로 2007~2010시즌까지는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도루 부문 2위에 올랐다.

 

타격 능력이 조금은 떨어져도 빠른 발을 이용해서 상대 투수와 수비진을 뒤흔드는 능력을 보유한 이대형의 존재는 LG를 상대하는 팀들에게 큰 위협 요소였다. 그의 빠른 발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2할 중반대의 타율만 기록해도 충분했다. 굳이 3할까지 때리지 않아도 이대형의 진가는 발휘될 수 있었다.

 

하지만 2할 중반의 타율을 기대하는 것도 이대형에게는 너무 큰 부담감이었을까? 2009시즌 28푼의 타율을 기록한 이후 2010시즌 261, 2011시즌 249리까지 타율이 떨어진 데 이어, 이번 2012시즌에는 전체 일정의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도 1할 대의 빈타에 그치고 있다. 2할 중반은커녕 2할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좀처럼 출루를 하지 못하다 보니 전매특허인 도루도 겨우 13개에 그치고 있다. 도루 실패는 단 한 번뿐일 정도로 여전히 뛰어난 도루 감각을 보여주고 있지만, 산으로 가고 있는 타격 능력으로 인해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들 중 타율이 2할 미만인 선수는 5명밖에 없다. 7 9일자로 넥센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오재일이 146타석에 나와 .170의 타율을, 한화의 양성우와 정범모가 각각 103타석과 136타석에서 .195.190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116타석에서 .182의 타율을 기록 중인 넥센 지석훈이다.

 

이대형은 이들 4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그들의 소속팀에서 주전급이라고 보기 힘든 반면, 이대형은 LG의 주전 1번 타자이기에 그 부진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 규정 타석에 아직 44타석이 부족해서 타율 순위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규정 타석만 채운다면 곧바로 타율 부문 최하위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이 이대형의 현실이다.

 

이대형은 개막 이후부터 꾸준히 타격 부진을 보인 탓에 이미 2차례나 2군에 다녀왔다. 2군행은 5 24일이었고, 당시 2군에서 3경기에 나와 12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한 뒤 6 4일에 1군으로 복귀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딱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해 6 21일자로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번에는 2군에서 7경기에 나와 28타수 10안타 1홈런 3타점의 맹타를 친 뒤 7 5 1군에 재등록 됐다.

 

이번만큼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를 모은 이대형. 하지만 이번에도역시나였다. 7 7일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오랜만에 1군 무대 1번 타자로 나선 이대형은 6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복귀전은 그나마 나았다.

 

7 8일 두산전에도 1번 타자로 출장한 이대형은 5타석에 나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기록된 성적은 7일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타격의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대형은 이후 4번의 타석에서 투수 앞 땅볼 아웃, 1루수 앞 땅볼 아웃, 2루수 앞 땅볼 아웃, 유격수 앞 땅볼 아웃 등 다채로운 땅볼 아웃을 선보이며 힘 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LG를 포함해 프로야구 8개 구단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 이대형보다 타격이 부진한 선수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가 보유한 빠른 발이라는 장점은 계속해서 그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LG 코칭스태프는 2군에서의 분위기 반전을 통해 이대형이 타격감을 회복하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현재 이대형의 모습은 회복할 타격감이라는 것 자체가 실종된 것처럼 느껴진다.

 

시즌은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1할 대의 리드오프 이대형이 주전으로 뛰는 LG는 급격한 하락세로 7위까지 떨어진 지 오래다. 이대형의 잦은 출루는 LG의 승리 공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좀처럼 그 공식이 풀리지 않고 있다. 매 달 20일쯤 해서 2군행을 통보 받고 있는 이대형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10경기 정도다. 계속해서 그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5월과 6월에 이어 7월에도 2군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갈 길 바쁜 LG가 계속해서 이대형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

 

// SportsSoul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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