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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이야기

PO 1차전 패배, 롯데의 가을잔치는 이미 끝났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2. 10. 17.

기대를 모았던 플레이오프 1차전은 SK 2-1 승리로 끝났다. SK는 이호준의 선제 솔로 홈런과 가을 사나이박정권의 결승 적시타를 앞세워 롯데를 꺾고 5 3선승제의 단기전에서 중요한 1차전을 따냈다. 양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행운의 여신은 SK의 편이었다.

 

승부처는 6회였다. 5회까지 0-1로 뒤지고 있던 롯데는 6회 초 정훈의 볼넷과 손아섭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서 홍성흔의 안타까지 나오며 이어진 1 1,3루의 역전 찬스, 타석에는 5번 타자 박종윤이 들어섰다. 하지만 박종윤은 강공 사인이 나왔음에도 자신이 없는 듯 기습 번트를 대려 했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양승호 감독은 박준서를 대타로 내보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박준서가 날린 라인 드라이브성의 강한 타구는 3-유격수 간을 꿰뚫는 듯 보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롯데의 역전을 직감하던 그 순간, SK 유격수 박진만이 몸을 날려 그 타구를 잡아냈고, 이미 스타트를 끊었던 1루 주자 홍성흔까지 아웃되며 롯데의 공격은 순식간에 끝나고 말았다. 6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는 명품 유격수의 진가가 드러난 기가 막힌 수비였다.

 

역전 찬스를 아쉽게 놓친 롯데는 6회 말, 그때까지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선발투수 유먼이 선두타자 박재상에게 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롯데 벤치는 1 1루 상황에서 김사율을 구원투수로 내보내 위기를 넘기려 했으나, 김사율은 이어진 2 3루 상황에서 박정권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SK는 엄정욱-박희수-정우람의 필승 계투조에게 1이닝씩 맡기며 경기를 마무리했고, 롯데는 아쉽게 분루를 삼켜야 했다. 롯데 입장에선 모처럼 실책 하나 없는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지만, 5안타 1득점에 그친 타선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반드시 이겼어야 할 1차전을 내주고 만 롯데

 

당초 1차전 경기에 대해서는 롯데의 우세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롯데 선발이 올 시즌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맹활약한 쉐인 유먼(카스포인트 랭킹 6위-2,777점)이었고, SK는 올 시즌 부진했던 김광현(39위-1,012점)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만수 감독이 성준 투수코치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광현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보는 이들을 매료시킬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고, 6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뺏어내는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이만수 감독조차 경기가 끝난 후 김광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이번 경기에서 보여줬다고 평가했을 정도.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준 김광현이 이날 경기의 MVP였다.

 

사실 롯데 선발 유먼도 그에 못지 않은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었다. 6 1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유먼이 내준 점수는 2회 이호준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뿐이었다. 삼진도 7개나 잡아내는 등 마운드 운영 면에서는 김광현에게 결코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먼은 비교적 이른 타이밍에 교체됐고, 자신이 남긴 주자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만 했다.

 

양팀 모두 투수력에 자신이 있는 팀들이다. 그러나 롯데의 경우 투수진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1~2선발과 불펜은 강하지만, 이용훈과 사도스키의 공백으로 인해 3~4선발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투펀치인 유먼과 송승준이 등판하는 1,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입장이었고, 특히 그 중에서도 1차전의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런데 그 1차전을 놓치고 말았다. SK는 아직도 윤희상, 송은범, 마리오, 채병용 등의 수준급 선발투수들을 남겨두고 있으며, 에이스 김광현이 이번 1차전 경기를 통해 각성하고 말았다. 당장 송승준(38위-1,125점)과 윤희상(25위-1,498점)이 맞대결을 펼치는 2차전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대로라면 롯데가 3연패로 탈락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1차전에서 81구만 던진 유먼의 경우 3일의 휴식을 취한 후 4차전에서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소 무리한 기용일 수도 있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상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것이 포스트시즌이다. , 그런 식의 투수 운용도 3차전까지 1승 이상 따냈을 때나 가능하다.

 

고원준이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사직 3차전 경기는 롯데의 열세가 예상된다. SK 선발이 누가 되건 간에 고원준보다는 경험과 실적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롯데로서는 이대로 가을잔치를 끝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2차전 경기를 잡아야만 한다. 그리고 4차전에는 유먼, 5차전에는 2차전 선발투수인 송승준을 다시 내보내 승리를 잡는 것만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희망적인 밑그림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1차전을 내줌으로 인해 이미 롯데의 가을잔치는 이미 끝났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만큼 롯데 입장에서 1차전 경기가 가지는 의미는 컸다. 과연 롯데가 그 패배의 충격을 딛고 2차전 경기에서 다시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까, 송승준의 어깨에 한국 시리즈 진출을 간절히 바라는 롯데 팬들의 13년 염원이 걸려 있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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