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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 과연 ‘3~4선발급’일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2. 11. 26.

앞으로 보름 남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괴물류현진은 단독 협상권을 따낸 LA 다저스와 12 10일까지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 2574만 달러가 넘었던 포스팅 금액이 국내 야구팬들을 크게 고무시켰던 것처럼 류현진 본인의 연봉과 계약 기간도 초미의 관심사다.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그 이름도 유명한 스캇 보라스. 탁월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거액의 연봉을 안겨주는 거물급 에이전트로 류현진의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파트너다. 보라스가 협상에 임하고 있는 만큼 류현진의 계약 규모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럼 류현진의 계약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일까? 지금까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류현진보다 포스팅 금액이 높았던 선수는 모두 3, 일본 출신의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이가와 게이, 그리고 다르빗슈 유가 그 주인공들이다.

 

2006년 당시 보스턴이 51111111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지불한 마쓰자카는 6년간 5200만 달러의 연봉 계약을 맺었다. 이가와는 포스팅 금액 2600194달러, 연봉계약은 5년간 2000만 달러였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르빗슈는 포스팅 금액(51703411달러)과 계약 규모(6 6000만 달러)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들의 선례를 따른다면 류현진의 계약도 4~6년간 2000~3000만 달러 선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포스팅 금액까지 포함해 다저스 구단이 실질적으로 류현진에게 투자한 금액은 연평균 10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은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동시에 자신의 입지를 곤고히 해주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에이스급 투수라 하더라도 부진하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거나 2군으로 내려가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렇지 않다. 팀의 에이스급 투수는 아무리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해도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로테이션에서 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특징은 고액 연봉 선수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많이 올랐다지만, 여전히 10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팀 내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기 마련이다. 선발투수라면 성적과 관계없이 꾸준한 경기 출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것은 다저스의 현재 상황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6명의 수준급 선발투수를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거액을 투자해 류현진의 협상권을 확보한 것은 다저스가 에이스급 투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다저스 소속 선발투수 6명의 올 시즌 성적과 내년도 연봉이다.

 

클레이튼 커쇼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리그 최정상의 특급 에이스고, 올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조쉬 베켓은 통산 132(95)을 거둔 보스턴의 에이스 출신이다. 테드 릴리는 부상으로 올해 8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리그 굴지의 좌완 선발이고, 채드 빌링슬리는 다저스에서 데뷔해 6년 연속 10승을 기록 중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류현진과의 계약에 성공하면 크리스 캐퓨아노와 애런 하랑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 두 명의 2012시즌 성적은 상당히 훌륭했다. ‘고비용 저효율선수가 많아 실패를 겪었던 올해의 다저스에서 이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격이었으며, 이름 없는 선수들도 아니다. 하랑은 신시네티 시절 2년 연속 16승을 거뒀던 에이스 출신이고, 캐퓨아노도 18승을 거뒀던 경력이 있다.

 

그런데 다저스가 그 정도의 투수들을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류현진을 잡겠다며 나선 것이다. 과연 류현진에게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활약, 3~4선발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면 그럴 수 있을까?

 

현재 다저스 선발진의 가장 큰 문제는 커쇼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강력한 2선발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상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베켓은 올해 크게 부진했고, 빌링슬리와 릴리 역시 우승을 노리는 팀의 2선발로는 부족함이 있다. 다저스가 거물급 투수의 트레이드 및 FA 계약 루머에 빠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다저스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히 10승 투수 정도의 성적을 바라고 류현진을 영입하려 한다고 보긴 어렵다. 3~4선발 수준이라는 건 최소한의 마지노선일 뿐, 실제로는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다저스의 그러한 기대치가 연봉 협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면, 류현진의 연봉이 현재의 예상을 벗어나는 수준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LA 다저스 홈페이지 캡쳐]

 

☞ 이 글은 <데일리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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