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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괴물’ 류현진, 자신 향한 의구심 날려버린 메츠전!

by 카이져 김홍석 2013. 4. 26.

코리언 몬스터류현진(26, LA 다저스)이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팀 타선의 지원을 얻지 못해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단 1점만 허용하는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안타와 볼넷이 각각 3개씩, 삼진은 8개나 잡았다. 좋은 피칭을 선보인 덕분에 4.01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3.41로 크게 낮아졌다.

 

좋은 피칭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류현진은 이번 호투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능력을 충분히 드러내면서, 자신을 향한 일각의 의구심을 모두 날려버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6이닝 5실점의 부진한 피칭을 한 후, 류현진은 몇 가지 의문과 과제를 남겼다. 현재의 볼 스피드로 빅리그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투구수가 100개에 가까워지면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 그리고 동부지구 팀과의 낮경기에 대한 적응력 등이다. 류현진은 이번 메츠전에서 이 세가지 의혹을 모두 떨쳐버렸다.

 

▲ 리그 1위 타선을 상대로 펼친 호투

 

당초 이 경기는 다저스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 제레미 헤프너가 올 시즌 아주 부진했기 때문. 헤프너는 올 시즌 4경기(3선발)에 등판해 14이닝 동안 7개의 홈런을 얻어맞는 등 무려 7.0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따라서 류현진만 잘 던지면 다저스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는 다저스 타선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다저스는 경기당 평균 3.2득점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는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4위에 불과했다. 헤프너는 다저스 타자들의 도움(?) 속에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7이닝 동안 1점만 허용하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올해 헤프너를 상대로 홈런을 뺏어내지 못한 팀은 다저스가 유일하다.

 

다저스와 달리 메츠는 리그 최고 수준의 강타선을 보유한 팀이다. 이날 경기가 있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5.68득점을 기록 중이었고, 이는 내셔널리그 1위였다. 그런 메츠 타선이 류현진을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볼넷과 폭투가 원인이 된 6회의 1실점이 유일한 옥에 티.

 

메츠를 상대로 한 류현진의 피칭은 앞선 볼티모어전과는 전혀 달랐다. 공 끝이 살아 있었고, 제구도 낮게 이루어졌다. 류현진이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스피드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7이닝 투구의 의미

 

류현진은 이번 메츠와의 경기에서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5회까지 65개의 공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냈지만, 6회에는 무려 32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가 100개에 근접한 상황이라 설령 7회에 마운드에 올라온다 하더라도 주자를 내보내면 교체 당할 수도 있는 상황.

 

실제로 류현진은 앞선 4번의 등판 중 3번이나 7회 수비 도중에 교체된 바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전과 애리조나전의 경우는 2명씩의 주자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강판된 것이었다.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는 투구내용 자체가 나빠 7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는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선 7이닝 이상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한다. 류현진은 바로 이번 경기에서 그것을 증명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공 12개로 세 타자를 처리하며 자신의 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100개가 넘어가도 여전히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의미는 상당히 크다.

 

동부지구 낮 경기도 문제 없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어지간하면 낮경기를 경험하기 어렵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낮경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특히 미국 동부와 서부는 3시간의 시차까지 존재한다. 류현진이 볼티모어전에서 부진하자 이에 대한 걱정이 고개를 들었다.

 

이번 메츠전은 지난 볼티모어전과 같은 시간에 시작됐다. 그리고 류현진은 지난번의 부진이 일시적이었다는 것을 최고의 호투를 통해 입증했다. 낮경기의 생소함이나 서부와의 시차, 엄청난 이동거리가 가져다 주는 피로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했다. 류현진은 적응력도 괴물급이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MLB.com]

 

☞ 이 글은 <데일리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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