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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Daum 칼럼

5승 도전 류현진, 밀워키의 ‘좌완 킬러’ 타선을 넘어라!

by 카이져 김홍석 2013. 5. 22.

[Daum 칼럼 김홍석의 야구타임스]

 

한국시간으로 23() 새벽 2,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이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다시 한 번 5승에 도전한다. 덕분에 국내 야구팬들이 또 다시 밤잠을 설칠 예정이다.

 

선발 매치업 상대인 윌리 페랄타(24)는 올 시즌 3 4패 평균자책 5.94의 매우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시즌 피안타율이 .301나 되는 등 투구내용도 별로다. 최근 4번의 선발등판에서 21이닝 동안 20실점 하는 등 실력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확실히 한 수 위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낙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단 원정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류현진이 그 징크스를 어떻게 떨쳐내느냐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밀워키의 강타선을 막아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밀워키는 지난해 202개의 홈런을 바탕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득점력을 보였던 팀이고, 올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밀워키에는 좌완류현진이 특히 경계해야 할 좌투수 킬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왼손 타자는 오른손 투수에게 강하고, 오른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강하다는 것은 야구의 기본 상식.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밀워키에는 왼손 투수를 괴롭히는 오른손 타자들이 너무 많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3명의 조합은 좌완투수 괴롭히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류현진의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라이언 브론, MLB 역사상 가장 좌투수에게 강한 타자!

 

라이언 브론은 밀워키가 자랑하는 리그 최정상급의 강타자다. 지난 2007년 데뷔와 동시에 113경기에서 34홈런 97타점을 기록하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타자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1년에 33홈런 33도루 111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 작년에는 그보다 더 좋은 41홈런 30도루 112타점을 기록하며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올해에도 브론의 활약은 돋보인다. 지금까지 39경기에 출장해 8홈런 28타점 타율 .322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 페이스라면 올 시즌에도 30홈런-100타점은 무난해 보인다. 꾸준함과 폭발력을 겸비한 선수라 분위기를 타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할 전망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3번 타자. 이것만 해도 류현진이 브론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로는 충분하다. 하지만 단순히 그 정도로는 곤란하다. 류현진이 브론을 특별히 더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MLB 역사상 가장 왼손투수에게 강한 타자이기 때문이다.

 

브론은 지난해 41개의 홈런 중 17개를 좌완투수에게 뺏어냈다. MLB 전체 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좌투수를 상대로 매우 뛰어난 장타율(.774) OPS(1.209)를 기록했고, 각각 샌프란시스코의 버스터 포지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올해도 브론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386의 높은 타율과 .659의 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통산 성적을 보면 더욱 놀랍다. 데뷔 후 브론의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은 .346에 달하고, 이는 기록이 집계된 1945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모든 타자들 가운데 1위에 해당된다. 장타율(.657) 역시 1, OPS(1.075) 90년대를 호령했던 프랭크 토마스(1.083)에 이어 2위다.(좌투수 상대 500타석 이상 기준)

 

쉽게 말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왼손 투수의 공을 잘 때려낸 이가 바로 라이언 브론이란 뜻이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한국시간으로 화요일 경기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3피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뒀는데, 3안타 중 2개는 브론이 때려냈다. 그 브론이 밀워키의 3번 타자다. 한 치의 방심도 있을 수 없다.

 

아라미스 라미레즈와 조나단 르크로이도 왼손 저격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아라미스 라미레즈는 풀타임 첫 해인 지난 2001 34홈런 112타점을 기록한 후 지난 12년 동안 연평균 28홈런 97타점을 기록 중인 리그 굴지의 강타자다. 올 시즌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으나, 17경기에서 3홈런 12타점 타율 .328을 기록하는 등 성적 자체는 아주 좋다.

 

라미레즈 역시 파워 넘치는 오른손 타자이며, 왼손 투수에게 특히 강하다. 2001년 이후 좌투수를 상대로 8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데, 이는 현역 타자들 가운데 8번째로 많은 개수다. 통산 오른손 투수 상대 장타율(.492)보다 왼손 투수 상대 장타율(.543) 5푼 이상 높다. 특히, 작년에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전체 MLB 타자 가운데 10번째로 높은 .669의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었다.

 

5번 타자 겸 주전 포수인 조나단 르크로이 역시 왼손 투수에게 상당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오른손 타자다. 통산 타율은 .271이지만,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315로 아주 높다. 장타율도 .531이나 된다. 참고로 르크로이의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과 장타율은 각각 .256 .360에 불과하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2달 가량 결장하면서 96경기 출장에 그쳤는데, 좌투수를 상대로 무려 4할의 높은 타율(80타수 32안타)을 기록했고, 출루율(.444)과 장타율(.725)도 아주 훌륭했다. 이만하면 브론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는 수준. 올해는 전반적인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2할대 극초반의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방심해선 안 될 상대다.

 

이렇게 3~5번이 모두 좌투수 킬러로 구성된 덕분에 밀워키는 지난해 좌투수 상대 팀 OPS .795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왼손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 싫어했던 팀이 바로 밀워키였다는 뜻. 올해는 현재까지 .754의 좌투수 상대 OPS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커쇼에게 완투패를 당하면서 떨어졌을 뿐, 그 전까진 리그 1위였다. 라미레즈가 부상에서 돌아온 이상 지금까지 드러난 기록 이상의 강점을 보일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테이블 세터와의 승부가 더욱 중요!

 

이런 중심타선을 주자를 둔 상황에서 만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 따라서 테이블 세터와의 승부가 더욱 중요하다. 문제는 현재 밀워키의 1~2번 타자들의 컨디션이 너무나 좋다는 점.

 

1번 아오키 노리치카는 지난해 빅리그 데뷔 시즌을 잘 치러내더니, 2년째가 된 올해는 펄펄 날고 있다. 42경기에서 .325의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며,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398) 1번 타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아오키가 이렇게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의 약점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좌타자인 아오키는 작년에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299의 좋은 타율과 .828의 수준급 OPS를 기록했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 타율은 .270에 그쳤었다. 그런데 올해는 좌완을 상대로 .355의 높은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우완 상대 타율(.308)보다 더 높다.

 

2번 진 세구라는 현재 .355의 시즌 타율로 내셔널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높은 출루율(.397)은 물론 현재까지 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율(.566)도 상당히 높은 편. 추신수와 더불어 홈런 치는 테이블 세터로 주목 받고 있다.

 

세구라의 변화는 아오키보다 더욱 놀랍다. 그는 오른손 타자임에도 작년에 좌투수를 상대로 37타수 3안타, 타율 .081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랬던 세구라가 올해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367의 고타율과 6할대 후반의 장타율(.667)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밀워키의 테이블세터 조합은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손에 꼽히는 수준. 그런데 이들을 함부로 내보냈다간 장타력을 갖춘 왼손 투수 킬러 트리오를 위기 상황에서 만나야 한다. 류현진이 아오키와 세구라를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시즌 5승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밀워키에서 주로 6번이나 7번을 치는 카를로스 고메즈는 올 시즌 현재 .329의 높은 타율과 6홈런 9도루를 기록 중이다. 다저스의 그 어떤 타자보다도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타자가 밀워키에서는 하위 타선에 포진하고 있다. 오른손 타자인 고메즈는 당연히 왼손 투수 상대 기록이 더 좋다.

 

류현진은 이런 밀워키 타선을 이번 경기에서 상대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류현진에게 올 시즌은 모든 것이 새롭고, 어려운 도전일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팀 타선 전체가 왼손 투수에게 유난히 강한 타자들로 구성된 밀워키와의 경기는 또 한 번의 시련이 될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왼손투수에게 강한 타자들이 대거 포진한 밀워키가 올 시즌 상대 선발이 왼손이었던 18경기에서는 4 14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 이렇게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기에 야구라는 스포츠가 재미있는 것이다. 과연 류현진이 새벽잠을 설친 국민들에게 기쁨의 탄성을 터뜨리게 만들어 줄 지, 22일 새벽을 기대해 보자.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O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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