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의 거침없는 연승행진이 계속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곧바로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며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류현진이 이번에는 박찬호의 코리언 메이저리거 최다 연승 기록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시즌 13승에 도전한다. 최근 6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의 7연승 도전이기도 하다. 소속팀 LA 다저스는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최근 9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그 기간 동안 류현진은 6승을 따내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다 연승 기록은 ‘코리언 특급’ 박찬호가 기록한 7연승이다. 박찬호는 지난 1999년 후반기에 개인 최고인 7연승을 달성했었다. 이후로는 서재응이 2005년에 6연승을 달성한 적이 있다.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3번째로 6연승을 달성했고, 이번 등판에서 박찬호의 기록을 넘보게 됐다.
사실 기록의 순도 면에서는 올해의 류현진이 14년 전의 박찬호보다 더 낫다. 99년 당시의 박찬호는 8경기에서 7승을 기록했는데,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경기에서 팀은 끝내 패했다. 박찬호 스스로는 연승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팀의 연승은 이어가지 못했던 것.
하지만 류현진은 연승 기간 중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도 모두 승리를 거뒀다. 물론 타선의 도움 덕에 패전의 위기를 넘긴 경기도 있고, 다소 부진한 피칭에도 승리를 따낸 시합도 있었지만, 그건 박찬호도 마찬가지. ‘류현진 등판 = 팀 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성과다. 만약 류현진의 이번 등판 경기에서도 다저스가 승리를 거둔다면, 팀은 류현진 등판 경기에서 10연승의 기록을 이어나가게 된다.
아시아 출신 투수로 범위를 넓히면 최다 연승 기록은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2년에 걸쳐 기록한 10연승이다. 마쓰자카는 2007시즌을 2연승으로 마감한 후 2008시즌 개막과 동시에 8연승을 내달려 도합 10연승을 달성했다. 당시 소속팀 보스턴은 마쓰자카가 등판한 경기에서 12연승을 기록.
마쓰자카가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 전까진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이라부 히데키가 1999년에 달성한 8연승이 최고 기록이었다.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도 다저스 소속이던 2002년과 2003년 두 시즌에 걸쳐 8연승을 달성했고, 당시 다저스는 노모의 등판 경기에서 11연승을 기록했었다. 아시아 출신 투수 가운데 박찬호를 포함한 이들 4명만이 7연승 고지를 밟아봤다.
최근 다저스 타선의 기세를 놓고 본다면 류현진 스스로가 호투를 이어가는 한 연승이 계속될 확률이 높다. 박찬호의 7연승을 넘어 마쓰자카의 10연승에도 도전장을 던져볼 만하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이번 마이애미전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마이애미는 양대리그를 통틀어 가장 득점력이 떨어지는 팀. 경기당 평균득점이 3.22점에 불과하다. 류현진은 이미 지난 5월 마이애미를 상대로 6⅔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낸바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류현진의 호투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 매치업 상대인 마이애미 선발이 류혀진과 신인왕을 다투고 있는 호세 페르난데스(8승 5패 2.45)이기 때문. 투구내용 면에서는 신인 투수들 가운데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의 상승세도 류현진 이상이다.
과연 류현진이 신인왕 후보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고 대선배 박찬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빅리그 진출 첫해부터 국내 팬들에게 기쁜 소식만을 안겨주고 있는 류현진이 다시 한 번 국민들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을지, 13일 경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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